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세계는 소수의 부자가 너무 많은 돈을 갖고 있습니다. 다음은 인터넷에서 ‘슈퍼리치 8명’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하여 만난 신문 기사의 일부입니다.

세계 최상위 슈퍼리치 8명의 총재산이 전 세계 인구 절반(약 36억 명)의 총재산과 같은 규모라고 영국 국제구호단체 ‘옥스팜’이 주장했다.
이 단체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17∼20일)을 계기로 16일 발표한 ‘99%를 위한 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는 추세다. 2010년에는 전 세계 하위 50%에 속하는 인구의 재산 총합이 슈퍼리치 388명의 재산 총합과 같았다.하지만 그 수는 △2011년 177명 △2012년 159명 △2013년 92명 △2014년 80명 △2015년 62명 △2016년 8명으로 매년 큰 폭으로 줄고 있다.
위니 비아니마 옥스팜 인터내셔널 총재는 “극히 소수에게 터무니없이 많은 부가 집중되고 있다”며 “이런 불평등은 사람들을 빈곤으로 몰아가고 사회와 민주주의를 훼손시킬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2017년 1월 기사)

부자에게 필요한 것이 ‘돈’일까요? 아닙니다. 돈은 이미 많이 있으니까 부자지요. 부자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가난한 이웃’입니다. ‘가난한 이웃’이 없는 ‘돈’만 많은 부자를 상상해 보세요. 시종이 없는 왕과 같습니다.

‘가난한 이웃이 없는 부자’는 시종이 없는 왕처럼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것이겠지요.

부자는 ‘가난한 이웃’에게 ‘돈’을 써서 일을 시킬 수 있는 사람입니다. ‘가난한 이웃’은 ‘돈’을 주면 일을 하겠다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부자는 ‘가난한 이웃’을 필요로 합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의 세계는 가난한 이웃이 너무 많습니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며 출산율은 최저 수준이지만 가난한 이웃은 넘치고 넘칩니다. 부자와 빈자는 상대적 개념입니다. 가난한 이웃이 없으면 부자는 부자가 아닌 게 됩니다.

오늘의 세계는 극소수의 부자와 대다수의 가난한 이웃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가난한 이웃’이 넘쳐나므로 부자들은 ‘가난한 이웃이 존재함으로써 자신이 비로소 부자가 된다’는 사실을 인식하기 어렵습니다. ‘물이 있다는 사실을 가장 나중에 아는 건 물고기’라는 중국 속담이 있습니다. 마지막 죽을 때에 물고기는 자신이 물속에서만 살 수 있었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된다는 뜻으로 짐작됩니다. 그러나 부자는 마지막까지 ‘가난한 이웃’을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가난한 이웃은 결코 마를 일이 없을 정도로 넘쳐 나기 때문입니다.

정부의 일자리 예산이 소기의 효과를 거둘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만 시장의 거대한 흐름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일 듯 싶습니다. 많은 예산을 투입한 다음 몇 년 지나면 부자들이 그 돈의 대부분을 갖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일자리 문제가 우리의 기대처럼 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당분간은 소득불평등이 더 심화될 것 같습니다.

경제학에 문외한입니다만 다소 엉뚱한 상상을 해 봅니다. 숫자로 표시되는 돈은 역사에서 처음 만나는 엄청난 소득 불평등을 만들었습니다. 돈은 은행 통장에 숫자로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숫자는 끝이 없지요. 돈을 곡식처럼 ‘썩는 것’으로 만들어 보면 좋겠습니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에 먹을 음식과 재료들을 나누며 살았던 것은 그것이 ‘썩는 것’이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돈도 가난한 이웃도 이미 충분히 많은 대한민국 부자 이◯◯에게 ‘돈은 벌어 어디에 쓰나요?’라는 질문을 합니다. 질문을 거듭한 끝에 ‘「허생전」의 허생처럼 헬조선을 구하는 데 쓰고 있다.’는 대답을 듣는 상상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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