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이야기는
10월 9일 시작했습니다.
청명한 가을 아침
당신을 처음 보았습니다.
무심한 듯 편한바지를 입었지만
옷맵시를 고민한 흔적이
보였습니다.
조금은 화려한 셔츠
아니라고 하지만
눈에 띄고 싶었다는 거
알고 있어요.
그게 당신이니까요.
벌써 여섯 해
오늘도
아침 일찍 당신을 기다렸습니다.
오늘은 어떤 옷을 입고 올지
기다리는 내내 설레었습니다.
당신은 늘 그렇듯이
밀당을 잘합니다.
오늘도 나를 오지게 애태우고는
약속시간보다 훨씬 늦게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나는 속없이
그래도 좋았어요 .
당신이 와주니
그저 속없이 웃었어요.
♥ 그렇게 우리의 6주년 기념식 당신의 미소로 시작했어요.
♥ 사랑의 발길질-제기차기
하나, 둘, 셋 ...
추억 속에 지나간 사람들은 이제 그만 날려줘요.
♥ 피구
우리 팀 최종병기였는데, 다섯 살 은호는
공을 맞았다. 진짜 던질 줄은 몰랐네.
냉정한 승부의 세계 -
♥ 사랑의 장애물
줄넘기⇨ 훌라후프⇨ 자루⇨ 한복 입고⇨ 서로 발목을 묶어서 달려요.
그래도 당신과 함께라면 할 수 있어요.
네편 내편도 모르고 그냥 냅다 달리기만 했어요.
그게 우리잖아요.
♥ 밀당은 이제 그만
힘껏 당겨주세요. 으쌰 으쌰! 영차 영차!
이제 제발 나에게 와요.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고 떼를 쓰는 당신!
그래서 7명이나 더 보내줬잖아요.
그래도 못 이기다니!
이제 그만, 밀당은 이제 그만!
♥ 우리의 노래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이 순간
이날이 오면 함께 노래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이럴 수가! 야속하게 자막이 안보이네요.
우린 이제 다초점 안경 없이는 안되나봐요.
내년 7주년 기념식에는 돋보기를 참가선물로 준비해야겠어요.
그래도 오늘 선물로 받은 쌀과 달걀이 있으니 올 겨울 밥걱정은 덜었네요.
♥ 우리는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내년 10월 9일에 우리의 기념식을
다시 할 수 있을까요?
나는 그래도 속없이 또 기다립니다.
한마당에 오신 모든 분
그 누구도 아닌
바로 그대 감사합니다.
♥ 2018년 10월 9일 순천언론협동조합 제6회 한마당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