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용창
행정학 박사
환경문제를 이해하려면 환경문제를 보는 눈이 조금 필요합니다. 오늘은 특별이익집단의 문제라는 것을 좀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나라는 보수 언론사와 정치인들에 의한 언어의 오염이 아주 심각하지요. 토목공사를 친환경이라 부르질 않나 원자력에너지를 청정에너지라 부르질 않나, 정말 이런 언어의 왜곡은 거의 범죄 수준입니다. 이익집단이라는 것도 그렇게 오염된 언어 중의 하나입니다. 왜냐하면 대표적인 이익집단은 바로 기업들인데, 보수 언론은 틈만 나면 노동자들을 이익집단으로 매도하니, 도둑놈이 생떼를 써도 이럴 수는 없는 거지요.

특별이익집단의 문제는 경제학의 합리성이라는 것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자본주의 경제학은 “합리적인 인간들이 모인 사회는 합리적인 최선의 결정을 내린다”라고 주장하지요. 특별이익집단의 문제는 바로 저런 자본주의 경제학의 주장이 틀렸음을 보여주는 현상 중 하나입니다. 예를 들어 22조원이나 되는 돈을 들여서 강에다 댐을 세워 놓으면 사회 전체적으로는 22조원 이상의 손해를 보기 때문에 수익률은 어느 경제학 교수가 거짓말했던 200%대가 아니라, 마이너스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이 사업으로 이익을 보는 자들이 있으니 4대강 사업을 하는 토목기업들이지요.

사대강 사업은 왜 국민들에게 큰 피해를 주는 사업인데도 추진되었을까요? 간단합니다. 바로 특정한 집단에게는 이익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봅시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 왜 이렇게 비합리적인 일이 벌어질까요? 최근에 발달하고 있는 제도주의 경제학은 이런 비합리적인 현상의 이면에도 합리성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특별이익집단을 구성하고 있는 토목기업들이 11개 회사로 구성되어 있고, 사대강 사업을 하면 각각 2조원씩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러면, 이 회사들은 2조원의 수익을 위해서 2000억원 정도 로비자금으로 쓰려고 할 것입니다. 그렇게 2조2000억원의 로비자금을 받은 정치인은 바로 이들을 위해서 토목사업을 하는 걸로 정책을 결정합니다. 그에 반해 4400만명의 국민들은 22조원을 손해보지만, 국민들 일인당 손실은 50만원에 불과합니다. 국민들 입장에서 사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환경운동에 참여하려면 50만원 이상의 비용이 필요합니다. 그러니 국민들은 사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환경운동에 참여를 안하는 게 이익이 됩니다. 그래서 정책은 결국 로비에 따라 사대강 사업을 하는 걸로 결정됩니다.

보수적인 언론들은 환경운동에 참여하지 않는 국민들에게 책임이 있다고 비난합니다. 그러나 이런 비난이야말로 사회를 망하게 하는 겁니다. 정말 좋은 사회를 만들려면, 우리 모두가 90%의 이기심과 10%의 양심을 가지고 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기심을 적절히 규제함으로써 양심을 지키는 사람들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제도와 문화를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그렇게 민주주의를 발전시켜야만 저렇게 국민 모두를 불행하게 하는 특별이익집단의 로비에 의한 정책 결정이 없는 세상이 옵니다.

특별이익집단의 문제는 대부분의 민주주의 국가들도 가지고 있는 골칫거리 중의 하나입니다. 오직 자기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서 로비를 해대는 사회의 암적인 존재들이 수도 없이 많지요. 미국만 하더라도 국방 예산을 좌지우지하는 군수산업이며, 국민들 건강을 볼모로 약값을 올려 쳐받는 제약기업들, 농민들 다 죽여가면서 이익을 올리는 농약종자 기업들 등, 열거하자면 한둘이 아닙니다. 우리나라는 토목건설 기업들에 의한 정책 왜곡이 나라를 망하게 할 정도로 심각합니다.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만 진짜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방법이요? 잘 모르겠습니다. 우리 같이 한번 생각해 보실래요?
 

저작권자 © 순천광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