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정리하며 마음을 나누는 자리였다. 우리에게는 한 해 동안 밝은 날과 어두운 날이 있었다. 두 날 모두 우리의 삶이다. 어느 한 날만을 남기고 다른 한 날을 버릴 수는 없다. 그것은 삶의 반절이 아니라 전부를 버리는 것이기에.

 

2018년 한 해 동안의 나를 돌아본다.

큰아이가 아들을 낳고 어머니를 저세상으로 모신 나.

새콤달콤한 음악 속에서 호젓하게 어깨 덩실거리며 걸어온 나.

오랜 벗을 떠나보내고 아웅다웅 하루하루 버텨낸 나.

변한 반의 담임으로 한 아이와 밀당에 마음졸인 나.

분칠한 통일 한국을 그리다 더러운 자본주의 시궁창에 떨어진 나.

꿈꿔보지 않았던 영광의 수상과 그만큼의 서러움에 엉켜버린 나.

이전 두 해와 너무나도 다른 일 년 동안 나오지도 들어앉지도 못한 경계에 서 있던 나.

당면한 한국의 대기와 씨름하다 황홀한 노래 속에서 유영한 나.

뻥 뚫린 가슴에 허허로운 먼지만 차곡차곡 채운 나.

여러 나들은 우리가 되어 2019년을 맞는다. 괭이부리말 김중미 작가를 초대하여 얘기 나누고, 녹색평론도 꾸준히 읽고, 지금 여기서 사람으로 어찌 살아내는지 함께 나눌 것이다.

2018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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