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적’ 심의 기능 외 기존 미래위원회와 기능은 거의 동일

  지난 4월 18일 순천교육지원청 대회의실에서 ‘전라남도순천교육참여위원회(이하 참여위) 설명회’를 하였다. 이날 이길훈 교육장은 “참여위는 주민과 지역사회를 포함한 다양한 주체들이 전남교육을 만들어가자는 취지로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행하는 것으로 시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란다”고 했다.

▲ 전라남도순천교육지원청 이길훈 교육장

  참여위는 장석웅 전남도교육감이 작년 도교육감 후보 시절 공약사항으로 작년 10월 입법예고를 거쳐 올 4월 ‘전라남도교육참여위원회 설치 및 운영 조례’가 제정됐다. 이에 순천시에서도 참여위를 구성하기 위해 절차를 밟고 있다. 하지만 학부모와 학부모단체, 시민사회단체, 지역인사, 도의원 등 60여명이 참석한 이 날 설명회에서 많은 우려가 쏟아져 나왔다.

“교육미래위원회랑 다른 게 뭡니까?” 
  기존에 있었던 미래위원회(이하 ‘미래위’)가 자문기구였다면 올해 새롭게 구성될 ‘참여위’는 조례에 근거한 심의기구라는 점이 다른데, 다른 부분은 기존과 거의 흡사해 문제가 제기됐다.
  김옥서(순천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씨는 “미래위원회에 참여하면서 교육감을 지지하는 모임이라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 장석웅 교육감부터는 참여위원회를 한다고 해 기대가 컸다. 하지만 조례안을 보면 미래위원회 규칙과 90%가 비슷하다”며 비판했다. 김현주(성동초 학부모) 씨 또한 “예전과 다른 게 무엇인가. 참여위원회가 30명인데 어떻게 대표성을 가질 수 있나. 적어도 100명 이상은 돼야 각계각층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다”며 구성 인원에 대해 지적했다.
  실제로 2011년 제정된 미래위 규칙을 보면 ‘위원회는 위원장 1명과 부위원장 1명을 포함한 30명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한다’고 되어 있다. 또한, 참여위에 ‘학생 대표’가 위원으로 포함된 것 말고는 미래위와 거의 동일하다.

▲ 참여위원회의 관련한 질의를 하고 있는 설명회 참석자와 질문을 듣고 있는 행정팀장


오히려 줄어든 정기회의 횟수
  정기회의는 오히려 줄었다. 미래위의 정기회의는 연 3회 개최했다면, 참여위는 연 2회 개최함을 원칙으로 한다. 이에 대해서 순천교육지원청 행정팀장은 “정기회의는 연2회로 돼있지만 임시회는 열려있다. 참여위원회 위원 1/3 이상이 제의하면 얼마든지 회의를 열 수 있다”고 답했다.

조례 안도 작년 당초 안에서 2번이나 바껴
  작년 10월 참여위 입법 예고에는 구성위원이 “35명 이내”, 정기회의는 “연 4회 개최”였다. 그러나 올 1월에는 구성위원이 “30명 이내”, 정기회의는 “연 4회 개최”로 바뀌었고, 최종 제정된 조례에는 정기회의까지 “연 2회”로 줄었다. 기능과 구성 또한 포괄적으로 바뀌거나, 제한적으로 바뀌는 등의 차이가 나타났다. 이런 변경에 대해 전남교육청 임명희 장학사는 “도의회 상임위원회에서 고유권한으로 의원들이 수정발의·가결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남도청 교육전문위원실 김권오 주무관은 “35명에서 30명으로 줄인 것은 교육청에서 자체적으로 결정한 것이지 의회에서 수정하지 않았다. 의회는 구성과 기능을 회의 횟수만 수정했다”고 말해 도의회와 도교육청간의 입장 차이가 드러났다. 
  이에 대해 전남도의회 교육위원회 신민호 부위원장은 “전남교육감이 전남의회에 발의한 안건으로 수정이 별로 없이 제정된 것”이라며 “전남참여위에 준하여 지역참여위가 운영되게끔 하고 있지만 대표성을 광범위하게 늘릴 필요가 있다면 전남교육의회에서 조례 개정작업을 할 수도 있다. 조례에 30명 이내라고 나와 있긴 하지만, 순천은 인구가 많으니까 100명으로 늘리자는 것 충분히 가능하다”며 추후 조례 개정 가능성을 언급했다.

▲ 참여위원회와 준비위원회 접수를 받고 있다.


미리 공지되지 않은 준비위원회와 참여위원회 구성 방법
  이 날 현장에서는 참여위를 구성하기 위한 준비위원회(이하 준비위) 위원과 참여위 위원 지원서를 접수받았다. 설명회가 끝나고 준비위 지원자는 따로 소회의실에서 준비위를 구성하였고, 당일 10명(당연직 교육지원청 팀장 2명 포함)이 선정됐다. 당초 공지와는 달리 준비위와 참여위를 동시에 지원할 수 없어 혼란을 주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교육청은 “목포와 광양에서 이미 설명회을 했는데, 어떻게 셀프심사가 있을 수 있냐며 언론과 의원 등이 문제 제기를 했다”고 답했다.

  장석웅 교육감은 참여위를 통해 “지역민의 교육 참여가 보장돼 실질적인 교육자치 실현이 앞당겨질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한 참석자는 “참여위원회가 만들어져 어쨌든 교육감의 공약이 지켜진 것이 다행이긴 하다. 하지만 이름만 다를 뿐 예전과 다를 바가 없다는 느낌이다”고 말했다.

 임수연 기자

저작권자 © 순천광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