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동부지역사회연구소 정명옥 사무국장

이번 호부터 순천지역 활동가 소개란을 기획하고 첫 순서로 전남동부지역사회연구소 정명옥 사무국장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친근한 그녀, 든든한 버팀목
 

정명옥 사무국장

푸근한 웃음이 먼저 건너온다. 상대를 무장 해제시키는 눈빛이다. ‘부드럽지만 강한’ 표현이 딱 어울리는 친근한 명옥씨다.

율촌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직장생활 하다가 고향으로 돌아와 결혼해 장성한 두 아이를 두고 있다.

전남동부지역사회연구소(이하 동사연)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06년 ‘문화유산 방문교사’ 사업에 참여하면서 부터다. 당시 문화해설사였던 명옥씨는 발군의 실력을 인정받아, 2012년 11월부터 사무 간사로 일하게 된다. 물론 시민단체의 열악한 재정 형편으로 활동비는 쥐꼬리만 했지만...

한번 시작하면 10년은 한다

한번 시작한 사업은 10년 이상 이어간다. 갯벌모니터링 사업은 2012년에 시작한 사업이다. 한여름과 겨울을 제외하고는 꼬박 1달에 2번씩 순천만으로 간다.

처음에는 ‘갯벌모니터단’을 구성하여 계절별 철새, 염생 식물, 환경 오염도, 지형 변화 관찰 및 기록을 동사연 회원이 중심이 되어 진행했다. 그러다 순천만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과 함께 ‘흑두루미 모니터사업’으로 참여자들을 넓혀 나갔다.
 

 
 

선생님, 흑두루미 소리가 들려요!

아침부터 흥분한 아이 목소리가 전화를 타고 울렸다. 인안초등학교와 해룡초등학교 아이들과 ‘흑두루미모니터단’을 꾸려 1달에 두 번 씩 모니터를 시작한지 5년째다. 이른 아침 등교길에 순천만을 향해 날아오는 흑두루미 날개 짓 소리가 들린 모양이다.
그 전화 목소리를 떠 올리면, 명옥씨는 지금도 가슴이 뭉클하다고 한다.

 

습지와 생태 보전에 별다른 교육이 있겠냐고, 어린 아이들, 갯벌이 이웃이고 철마다 찾아오는 두루미를 친구 삼아, 함께 커나간다면, 결국 이 아이들이 여기를 지켜내지 않겠나고...
최근 인안초 21명과 해룡초 12명 등 참여자가 늘어가면서 명옥씨는 걱정이 늘었다. 학부모도 참여하고 선생님들도 함께하고, 관찰 장비도 더 필요하고, 다른 지역으로 견학도 가고 싶고, 그런데 재정이 부족하다. 정말 교육청이나 관련 행정 기관에 가서 떼라고 쓰고 싶다고 한다. 같이 동행해야겠다.

 
 

가까운‘순천여행’어떤가요

동사연은 11년째 문화재청 사업으로 학교로 찾아가는 ‘문화유산 방문교육’을 해왔다. 현장에서 보니 의외로 우리 지역 역사와 지명 유래가 잊혀져가고 있었다. 처음에는 학부모, 교사들과 함께 동네 주변 탐방을 기획했다고 한다. 올해 명옥씨를 바쁘게 한 사업이기도 하다.

지난 21일에도 해룡, 덕연, 조곡동 일대로 올해 8차 순천여행을 다녀왔다. 내년에도 동사연 문화위원회 사업의 일환으로, 구석구석 우리 순천지역을 다녀보고 싶다고 조심스럽게 사업구상을 꺼내 보인다.

짧은 여행 긴 호흡

명옥씨는 작년에 ‘전국 활동가 쉼’ 여행을 다녀왔다. 10년 넘게 달려온 여정에서 가진 잠깐의 휴식이었다. 5~6개의 사업이 동시에 진행되고, 늘 업무에 지친 몸과 마음에 단비였고 위로였다고 한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애기한다. 우리 지역 활동가들도 휴식과 재충전을 위한 기회가 필요하다. 잠깐의 쉼으로 신발끈을 다시 맬수 있도록... 그런 기회를 만들었으면 한다.
마음이 따뜻하다. 이런 힘으로 앞으로 10년 더 현장에서 활동할 수 있을 것 같다.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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