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4일 강원도 고성군에서 발생한 산불로 소방청은 화재비상 최고단계인 대응 3
단계를 발령하고, 전국에 있는 가용 소방력을 총동원했다. 화재가 확산된 다음날 새벽 3
시, 출동 가능한 인력의 3분의 1을 출동시키라는 지시가 순천소방서에도 떨어졌다.
서면119안전센터와 승주119안전센터에서 2대의 소방차와 5명의 소방공무원들이 8시간을
달려 강원도 산불 진압현장에 나섰다. 지난 15일 서면119안전센터에서 박민석, 조대익 요
원과 함께 ‘강원도 산불’ 지원출동에 다녀온 문금식 팀장을 만났다. 

전쟁같았던 강원도 산불 현장

  “소방공무원 경력 30년에 전국에서 소방차가 지원출동한 것은 처음”이라며 그날의 이
야기를 꺼내는 문금식 팀장. 화재 현장에 도착하니 산림청과 소방청 헬기가 물을 실어 나
르느라 많이 떠 있었다. 문 팀장은  “수많은 화재 현장을 봐왔지만 이번만큼 참혹하고
처참한 현장은 처음 본다”며 말을 이어나갔다. “숲이 연결된 도심은 모두 다 탔다고 보
면 된다. 강원도는 주택과 숲이 인접해 있는 구조였기 때문에 상황은 더 심각했다. 조립
식 판넬이 까맣게 타서 쓰러져 있고, 집기류도 검게 타고, 매캐한 냄새도 심했다. 몸만
빠져나왔다는 한 중년이 무엇을 건져야 할지 모르겠다며 다 타버린 집 앞에 서있는 모습
을 보니 너무 마음이 아팠다. 마치 전쟁 같았다.”

▲ 문금식 팀장이 직접 보내준 강원도 지원 출동 당시 사진. 그날의 상황을 짐작케 한다.


  강원도 화재현장에서의 순천 소방공무원들의 주된 역할은 급수지원과 잔불 정리였다고
한다. “강원 속초에 도착했을 때는 주불은 이미 다 꺼진 상태였기 때문에, 진화를 하는
소방차에 급수지원을 하고 시내 곳곳에서 잔불 정리를 했다.” 주불 진화도 물론 중요하
지만 잔불 정리가 중요한 이유는 바람이 불면 그 불이 담배꽁초 불처럼 살아나 더 큰 화
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 화재 사건은 바람이 너무 세서 잔불도 도깨비불
처럼 금방 가서 옆으로 붙어 방심할 수 없었다고 한다.

소방공무원의 전면 국가직 전환 필요

  문 팀장은 이번 강원도 화재가 엄청나게 큰 화재였지만 그래도 정부와 소방청이 신속하
게 잘 대응해 빨리 불을 진화한 편이라고 했다. 하지만 여기에도 아쉬움은 있다. 소방공
무원이 모두 국가직으로서 소방청 소속이었다면, 소방청장이 바로 출동명령을 하기 때문
에 더욱 빠른 파견이 가능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소방공무원은 국가직과 지방직으로
나뉘고, 지방직은 도지사와 광역시장 아래 있다. 문 팀장은 “이번에도 소방청장이 지방
자치단체장인 도지사나 특별시, 광역시장에게 소방 비상사태이니 도와주십사 요청했다.
이게 바로 이원체제”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러한 이원체계는 화재가 대규모화 되어
가고 요즘 추세에 비효율적이다. 대표적으로 서울과 경기는 재정자립도가 높아 필요한 소
방장비를 살 수 있다. 하지만 지방재정자립도가 낮은 기타 지역은필요한 장비를 충분히
살 수 없다. “장비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 바뀌어야 한다. 예를 들어 과거는 저층건물
이고 현대는 고층건물인데 장비가 똑같을 수 없다. 국가직으로 바뀐다면 재정자립도가 낮
은 시군에 사는 국민들도 똑같이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 지원출동한 소방차 앞에서 조대익 대원(좌)과 문금식 팀장(우). 함께 출동했던 박민석 대원은 이 날 출장 중으로 함께 촬영하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문 팀장은 “과거에 비해서 너나 할 것 없이 풍족한 생활을 한다. 하지만
그만큼 안전의식은 따라 주지 않는 것 같다. 자녀들이나 그리고 본인 스스로도 안전에 대
한 의식을 잘 세웠으면 좋겠다”며 첫 째도, 둘 째도 안전의식이라고 강조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임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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