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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어떤 아버지 입니까?『손 편지의 추억』
양현정  |  kleg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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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호] 승인 2019.02.05  15:4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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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드라마 ‘SKY 캐슬’이 대한민국의 교육 현실을 이야기하고 있다. 자녀들의 입시에 매달리는 학부모들과 부모가 원해서 공부하는 아이들에 대한 갈등이 주요 소재이다. 드라마 속 이야기가 다소 억지스러운 면도 있지만 현실과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 성적을 위해 편법이 자행되고 공정한 경쟁을 기대 할 수 없는 거대한 캐슬, 그곳은 상위 1%의 세상이다. 그곳의 사람들은 견고한 성을 지키기 위해 오히려 성에 갇힌 사람들처럼 보인다. 
드라마 속에 한 인물 차 교수는 집 안에 피라미드 모형을 설치하고 자녀들에게 말한다. “ 이 꼭대기가 너희들이 살 곳이야. 피라미드 밑바닥에 있으면 짓눌리는 거고, 정상에 있으면 누리는 거야.” 친구들은 모두 경쟁의 대상이라고 가르치며 심지어 쌍둥이 자녀들에게 서로 경쟁하라고 종용한다. “지금도 잘하지만, 조금만! 조금만! 더 힘내라.” 조금! 아! 한숨이 나왔다. 10여 년 전 나의 모습!

   
▲ 드라마 SKY캐슬의 한 장면

부모는 자녀가 옹알이를 시작하면 거짓말쟁이가 된다. 남의 귀에는 그저 “어버버” 일 뿐인 소리가 “엄마” “아빠” “맘마” 라고 들린다. 구구단을 외울 때는 마치 수학천재인 것 같다. 정규 교육이 시작되면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여지없이 기대감을 보인다. 그리고 자녀들은 12년 동안 철저하게 입시교육과정을 달린다. 나도 그랬다.
아들은 천성이 성실하고 영민해서 공부를 잘했다. 교직에서 많은 아이들을 가르치다보니 아들의 가능성을 속으로 기대했었다. 근본이 성실한 아이라 나의 교육방식을 잘 따라왔었다. 나는 그것이 부모의 사랑과 역할이라고 생각했었다. 잘 따라 해주니 더 기대를 하게 되고 항상 아쉬웠던 “조금”을 채우기 위해 기대감은 점점 커져갔다. 그 틀에서 버티느라 아들도 힘들었을 것이다. 우리는 서서히 대화가 사라졌고 아들은 대학생이 되었다.

아들이 학업을 위해 상경했다. 아들을 세상에 내보낸 마음은 걱정으로 가득했다. 멀리 있는 자식에 대한 사랑의 마음은 ‘편지쓰기’ 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종종 편지를 써서 보냈지만 한 번도 답장을 받지 못했다. 무엇이 그리 서운했는지 아들의 마음은 멀리 있는 듯 했다. 대학 1학년을 마치고 갑자기 입대를 했다. 본인이 쓰던 원룸을 정리하지 않고 부모의 몫으로 남겨두었다. 서울까지 올라가는 5시간 동안 여러 가지 상념이 가득했다. 나는 언제까지 자식을 감당해야 하고, 아들은 언제나 사려 깊은 사람이 될까? 마음이 편안하지 않았다. 원룸 방은 예상대로 어지러웠다. 착잡했다.

방안의 물건들을 정리하던 중, 방과 어울리지 않는 작은 상자하나가 나왔다. 상자 안에 그동안 내가 보낸 편지들이 소중히 보관되어 있었다. 자세히 보니 봉투마다 포스트잇이 붙어있었다. 메모지에는 “아버지 감사합니다. 더 노력 하겠습니다.” 라는 작은 글자가 적혀 있었다. 가슴이 먹먹해졌다. 그 것은 오랜 기다림의 답 이었다. 
(-손 편지의 추억 중에서-)

아들은 졸업 후 로펌의 변호사가 되었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다.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아직 분투 중이다. 그곳에도 여전히 경쟁이 존재하고 있다. 매일 자정이 넘어 퇴근하고, 주말이나 공휴일에도 쉬는 날이 별로 없다. 고액 연봉이라는 기준은 세상 사람들이 정한 숫자 일 뿐, 아들의 행복과 바꾸는 것처럼 느껴진다. 우리가 평생을 노력해서 올라간 그 자리에는 또 다른 피라미드가 있다. 평생 교직에 있었고 이제 정년을 앞두고 있음에도 우리 교육의 방향에 대해서 여전히 고민 중이다. 
나는 어떤 아버지였을까? 

   
▲ 최백용 선생님의 수필집 '손 편지의 추억' 책

최백용 선생님은 순천효천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월간지 “빛 나눔터”에 매월 글을 게재하고 있으며, 문학동인 “시와 산문”에서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 수필집 [손 편지의 추억]을 출판했는데 사랑과 설렘이 화두다. 평범해 보이는 사람의 일생도 되새겨보면 사연과 굴곡이 있기에 책 속의 이야기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판매수익금의 일부는 통일 트랙터 기금으로 기부하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많이 팔지 못해서 걱정이라 하셨다. 그러면서도 세권이나 선물로 주시는데 그만 넙죽 받고 말았다.    

양현정 조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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