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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 이야기순천만 국가정원 해설사 이정희
양현정  |  kleg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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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호] 승인 2019.01.08  15:2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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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사는 4인이상 단체관람이면 신청할 수있고, 약 1시간 30분정도의 동행안내를 한다. 월10회 일정을 진행하는 자원봉사직이다.

 

 

   
 

나이 들어가면서 그리운 것은 유년시절의 고향이다. 내 고향은 하루 두 번 여객선이 기착했던 나로도였다. 초등학교 다닐 때였다. 친구들과 나물을 캐러 언덕으로 올라가면 떠나는 여객선이 보였다. 뱃고동 소리를 흉내 내다가 밭도랑에 주저앉아 소리 내어 슬프게 울었다. 나중에는 서로 부끄러워 웃다가 빈 바구니만 들고 집으로 돌아오곤 했었다. 왜 울었을까? 떠나는 배를 보며 어린 소녀들은 왜 울었을까? 
초등학교와 집 사이에는 백사장이 있었다. 하교 길에 해수욕을 하고 모래에 옷을 비벼 말리고, 이끼 낀 미끄러운 바위를 건너다니며 고둥을 잡았었다. 동백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겨울밤의 별들은 길 위로 금방 쏟아져 내릴 것 같았다. 보름마다 넘치는 바닷물에 섬이 잠기는 상상도 했다. 그 학교가 지금은 청소년 수련원이 되었다. 
부모님 두 분은 일본에서 공부를 하셨던 지식인들이었다. 근로정신대 차출을 피하기 위해 결혼 하셨던 어머니는 딸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동등하게 주셨다. 선박 사업에 실패 한 후 형편이 어려워졌는데도 불구하고 4남매를 모두 대학에 보내주셨다. 다른 형제들과 달리 나는 중퇴를 해서 부모님께 큰 상처를 안겨드렸다. 그렇게 시작한 나의 삶은 유년시절의 기억처럼 곱게 그려지지는 않았다.

   
 

성장환경이 많이 다른 사람을 만나 결혼을 했다. 시어머님의 지속적인 질타와 간섭과 강요는 생존 자체를 뒤흔드는 위협이었다. 변화를 따라가는 사람과 따르지 못한 사람의 충돌은 많은 비극을 만들었다. 집단을 위한 사회 변혁이란 결국 개인을 위한 것인데 앞서가는 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앞선 사람이 먼저 쓰러질 때도 있더라. 힘이 되어 주었던 가족들과 잇닿은 사별은 큰 고통이었다. ‘자식들까지 슬픔에 잠기게 할 수 없다’라는 생각은 슬픔을 눌러주는 힘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짐이 되기도 했다. 인간은 어떤 변화가 와도 의연하게 대처하고 살아남는다. 질곡의 시간을 견디고 나니 나는 할머니가 되어있었다.
60을 바라보는 나이에 큰 용기를 내었다. 살면서 항상 후회했던 일은 중도에 학업을 포기한 일이었다. 평생의 마음의 짐을 덜기위해서 다시 대학교(순천제일 대학교 사회복지학전공)에 진학을 했다. 학교생활 2년 동안 내 인생은 청춘이었다. 잃어버렸던 유년시절의 추억도 다시 찾고 그 겨울밤의 시린 별들도 다시 생각이 났다.
순천만 국제정원 박람회를 개최하기 전 도심여기저기에 걸린  ECOGEO 2013 이라는 현수막을 보았다. 뜻을 알아보려고 검색을 하다가 우연히 순천시청 홈페이지까지 접속 했고 지금의 정원해설사 생활이 시작되었다. 정원에는 많은 이야기들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그들에게 꽃과 나무는 기꺼이 휴식이 되어준다. 정원을 스쳐 지나간 무수한 발자국 들이 매서운 추위를 이기는 힘이 되듯 지나온 삶의 편린들이 지금의 나를 세워주고 있다.
지금은 순천만국가정원 해설사, 유치원어린이들에게 전래동화를 들려주는 이야기할머니, 평화

   
 

인권강사까지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일을 하고 있다. 많은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현재의 상태는 젊은 시절 방황하며 잃어버렸던 나의 모든 것을 회복시켜주고 내 노년의 삶의 근거와 활력이 되어주고 있다. 최근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고려전]을 관람하고 왔다. 고려의 의식 수준과 인간미를 열정적으로 안내하던 해설사들을 만난 후에 본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정된 안내는 실력에서 비롯하기 때문이다. 2019년도 다이어리를 빼곡하게  채우겠지. 
꽃은 지고 다시 핀다. 청춘도 왔다가 가고 다시 또 오면 좋으련만 ...
나는 그래도 지금이 더 좋다.

양현정 조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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