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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큐브, 이유 있는 추락1
이정우 조합원  |  damdam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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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호] 승인 2019.04.03  13:4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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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소형경전철(스카이큐브)사업이 결국 추락했다. 포스코 자회사인 순천에코트랜스는 지난 3월 15일 대한상사중재원에 순천시를 상대로 1,367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순천시 전역에는 포스코를 규탄하는 현수막이 걸렸고, 30일에는 시민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스카이큐브 사업은 2009년 9월 25일 당시 포스코의 정준양 회장과 순천시의 노관규 전 시장이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시작되었다. 이후 순천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순천만소형경전철사업 시민대책위원회’(이하 시민대책위)를 구성, 순천시가 법률을 위반하고 포스코에 특혜를 준 사업이라며 여러 해 동안 반대 운동을 하였다. 하지만 노관규 전 시장은 시민사회단체의 반대를 외면하였으며, 결국 10년 만에 순천 시민의 혈세가 투입될 위기에 처했다. 추락한 스카이큐브 사업을 되돌아보며, 지금과 같은 파국을 막을 수 있었던 3번의 기회를 되짚어본다. 과거를 살피는 것은 지금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이 숨어있기 때문이다.

 

포스코에서는 당시 전략사업실 내 신사업개발그룹을 두고 철강 생산에 그치지 않고 철강재와 소재 부문의 수요를 창출하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포스코는 경전철 사업이 철강재와 소재들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서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예측했다.


포스코는 순천만에 스카이큐브를 설치하여 경전철 사업의 전시장을 만들려 하였고, 스카이큐브가 ‘시범사업’임을 강조하면서 6%의 투자수익률임에도 도전한다고 선전했다. 2011년 순천만습지 유료 입장객 수가 198만 명임을 고려하고, 정원박람회 입장객 수요까지 감안하면 예상 매출액 86억 원은 충분히 넘지 않겠냐며 자신했다. 스카이큐브의 투자위험분담금은 연 이용객이 65만 명을 넘거나, 33만 명에 못 미치면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하였다.


2010년 6.2 지방선거 당시 노관규 시장후보는 “5년여에 걸쳐 어렵게 이룬 순천만 소형경전철(PRT) 민자 유치 사업에 대해 밀실 운운하면서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교통문제를 “민자유치로 해결할 수 있어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시의원 김석 후보를 비롯하여 진보적인 후보들은 “소형경전철분야는 국내 첫 상용화 사업으로 검증되지 않은 경전철의 시험장이 되는 것을 우려하며 친환경이 아닌 환경파괴 사업이고, 지역 내 요식업이나 펜션 등 자영업 주민에 피해를 주는 사업”이라며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지방선거 결과 노관규 후보가 당선되고, 통합진보당 4명을 뺀 나머지 20명의 시의원이 모두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이었다.


2010년 10월 26일 순천시의회에서 당시 최덕림 국장은 “포스코가 7년 전부터 소형경전철을 개발하고 연구하고 있는 정보를 입수하고 ... 4년여 동안 끈질기고 피땀 어린 노력으로 민간자본을 유치한 사업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 의회 차원의 특별한 배려가 있으시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고 설명했다.

 

   
▲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극찬했던 스카이큐브는 결국 실패의 종말을 향해 달리고 있다.

 

예견된 실패, 민간투자협약 체결

순천시 장영휴 관광진흥과장은 “그저 관광객들이 순천만만 둘러보고 갈 것이 아니라 소형 경전철 자체가 관광 자원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2011년 1월 25일 순천시는 포스코와 순천소형경전철 민간투자사업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에는 순천만국가정원과 통합입장권 발급, 순천만습지 주차장 폐지, 적자 보전 등 독소조항이 포함됐다. 특별히 협약 당사자에 정병휘 시의회 의장이 들어갔는데, 공유재산을 사용하기 위해 필요한 시의회의 의결을 대체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다. 시민대책위는 4월 25일 성명서를 내고 “연간 40만 명을 넘지 못할 것이며 투자위험분담금 지급에 우려”를 나타냈지만, 순천시 관광진흥과 백종인 계장은 “투자위험분담금을 부담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반박하고, 포스코 신사업그룹 신모 부장은 “순천만 PRT사업은 수익성보다 공익성을 우선하는 포스코 시범사업으로 순천시에 부담은 주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 2009년 9월 25일 노관규 순천시장은 포스코 이동희 사장과 순천소형경전철(PRT) 민간투자사업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최초의 기회, 시의회에서 좌절

