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시낭송 애호가 300여 명이 참가한 ‘2018 재능시낭송여름학교’

지난 8월 10일부터 2박 3일간 ‘2018 재능시낭송여름학교’가 순천대학교 70주년기념관 우석홀에서 진행됐다. 이 행사는 재능문화, 한국시인협회가 주최하고 순천시, 순천대학교, 재능교육이 후원, 재능시낭송협회가 주관했다. 이번 캠프는 재능시낭송협회 오선숙 회장, 이재근 문화예술과장, 나안수 시의원, 허영자 시인(전 한국시인협회장), 김승옥 소설가, 유자효 시인, 고두현 시인, 최재호 성우, 정영희 시낭송가, 추가열 가수 등 전국에서 300여 명의 시낭송 애호가들이 모인 축제다.

재능시낭송협회 오선숙 회장은 “문학과 자연이 어우러지는 생태도시 순천을 새롭게 느낄 수 있는 뜻 깊은 행사였다. 이번 캠프로 순천시에 시낭송의 물결이 확산되어 누구나가 시를 읊는 아름다운 도시기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첫 강의는 재능시낭송여름학교 교장인 유자효 시인의 개강사와 ‘시낭송 역사와 시낭송가 역할’이라는 제목으로 시낭송 운동의 50년 역사를 강연했다.

시낭송의 역사
1967년 우리나라 시낭송 운동이 시작됐다. 그해 12월 세종문화회관의 전신인 서울시민회관에서 주간 한국 주최로 ‘시인만세’라는 시낭송회가 열렸다. 이 행사는 당대의 유명 시인·배우·성악가·무용단 등이 출연해서 명시들을 낭송·노래·춤으로 소개한 시의 대축제였다. 그동안 시인이나 성우, 배우, 아나운서들이 읽어왔던 시를 일반 시민들이 공개적으로 낭송한 시낭송 대중화 운동의 효시다.

▲ 2018 재능여름시낭송학교 단체사진


시낭송가의 역할
유자효 시인은 시낭송가는 “시를 낭송하는 사람, 시를 잘 낭송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문제는 시낭송에 일정한 룰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어떤 것이 잘 하는 시낭송인가하는 문제가 있다.”고 한다. “멀쩡하던 분이 무대에만 서면 갑자기 이상하게 변하는 경우가 있다. 목소리 톤이 달라지고 이상하게 시를 읽는다. 사람이 달라진 것 같기도 하다. 듣기에 불편한, 어떤 때는 괴로운 시낭송을 들어야 하는 때도 있다. 신파조의 시낭송도 있다.” 그것은 시낭송에 대한 자신만의 잘못된 인식으로 시낭송은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는 틀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잘하는 시낭송은 누가 들어도 잘한다는 느낌이 든다. 그런 시낭송은 마치 곁에서 말하는 듯이 하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시를 눈으로 읽었을 때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의미와 감동을 시낭송가가 재해석해주는 것이다.
 

▲ 둘째 날 오전 강연 중 사진이다

한국시인협회가 인증하는 ‘시낭송가’
1991년 시작한 전국 규모 시낭송 콩쿠르인 재능시낭송대회는 한국시인협회에서 인증한 ‘시낭송가 증서’가 주어지는 유일한 대회다. ‘시낭송가’란 칭호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일 뿐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타이틀이다. 매년 서울, 부산, 대구, 인천, 대전, 광주, 울산, 경기, 경북, 경남, 전주, 전남, 충북, 충남, 강원, 제주의 16개 시도에서 전통 있고 규모가 큰 시낭송 콩쿠르로 자리 잡았다. 재능시낭송협회는 우리나라 시낭송 운동의 종가집이라고 할 수 있다.
 

▲ 재능시낭송협회 전남지회 이소라 회장과 회원들


두 번째 강사로 고두현 시인은 ‘시인들의 영감을 훔쳐라’는 제목으로 시인의 체험에서 나온 시상을 진정성 있는 언어로 전달했다. 세 번째 강사인 정영희 시낭송가는 ‘나의 목소리를 디자인하라’라는 제목으로 주제별로 영상과 실습을 활용한 시낭송의 실제를 강연했다. 

두 번째 날은 허영자 시인이 ‘빙산에 대하여Ⅲ’라는 제목의 강연을 통해 “시어만 가지고는 시를 파악할 수 없다. 시인의 배경, 역사, 시 세계 등을 공부하여 시낭송가 자신의 것으로 재해석 하라”고 강조했다. 

최재호 성우는 시낭송에 필요한 호흡과 발성에 대한 강의로 “호흡이 곧 감정이다”, “띄어 읽기는 감정표현의 포인트다”며 꾸미지 않는 자연스러움을 표현했다.

▲ 재능시낭송협회 중앙회에서 '남해찬가' 시낭송 공연 모습

재능시낭송협회 중앙회에서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일대기를 시로 엮은 김용호 시인의 장편 서사시 ‘남해찬가’를 정영희·이숙자·이주은·김경복·윤정희 시낭송가가 시낭송 공연을 펼쳤다. 시낭송축제에서는 전국에서 모인 참가자들이 12개 조로 나뉘어 조별로 유명 시인의 시를 선택해 시낭송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마지막 날은 2018 재능시낭송여름학교 특별시낭송대회가 펼쳐졌다. 2006년부터 매년 여름마다 진행된 재능시낭송여름학교는 유명 시인들과 시낭송가가 성인들을 대상으로 ‘시낭송의 이론과 실제’를 강연하고 실습하는 국내 유일의 시낭송 전문 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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