이번 학기 철학개론을 수강하면서 ‘페다고지’를 읽고 리포트를 제출하라는 과제를 받았다. 페다고지는 교육과 관련된 꽤 오래된 책임에도 현 교육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교육의 역할은 변혁이다. 이것은 창조, 변화, 개혁과도 연결된다. 이와 같은 역할이 제대로 수행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문제제기식 교육’이다. 문제를 제기한다는 것은 사실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비판적으로 판단한다는 것이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암기하는 것은 전통 교수법이다. 교사가 교회에서 목사가 설교하듯 자기가 아는 지식을 전달하면 학생들은 자기의 그릇만큼 받아먹는 것이다. 이러한 교수는 학습자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전제하고 이루어진다. 배우는 사람을 무능력한 존재로 보는 관점이다. 하지만 우리가 행해야할 교수법은 교사가 가르치면서 배우는, 학생이 배우면서 가르치는 함께 배움을 주고받는 방식이다. 학생은 지식을 그대로 받을 게 아니라 그게 옳은지, 왜 그러한지 항상 염두에 두는 비판적인 시각을 길러야한다. 끊임없는 문제의식을 가짐으로써 창의적인 생각이 가능해진다.

우리의 교육 목표는 지식을 차곡차곡 쌓는 게 아니다. 그렇게 쌓여진 지식은 죽은 것이다. 아무런 가치가 없다. 죽은 지식이 학습자의 입장에서 재해석되고 재창조되어야만 다시금 생명력을 갖게 된다. 그러므로 교사는 함께 배우는 것의 중요성을 항상 상기하면서 학생을 어린 교사로서 인정해주고 그들에게서 배울 점을 찾아야 한다. 이러한 교육이 사랑을 기반으로 한 ‘대화’가 있어야만 실현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세대는 대화 자체를 꺼려하며 대화의 기술도 부족하다. 물론 애정이 부족하여 대화를 시도하지 않는 이유일 수 있다. 애정 어린 마음은 관심을 기울여야만 비로소 생기는 법이다. 따라서 교사가 학생들과의 대화를 이끌어내려면 학생 개개인에게 관심을 가지는 게 우선시 되어야한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제대로 실천되고 있지 않은 게 현실이다. 또한 우리나라처럼 교사 한 명당 학생 수가 많은 경우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관심을 갖기는 더더욱 어렵다.

교직 과목들을 수강하면서 혁신적이고 학습자에게 진정 도움이 되겠다하는 많은 이론들을 배우지만 이를 실제로 교육 현장에 접목시키기에는 많은 제약이 따른다. 교육을 관할하는 집단 자체가 원래 고수하던 틀을 바꾸지 않으려는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기도 하고, 교사들 자체도 변화를 그다지 환영하지 않는다. 하지만 분명히 변화를 추구하는 깨어있는 교사들도 많다. 이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며 조금씩 힘을 모아준다면 지금 당장은 미비할지라도 훗날 교육계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박초롱
순천대 영어교육과 3년

저작권자 © 순천광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