2011년 11월 24일 순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PRT 사업 근거로 인용된 순천만 관광객 수가 크게 부풀려졌다고 발표했다. 순천시는 2008년 262만 7,000여 명의 관광객이 순천만을 방문한 것으로 추산했지만, 경실련은 143만여 명이라고 주장했다. 이렇게 큰 차이는 문화관광체육부 기준인 승용차 한 대당 2.2명의 기준을 순천시는 대당 4.5명으로 배가 넘게 부풀렸기 때문이다. 이렇게 잘못된 관광객 수요를 바탕으로 PRT 사업 계획서를 작성하면 향후 순천시 재정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PRT 이용 여부 여론조사도 왜곡되었다고 발표했다. 승용차나 버스·택시 등 다른 교통수단은 제외하고, PRT·도보·자전거 세 항목만 보기를 들어 조사해서 PRT에 대한 선호도가 높게 나올 수 밖에 없었다는 주장이었다. 
순천시에서는 법과 조례에 따라 ‘사업타당성 조사’를 하고 ‘순천시의회 동의’를 거쳐 ‘사업자 공고’를 해야 했지만, 모두 무시하고 포스코와 협약서를 체결하였고, 최종 사업시행자를 ‘순천에코트랜스’로 지정하였다. 시민단체는 순천시가 포스코에게 탈법적 독점권과 특혜를 부여했다고 주장하며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여 잘못을 밝혀냈다. 하지만 일선 공무원 4명이 징계를 받는 것으로 일단락되었다.


2012년 당시 노관규 시장이 19대 총선 출마를 위해 사퇴하여 치러진 4월 11일 보궐선거에서 조충훈 시장이 당선되었다. 당시 조 시장은 시민대책위에서 지적한 독소조항 개선을 호언하였다. 그해 4월 25일 시민대책위는 성명을 통해 “순천만소형경전철사업은 민간사업자인 포스코 에코트랜스 외에는 순천시와 시민, 순천만 방문객 모두에게 실익이 없으며, 순천만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반 환경사업’”이라며, 순천시의회에 소형경전철사업 조사특위를 구성할 것을 요청했다.하지만 5월 4일 시의회는 ‘순천만 소형경천철사업에 관한 행정사무조사’ 특위 구성안을 부결시키는 등 민의를 받들지 않았다. 당시 정병휘 의장과 이복남·김석·이종철·남정옥·최미희·신화철·손옥선·주윤식·임종기 의원 등 10명은 ‘조사의 필요성에 공감’해 찬성했으나, 김인곤·서정진·신민호·김대희·정병회·정영태·최종연 의원 등 7명은 반대하고 김봉환·문규준·오행숙·유종완·유혜숙 의원 등 5명이 기권했다. 이창용 의원은 불출석, 허유인 의원은 퇴실한 상태에서 재석 시의원 22명 중 찬성 의원이 두 명 부족하여 부결되었다. 이로써 총 3회에 걸친 시의회 내 PRT조사특위 구성은 끝내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 순천시의회는 총 3회에 걸친 PRT조사특위 구성 시도는 성공하지 못했다.

 

포스코의 협약 위반과 두 번째 기회, 순천시의 방기

순천시는 2012년 6월과 10월 독소조항 6개 항목이 담긴 실시협약서 수정을 포스코에 요청했다. 12월 24일 포스코는 6개항의 삭제 또는 수정에 원칙적으로 동의하고, 대출금융기관의 사전 서면동의 절차를 밟고 스카이큐브 운영개시 후 협의를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긴 공문을 순천시에 접수했다.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2013년 4월 20일부터 10월 20일까지 열렸다. 박람회 개막을 앞두고 4월 15일 순천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이종철)는 순천만 소형경전철 사업이 포스코에 특혜를 주고, 정원박람회 성공 개최에도 찬물을 끼얹었다며, “순천시는 포스코와의 협약을 즉각 해지하라”고 촉구했다. 또, “포스코는 순천만에 건설된 교량 구조물 등 모든 시설물 일체를 즉각 철거하라”고 요구했다. 이 위원장은 “시가 포스코와 2011년 1월 협약을 맺으면서 정원박람회 개막전인 3월말까지 2년만에 준공키로 한 것은 시설물 설치와 차량 도입 일정 등을 감안할 때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포스코가 이를 속여왔다”고 주장했다.


