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20일부터 26일까지 순천 출신 설치미술 조인기 작가의 7번째 개인전 ‘문명으로부터 …’가 순천문화예술회관 제1전시실에서 개최됐다. 이번 전시회는 2016년에 이어 순천에서의 두 번째 전시회다.

 

조 작가는 홍익대학미술교육원을 수료하고 버질아메리카국제미술협회 회원으로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작가 노트를 통해 “자연현상과 급변하는 문명사회발전으로부터 버려지고 이미 상품성을 상실한 것들을 화면으로 불러들여 표현해”보려고 했다. 조 작가는 “작품의 주제를 명시하지 않은 이유가 문명으로부터 이 모든 것을 물려받은 것이기 때문에 큰 주제를 놓고 전체적으로 작품 주제를 달지 않았다. 관람객들에게 무엇이라고 제시하는 것보다는 이 오브제라는 작품의 성향 자체가 인간의 잠재된 욕망이랄지 환상적인 분위기를 극대화하는 표현 중의 한 가지”로 그 의미를 재해석하길 원했다.

조 작가는 “관람객들은 그동안 구상계열 작품에 익숙해진 시선으로 설명적인 그림이나 회화가 미술의 전부인 줄 알고 있다.” 그런 감상자들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미술 세계를 알려주고 싶어 했다. 그는 회화공부를 하다가 성향이 조금씩 바뀌게 되었다며 붓으로만 승부를 내는 것에 대한 어떤 권태로움과 만족감의 한계를 느꼈다고 한다.

조 작가는 오랜 시간을 거쳐서 어떤 사물을 그리거나 물체를 그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브제라는 물체를 직접 화면으로 가져오면 어떻겠냐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는 문명으로부터 버려진 것들에 대한 끊임없는 실험정신으로 작품 활동에 몰입했다. 유럽이나 뉴욕에서 이미 성행했던 오브제 양식이지만 그는 자신만의 오브제를 선택한 것이다. 그런 창작의 시간이 모여서 일상으로부터 버려진 것들이 화면으로 형상화됐다.

 

작품 소재는 자동차 부품, 버려진 수도관, 전자제품 회로기판, 전선 등 다양하다. 조 작가는 혼합재료를 사용하지만, 주로 건축 재료를 많이 사용한다. 회화의 재료는 고착력이 약해서 기존의 캔버스에 사용하기에는 적합하지만 판넬이나 합판 또는 어떠한 화면을 조성할 때는 문제가 발생한다. 그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견고성이 강한 에폭시와 클릭을 방지하기 위한 방수몰탁을 사용하고 있다.

조인기 작가의 ‘문명으로부터…’ 오브제 전시회는 순천문화예술회관 전시가 끝난 후 지난 12월 28일부터 순천시 남산로 37번지 카페보노에서 전시되고 있다.

 

 박미경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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