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현대인에게 잠시나마 위로가 되는 그림

▲ 순천문화예술연대의 축하 공연 모습

지난 5월 2일부터 16일까지 생활문화센터 영동 1번지 전시실에서 남서희(26세) 작가의 제1회 개인전이 열렸다. 5월 4일 열린 오픈식에는 지역의 예술인들과 문학 단체 등 관람객들이 방문해 전시장을 가득 메웠다. 축하 공연으로 순천문화예술연대의 플루트 연주와 해금과 장구, 시 낭송 등이 있었다. 

▲ 존재의 무존재 46×27.5cm

이번 ‘다섯 번째 계절’ 전시 작품은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남 작가는 자신의 기억을 담은 새로운 계절로 테마를 정했다. 사람들은 살아가는 동안 누구나 기억에 남는 또는 기억하고 싶은 자신만의 풍경이 있다. 그는 그 기억을 실존하지 않는 시간인 ‘다섯 번째 계절’로 나타내면서 이번 전시회를 통해 관람객에게 개인의 경험을 상기시키는 장을 열어준다. 

▲ 그리운 꽃밭 53×40.9cm

그의 그림에 보이는 익숙한 공간은 잠재된 기억을 불러와 그 기억과 함께 덮여있던 감정을 현재화하기 하기 위한 장치로 작용한다. 이는 관람자의 잠재된 무의식을 환기시켜 새로운 시간과 공간으로 연결한다. 


이 작품들은 그리자이유(grisaille) 기법을 사용했다. 이 기법은 회색조의 색채만을 사용해 명암과 농담으로 그리는 화법이다. 남 작가는 이 화법으로 1차로 그림을 그린 후 그 위에 다시 색을 올려 깊고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색감을 나타냈다. 또한 중경에 포커스를 맞추어 평면인 캔버스 안에서 느낄 수 있는 구도적 답답함을 해소시켰다.

▲ 남 작가의 작업하는 모습

남 작가는 “당신의 특별한 기억 속에 혹은 몰랐던 무의식 안에 만들어져 있을 자신만의 ‘다섯 번째 계절’을 느낄 수 있는 색다른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마냥 행복할 수 없는 삶에서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위로가 되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번 전시회가 진행되면서 “그림을 훔쳐 가고 싶네요.”라고 누군가 남긴 글을 봤다.”며 “비전공자인 감상자에게 “그림을 집에 걸고 싶다.”는 말을 듣는 것은 작가에게 최고의 칭찬”이라고 만족감을 표현했다. 

 

전시장을 방문한 정옥이(54세) 씨는 “작품들이 깊고 고혹적으로 느껴진다. 색의 강력함에서 느껴지는 아우라가 그림을 오랫동안 그려온 원로 작가의 작품으로 보였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 천수관음 100×100cm

남 작가는 순천여고를 졸업하고 동국대학교 미술학과에서 불교 회화를 전공했다. 그는 부처님 오시는 날을 맞이하여 고흥군 관음사에 2015년 불교미술대전 수상작품 ‘천수관음’을 시주했다.

                                                             박미경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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