실제 포스코는 박람회 1달 전까지만 해도 ‘당초 운행키로 한 6인석 경전철 40대 가운데 박람회 개막에 맞춰 20대는 충분히 운행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포스코 측은 박람회 개막을 불과 2주일가량 남겨두고 ‘개막전 운행이 불가능하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그 후 에코트렌스는 수차례 PRT 운행을 계획하였으나 모두 취소되었다. 순천시의 협약서 독소조항 변경 요구에 포스코는 투자협약서가 금융기관 담보로 설정되어 있으므로 변경이 불가하다며, 공문을 통해 적자 발생 시 손실 보전을 요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순천시는 포스코 측의 요구를 들어주었고 시간은 차일피일 흘렀다. 경실련은 지속적으로 “실시협약 상의 조항을 변경하기로 협의한 것이지 아직까지 그 내용을 변경한 것이 아니다”며 개통 전에 재협약할 것을 주장하였다.


2014년 4월 19일 순천만경전철은 스카이큐브(SkyCube)라 이름 짓고 개통식을 하였다. 스카이큐브는 이후 수차례 고장이 났고 스카이큐브에 갇힌 관광객은 불안에 떨었다. 순천에코트랜스는 적자를 이유로 순천만문학관에서 순천만습지까지 운행하는 갈대열차까지 멈추었다. 하지만 제대로 된 공식적 사과 한번 하지 않았다. 이를 관리 감독하는 순천시에서도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았다.
 

   
▲ ▲순천지역 시민단체는 2016년 3월 3일 기자회견을 통해 순천만습지의 훼손 우려와스카이 큐브 운행 실태를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며 스카이큐브 노선 연장에 대해 반대한다고 밝혔다.

 

노선연장 시도와 시민정책토론회, 마지막 기회 무산 

순천에코트렌스는 스카이큐브 개통 1년 후인 2015년 4월 요금을 5천 원에서 8천 원으로 인상했지만 계속 적자라며, 순천만습지 입구까지 노선 연장을 추진했다. 2016년 2월 22일 김인곤 시의원은 순천시의회 본회의에서 “순천만의 항구적인 보전을 위해 스카이큐브 노선을 순천만주차장까지 연장 건설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이복남 시의원은 “스카이큐브 노선이 순천만문학관으로 단축된 것은 순천만이 습지보호구역으로 건축물 신증축이 제한되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포스코가 사업을 시작할 때 절대로 적자가 나지 않는다고 호언장담하고, 교통 수요 예측을 엉터리로 한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고, 정상 운행이 1년이나 늦어졌지만 어떤 책임도 지지 않았다”며 “특히 포스코가 내세우는 100억 적자는 아무도 그 실체를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2016년 3월 3일 순천환경운동연합과 전남동부지역사회연구소, 순천YMCA, 순천경실련 등의 순천지역 시민단체는 기자회견을 열고 “순천시는 순천만의 환경보존을 위해서 농사짓지 말라고 주변 농토까지 매입했는데, 이제는 거대한 콘크리트 기둥과 철 구조물을 설치하겠다는 모순을 저지르고 있다”며, “노선 연장 찬반에 앞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순천 시민의 세금이 해마다 수십억 원씩 빠져나가게 될 위기에 대한 검증과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는 순천시에 ‘스카이큐브 운행 실태 점검 긴급토론회’를 제안했다. 


순천시가 토론회를 열지 않자 시민단체들은 5월 20일 순천시 시민참여 기본조례에 따라서 시민 404명의 서명을 받아 ‘시민정책토론’을 청구했다. 시민단체는 “시 예산 낭비 우려가 있는 스카이큐브 노선 연장에 대해 검증과 개선을 통한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순천시 국가정원운영과의 의견을 반영하여 시정조정위원회에서는 6월 16일 “순천만의 효율적 보전 방안과 접근성 향상 방안 등에 대해 포괄적인 토론회가 필요하다”고 수정 가결했다. 하지만 순천시는 이후에도 시민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았다.

 

올해 1월 8일 포스코는 “2014년 5월 운행 시작 후 5년간 쌓인 적자가 200억 원을 넘어 더 이상 운행할 수 없게 됐다”며 실시협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어 에코트랜스는 2월 19일 순천시에 1,367억 원의 지급금을 청구했다. 이어 3월 15일 대한상사중재원에 1367억원의 손해배상 중재를 신청했고, 18일 허석 순천시장은 “순천시민을 우롱하는 행위”로 “포스코의 횡포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정우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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