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저잣거리라고 하면 ‘시장이 들어선 거리’라고 한다. 서울의 마포 포구 부근의 지명에서 유래된 말로 순천 같으면 아랫장과 웃장의 거리로 생각하면 되겠다.
  허석 시장이 민주당 시장 후보로 확정된 지 1년이 넘었는데도 저잣거리에선 지역신문 보조금과 관련하여 사기죄로 검찰에 넘겨진 사건에 대해 많은 시민이 설왕설래하고 있다. 요즘은 SNS 활동공간도 저잣거리가 된 셈이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허석 순천시장’을 치면 누구나 알 수 있고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설왕설래하는 사건의 전후 사정은 대충 이렇다. 작년에 실시된 민주당 시장 경선에서 당시 현직인 조충훈 시장에게 예상을 뛰어넘는 표 차로 당선된 허석 시장은 본선에서도 무소속 손훈모 후보(27.6%)를 압도적(62.7% 지지)으로 누르고 선출되었다. 그러나 시장 경선 직후 전직 A 시의원이 2014년 시장선거 때 허석 후보 측에서 상대인 조충훈 후보가 일명 마약 커피를 복용했다는 의혹이 사전에 기획되었다는 심정 고백을 하였다.
  연이어 작년 6·13선거 10일 전에 지역신문 발전을 위한 국가기금 편취 의혹을 밝힌 뒤 급기야 6월 18일에 국가기금 유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였다.
  전남 경찰 광역수사대에서 9개월간의 수사 끝에 ‘기소 의견’으로 1억4000만원의 국가보조금 유용죄가 아닌 사기죄로 검찰에 송치되어 올해 4월 9일부터 본격적인 조사를 시작하였다. 고발인인 전 A 시의원도 8시간의 조사를 마친 후 공범 4명 외 10여명을 소환조사 할 계획이라고 한다. 통상 피고발인 허석 시장은 마지막으로 소환될 예정이다.
  보통의 시민들은 역천(逆天)자는 망하고 순천(順天)자는 흥한다는 생태도시 ‘순천’에 살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순천시장을 비롯하여 정치인들은 하늘의 뜻을 거역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런 시장을 뽑은 순천시민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1995년 통합선거 이후 2명의 시장이 뇌물수수로 감옥에 가고, 2명의 국회의원이 중도하차 하는 등 불명예의 순천이 되었고, 이후 시장들도 끊임없이 이런저런 잡음이 많은 역천의 도시가 되었다.
  나도 순천시민으로 자자손손 살아야 하는데 타 시도민의 조롱거리가 될 때마다 할 말을 잃고 큰 모멸감을 느끼곤 하였다.
  지방자치는 1948년에 제정된 우리나라 초대헌법에 명문화시킨 후 1949년에 지방자치법을 공포하였다. 1952년 초대지방의회 생긴 지 3년도 못 되어 이승만정권의 정치적 이유로 몇 번의 개정을 거친 후 3회 선거를 치른 후 1961년 5.16 군사 쿠데타로 중단되었다. 이후 숱한 정치적 우여곡절 속에 30년 만에 부활한 지방자치제가 1991년 지방의회선거를 실시한 후 비로소 1995년 6월 27일 광역 및 기초 지방단체장과 의회 의원을 선출하면서 온전히 지방자치시대가 시작되었다. 현재 시군통합 후 순천시의회는 8대이고, 허석 시장은 초대 관선 시장(6월 재직)을 포함하여 연임한 시장 때문에 5번째 9대 시장이 되었다.
  내가 순천의 행정(시장)과 의정(시의원) 모니터(감시나 관찰) 활동을 하는 이유는 25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미숙한 지방자치를 바로 세우는데 작은 역할을 하고자 하는 데 있다. 민주주의는 국민이 주인이고 권력의 주체임에도 시장이나 지방의원들이 당선만 되면 국민을 섬기지는 못할망정 주인인 양 군림하고 비리를 저지르는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허석 시장 직무 중에 발생하지 않은 사안으로 검찰단계에서나 혹은 법원에서 조속히 마무리되어 시정이 안정되기를 공무원을 비롯하여 많은 시민은 바라고 있다. 사람과 자연이 아름다운 생태수도인 순천에서 오염된 정치문화가 빨리 정화되어 살기 좋은 도시로 거듭나기를 순천시민들은 희망하고 있다.
  아울러 순천에서 올바른 지방자치가 실현되고, 순천만 국가정원의 수많은 봄꽃처럼 민주주의가 활짝 피는 도시가 되기를 꿈꾸어본다.        

김옥서
 순천행의정모니터연대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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