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허석 시장이 취임한지 100일이 훌쩍 지났다. 허 시장 입장에선 한다고 했던 해야 할 일이 산더미라 하루가 아까울 수 있겠다. 그런데 ‘생각했던 것보다 준비가 잘 된 시장’은 아니라는 말들이 있다.

전원주택 만찬사건으로 시민들은 이런 판단을 더욱 굳히는 모양새다. 선거운동 기간에는 이런저런 사람을 만나는 거야 뭐라 할 수 없다. 취임 후에는 다를 거라는 기대가 적지 않았는데, 지역 내 소문이 자자한 70대 기자의 부름에 달려갔다는 사실은 시민들을 실망시켰다.

허 시장은 지난 9월 17일 저녁, 순천의 맛있는 식당들 다 놔두고 순천만까지 달려갔다. 그 후 “교육장과 업무 협의 차 갔다.”고 해명했다. 시청과 교육청 다 놔두고 순천만까지 교육장을 만나러 갔다고?

권력은 부패를 전제로 하기에, 부패방지법이 있다. 경찰에겐 더욱 엄격하다. ‘경찰청 공무원 행동강령’에 의하면, 수사 중인 사건 관계자와 경찰서 밖에서 사적으로 만나서는 안 된다. 이삼호 순천경찰서장은 이를 잘 알기에 “시장을 봤을 때 자리를 박차고 나왔어야 했다.”며 후회했다.

그런데 신참 기자도 아니고, 전국일간지 대기자 신분에 시장과 서장을 모두 곤경에 빠트릴 수 있는 모임을 왜 했을까? 그 대기자는 “초대한 인사들이 평소 친한 사이”라서 “집밥 한 그릇 나누었다.”고 밝혔다. 평소 친해서 지난 5월 시장 선거 기간에 “허석 후보의 오만함, 민주당 무덤파고 있다”라는 기사를 썼을까?

대부분의 지역 언론이 시장과 서장의 만찬사건을 다루었다. 특별히 주목할 곳은 남도일보다. 남도일보는 작년 5월 중흥건설에 인수되어, 관련 기사가 인수전에는 150일간 2건이던 게 인수 후 단 50여일 만에 14건으로 폭발했다. 특히 ‘명품신도시’라고 극찬한 신대지구 기획기사가 주목받았다.

남도일보에서는 9월 28일자 1면에 ‘순천경찰서장, 소환 앞둔 순천시장과 폭탄주 파문’이라는 제목으로 대서특필하고, 뒷면에 ‘허석 순천시장, 어떤 혐의 받고 있나’라는 제목으로 해당 만찬사건과 무관한 허 시장의 지역신문발전기금 유용 해설기사를 게재했다. 지역에서는 “지난 6월 사무실을 열고 의욕적으로 활동하는데, 같은 기준으로 중흥건설도 바라봐야 진정한 정론지라 할 수 있다.”며 기대와 우려를 함께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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