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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일기그리스도를 따른다는 것은(1)
김계수  |  webmaster@agora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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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호] 승인 2019.01.08  16: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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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천시는 농촌지역이 도시지역보다 압도적으로 넓다. 도시문제와 함께 농촌문제를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외서면에서 17년 째 농사를 짓고 있는 김계수 조합원이 농촌의 일상을 전하는 칼럼을 싣는다. <편집자 주>

농사일기라는 이름으로 쓰는 글의 제목이 좀 생뚱맞다. 그러나 시절이 성탄절 언저리인지라 독자들께서 넉넉히 이해하시리라 믿는다.
이 제목은 천주교의 예비신자 교리서 〈함께 하는 여정〉의 30개 단원 중 결말 부분에 나온다. 지금껏 천주교 예비신자의 교리 교육은 일방적인 강의식이었지만 이 책은 신자와 예비신자가 작은 공동체를 이루어 삶과 신앙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자각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나는 신자의 한 사람으로서 예비신자 교리 공동체에 참여하면서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천주교는 세상을 바꿔나감에 있어 다시 공동체에 주목하고, 교리교육 또한 ‘앎’에서 ‘삶’으로 그 중심을 바꿔보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공동체 신학이라는 새로운 신학적 흐름도 있는 모양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특별히 가난한 이들에 대한 관심을 강조하고 있다. 꽤 의미 있는 변화다.
예수는 제자들에게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고 말하고 있다. 지난호 신문에 썼듯 내가 10여 년 전에 교리 교육을 받을 때 교사였던 수녀님은 내게 당신의 십자가는 무엇이냐고 물은 적이 있었다. 당시 나는 귀농해서 농사일에 재미를 붙여가던 시기였고 십자가를 단지 고통으로만 인식한 나머지 그런 것은 없다고 답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 대답은 기독교 신앙에 대한 무지의 소치임이 점점 분명해졌고, 십자가를 진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가끔 고민해보게 되었다.
예수는 당시 이스라엘을 지배하던 로마제국의 식민지배체제에 대해서는 거의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그것은 로마의 통치 방식이 꽤 포용적이었던 탓도 있겠고, 설령 식민지가 아니었다 해도 민중의 삶은 크게 다르지 않았을 거라는 점도 작용했을 것이다. 예수의 근본적인 관심은 당시 율법학자와 바리사이파 등 기득권 세력들이 독점하고 있던 ‘진리’를 해방시켜 민중들로 하여금 참된 ‘진리’를 향해 곧장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고, 그러한 노력이 기득권층의 미움을 사 십자가를 지게 된다. 결국 십자가는 ‘하느님 나라’, 곧 진실을 위해 기꺼이 짊어져야 할 짐 같은 것이다.
 가톨릭과 개신교를 불문하고 기독교 신자들이 참으로 예수를 구원자로 받아들이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시간을 되돌려 자신을 예수 당시의 이스라엘 사회로 옮겨 볼 필요가 있다. 당시 비주류이자 소수파였던 예수를 따르는 군중의 무리에 자신이 섞여 있었을지, 아니면 예수에게 십자가형을 요구하는 무리에 속해 있었을지 생각해봐야 한다. 오늘날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참으로 쉬운 일이 되었다. 오늘날 예수는 당시와는 달리 사회 경제적으로 주류이자 다수파이고, 남들에게 드러내 보임직한 문화적 코드가 되어있기 때문이다. 세계 인구의 1/3을 차지한다는 기독교인이 당시 이스라엘에 살았다면 10%라도 그를 알아보았을까. 진보-보수라는 진부한 도식 속에서 스스로를 진보라 생각하는 나는 과연 어땠을까.
오늘날 그리스도를 따른다는 사람들이 져야할 십자가는 과연 무엇이어야 할까. 이 문제를 판단하는 데는 위에서와는 반대로 현대를 사는 예수를 가정해보아야 한다. 예수가 현대에 태어났다면 무엇을 가장 안타깝게 여기고 그것에 맞서 싸웠을까. 그것은 틀림없이 마몬, 곧 재물과 부에 대한 현대인의 집착과 탐욕일 것이다. 예수는 오늘날 횡행하고 있는 사회적 갈등과 불화, 전쟁과 폭력, 보다 파괴적으로 빈발하는 자연재해의 이면에서 마몬을 발견하지 않을까. 신을 닮은 모습으로 창조된 인간의 탐욕으로 인해 에덴동산이 인간이 더 이상 살아가기 힘들 만큼 파괴된 모습에 가장 가슴 아파하지 않을까.
  〈녹색평론〉 최근호는 지구온난화에 의한 재난이 우리 눈앞에 와 있음을 섬뜩하게 경고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극지방의 빙하가 녹고 영구동토층이 해빙되면서 그 아래 갇혀 있던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이 대기 중으로 분출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5천만 년 전의 지구 기온은 현재보다 5∼9도 높아서 극지방의 당시 지층에서 악어와 메타세콰이어 화석이 발견된다고 한다. 당시에 기온을 그렇게 높였던 범인은 메탄가스였는데, 현재 극지방에서 분출 대기 중인 메탄가스의 양은 5천만 년 전의 그 양과 비슷하다고 한다. 거기에 지금은 화석연료를 태워서 배출하는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가 추가된다. 변화는 이제 시작되었을 뿐이다. 우리는 지구에서 생존한 마지막 세대가 되는 것인가.(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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