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자환 감독 인터뷰 |

 

“해원”이라는 영화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해원” 이라는 영화는 해방이후 대구 10월 항쟁부터 한국전쟁기인 1952년까지 각 지역에서 일어났던 민간인학살사건을 한 편의 영화로 다루었지요. 민간인 학살사건을 다룬 대부분의 방송은 민간인 학살사건이 도대체 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누가 어떻게 죽임을 당했는지 그런 내용은 빠져있고, 감성적으로만 접근해 있었던 부분이 있어서 한 줄거리 안에서 학살사건을 꿰뚫어보는 영화를 만들어 보고자 만든 영화이지요.

“해원” 영화를 만들면서 고생많으셨을 것 같은데 어려운 점 무엇이었나요?
  육체적으로는 촬영지가 전국이었거든요. 제주에서 시작해서 강화도까지 전국 각 시도를 다니는 촬영이라 너무 힘들었죠. 또 하나는 유족분들을 만나면서 이야기를 반복적으로 듣다보니 그 분들의 감정들이 고스란히 전해져 몸이 아프기 시작하더라구요. 그래서 그 당시에는 잇몸약, 두통약 없이는 지내기 힘들었죠.

이렇게 고생하셨는데 “해원” 영화를 제작하게 된 계기가 있으셨나요?
 제가 경남지역 국민보도연맹 학살과 관련한 영화 “레드 툼”이후에, 민간인 학살과 관련해서 개별사건이 아니라 전체 학살사건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처음에는 자신이 없었거든요. 민간인 학살사건이 꽤 오랜 기간인 7년간에 걸쳐 일어났고 전국적으로 일어난 사건들이라 만들 수 없다는 생각을 했었죠. 그렇게 포기를 하고 있다가, 박근혜 정부당시에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국회 통과한 날 제가 결심을 한거죠. 이 민간 학살 사건을 지금까지 국가가 묻어두었으면서, 이제는 국가가 나서서 역사를 만들겠다는 것을 제가 받아들일 수가 없었거든요. 그게 직접적 계기가 된거죠.

“해원” 영화를 어떻게 촬영해야겠다는 계획이 있으셨나요?
  전체적인 학살사건을 다루다 보니 한 지역의 사건은 깊게 파고 들지는 못했어요. 가능하면 학살지와 매장지를 소개하고 싶었고 그나마 목격했던 분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다루고 싶었어요. 당시 목격하신 분들은 대다수 돌아가셨고, 기억하고 계신 분들이 나이가 적으면 5살 나이가 많으면 15살이었겠죠, 남은 목격자들의 이야기와 지역에서 연구 조사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묶었지요. 지역에서 발생한 사건에 관해 연구하시는 분들이 있으니까요. 
“레드 툼”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 이 두 작품에 대한 감회는 어떠신가요?
모든 작품이 제 자식같은 마음이지요. 그래도 시작점이 “레드 툼” 이라서.... “해원”에 비교하면 화면도 10년 전 화질이 떨어지지만, 어떻게 하다보니 10년에 걸쳐 완성된 작품이고.  초기에 만났던 두 분의 할머니의 모습과 이야기가 담겨있어 더 애착이 가지요.
그렇지만 “레드 툼” 같은 경우는 경남지역에 한정되어서 국민보도연맹 학살사건만 다룬 작품이라면, “해원”은 대구 10월 항쟁부터 한국전쟁기인 1952년까지 각 지역에 일어났던 학살사건을 한 영화에서 묶은 작품이라는 의미가 있지요.

이번 순천대학교에서도 영화를 상영하였는데 어떠셨나요?
관객과의 대화를 하면서 느낀 점이, 제가 하는 이야기가 크게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지 않은데 많은 관심을 가지고 귀 기울여 주셔서 저도 조심스러웠지만 좋은 시간이었죠. 만약 그 분들이 관심이 없었다면 그냥 흘려들을 이야기들도 나름의 의미를 새기며 듣고 계셔서 감사했죠.

향후 차기 영화로 기획하고 있는 것이 이번 순천대학교에서도 영화를 상영하였는데 어떠셨나요?
학살의 가해 주체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가해 주체들의 출신이나 어떻게 민간인 학살을 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싶지요. 대다수 가해 주체들은 친일을 한 사람들인데 그들은 이미 세상을 떠났지만 그들이 학살의 대가로 받은 권력과 재력을 그 후손들에게 유산으로 대대로 남겨졌다는 것이지요. 그것과 현재까지의 삶과의 연관성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싶어요.
  
"해원“ 영화 상영과 관련해서 준비하고 계신 일이 있다고 들었는데요. 
민간인 학살과 관련해서 대다수의 사람들이 모르고 있어서 먼저, 경남지역에서 대규모 상영회를 기획하고 있어요. 경상남도 도청과 연계하여 일반 시민들도 많이참여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600명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요. 잘 되든 안 되든 부딪혀 보는 거지요.

여순광 독자들에게 해주고 싶은이야기
  각 지역별로 학살사건들이 다 달라요. 경남같은 경우는 보도연맹사건이 대규모로 일어났었고 여수 순천지역은 여순사건이 있었고, 경기도는 부역학살사건, 전남은 10.사단 학살사건등. 그런데  각 지역은 아는데 그 지역을 넘어가면 모르고 다 같은 경찰계 사건등 하나의 배경과 원인에서 나온 사건이라는 것을 알려 주고 싶었어요.
게다가 여순사건만 보더라도 인민군측의 학살사건, 교도소 학살사건, 보도연맹학살사건 등이 있거든요. 이 모든 것들을 다 같이 연구해서 함께 가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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