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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평화기행을 다녀와서효천고등학교 학생 최영은
최영은  |  webmaster@agora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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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호] 승인 2018.11.22  13: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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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6시, 새벽잠을 몰아내고 남도 끝 순천 땅에서 철원으로 향하는 버스에 올랐다. ‘살면서 언제 또 비무장지대에 가보겠어. 중간고사도 끝나고 여유 있을 때 여행 삼아 다녀와야지’하는 가벼운 마음이었다. 버스 안에는 동료 학생 18명과 인솔교사인 박귀주 선생님 외에 아주머니와 초등학생, 아저씨,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 등 스무 명 남짓 함께 동승하셨다.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차창으로 동트는 햇살이 비쳐들고 행사를 주관하시는 젊은 아저씨의 사회로 참가 단체별로 인사를 나누는 시간이 있었다. 비무장지대에 가게 된 소감을 말해주셨는데, 그 중 두 분이 해주신 말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혼자 꾸는 꿈은 꿈이지만 다 같이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 우리 모두 통일에 한 발짝 다가가자.’, ‘우리는 다른 나라로 여행을 갈 때 국외여행이라는 말보다 해외여행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북한과 이어져 있지만 북한 땅을 밟을 수 없는, 통일되지 않은 남한은 바다로 둘러싸인 섬이다.’

나는 마음이 무거워졌다. 나는 평화와 통일이란 말을 초등학교 도덕 교과서에 나온 단어처럼 아무런 생각 없이 사용하는데, 이 분들은 분단된 현실을 생각하고, 통일에 조금 더 가까워지고 싶은 소중한 마음으로 절실하게 말씀하셨다. 소풍 가는 마음으로 온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사회자 분이 나에게 마이크를 건네며, 철원에 가게 된 소감을 물어보셨다. 차마 솔직하게 말할 수가 없어서 많이 배우고 오고 싶다고 짧게 말하고 마이크를 넘겼다.

차는 정말 바람처럼 날아서 12시에 철원에 도착하였다. 점심을 먹고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노동당사였다. 러시아식으로 지어진 견고한 3층 건물이었지만 전쟁으로 인해 벽 곳곳에 포탄을 맞은 흔적이 있고, 계단도 무너져 있어 올라가지 못하게 되어 있었다. 근처에 있는 철원경찰서 터 등 당시의 번영했던 철원읍이 6.25 격전지가 되어 모두 파괴되고 이제는 그 기단마저도 풀만 무성하여 논밭으로 변하였다 한다. 당시 한국전쟁이 얼마나 참혹했는지 이 지역 문화 해설사님의 설명을 통해 상상할 수 있었다.

노동당사 건물 앞 분단시계는 사람의 형상으로 서서 가슴 부분에 분단된 기간을 시간, 분, 초로 나타내고 있었다. 시계에서 들리는 심장소리를 들으면서 바닥에 적힌 정춘근 시인의 ‘6시(時)와 12시(時) 사이’를 읽어보았다.

 

한반도는 지금 몇 시인가.

 

남한의 모든 총과 대포는/ 12시 방향에 맞추어져 있고

북한은 6시로 고정되어 있다.

 

남한의 시계 바늘이/ 6시로 가기 위해서는

3시 방향에 미국을 지나야 하고

북한 시계 바늘도/ 9시 방향 중국을 지나야 하는

가장 멀고 아득한/ 12시와 6시 사이

 

다시 생각하면/ 우리의 분단 시차는

한나절 6시간

 

그 짧은 시간 사이로 / 정지된 시계를 수갑처럼 찬/

몇 세대가 지나갔다.’

 

남북한이 외세의 꼭두각시가 되어 형제끼리 총구를 들이대고 싸우는 아픔이 시인의 감수성을 타고 예리하게 가슴을 파고 든다.

민통선을 지나 평화전망대로 갔다. 가면서 정말 민간인이 함부로 들어올 수 없는 곳이라는 생각을 했다. 입구에서부터 군인들이 인원을 꼼꼼하게 확인하였고, 인적 없는 넓은 철원 평야에는 두루미와 철새도 많이 보였다. 전망대에는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갔다. 망원경으로 보니 백마고지, 낙타고지, 북한초소, 남한초소 등이 가까이 보였다. 남북으로 평행선을 그은 철조망 안 DMZ가 가을 황망한 바람에 쓸쓸한데 문득 어디선가 소리가 들렸다. 남측 철조망 밖 막사에서 군인들이 나와서 축구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나는 순간 남과 북이 철조망을 허물고 DMZ 안에서 함께 노는 모습을 그려보았다.

다음으로 간 곳은 평화학교, 교장선생님으로 계신 정지석 목사님이 토크쇼 형식으로 통일 이야기를 풀어 놓으셨다. 통일을 위해서는 나라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우리 개인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하셨다. 그래서 평화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북한에 대해 알려주고 피스메이커를 양성하는 등의 일을 하고 있다고 하셨다. 통일을 위한 여러 활동 중, 내년 4월 27일에는 모든 국민이 나서 분단의 벽을 허물기 위한 ‘DMZ 평화 손잡기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하셨다. 나도 꼭 참여하고 싶었다. 최근에 시민운동으로 이뤄낸 많은 일들을 보면서 나 한 명의 노력이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통일 또한 우리가 먼저 나서서 역사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이 핏줄을 타고 물결처럼 퍼졌다. 그 첫걸음으로 평화학교를 지지하는 서명을 했다.

끝으로 소이산에 갔다. 산에 올라갈 생각을 하니 막막했는데, 막상 올라가니 오기를 너무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북한 땅 전체가 보이고 마침 노을도 지고 있어서 너무 아름다웠다. 통일의 길도 오르막이 있어 힘들겠지만 정상에서 느끼는 이 기분처럼 장애물을 거두고 새 희망의 길을 열 것이다. 내가 일생을 통해 평화 통일을 위해 노력한다면 내 삶은 아름다운 노을처럼 이 산야를 아름답게 물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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