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시험 관리 필요

서울에서는 사립 S여고에 다니는 쌍둥이가 문과 1등과 이과 1등을 동시에 차지해서 시험 관리가 논란이다. 순천에서도 사립 매산여자고등학교(교장 장용순)에서 시험 관리 문제가 터졌다. 지난 1학기 기말고사 영어 과목에 문제가 있어서 2학년 전체 학생이 재시험을 치렀다. 그날은 방학하는 날이었다. 학생들은 전날 밤 10시경에 문자메제지를 통해 재시험을 통보받았다. 학생들은 몹시 당황했지만, 시험을 보지 않을 수는 없었다.

장 교장은 시험을 보기 전 전체 학생에게 연설을 했다. 자초지종을 어떻게 전달했는지, 학생들에게 무슨 사과를 했는지, 학생들을 무슨 말로 다독였는지 알고싶었다. 장 교장에게 연설 내용을 물었다. 장 교장은 이렇게 답했다.

“학생들에게 얘기는 했는데, 무슨 말을 했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

학생들에게는 엄청난 사건이었지만, 교장에게는 그런 것 같지 않았다. 1달 정도 지난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니, 기억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 말하기 싫은 건 아닐까? 그때의 기억이 매우 강렬해서 다시 떠올리기 싫은 건 아닐까? 학생들 앞에서 교장의 체통을 망쳤다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 여러 추측을 해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쉽게 말을 꺼내거나, 자랑스럽게 얘기할 건 아니라는 것이다.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아야 할 사건이다. 이는 교장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학생과 학부모를 위해서다. 대학 입시에 막중한 비중을 차지하는 기말고사를 두 번 치루는 일은 ‘진짜 짜증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철저한 시험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서울시 교육청은 특별감사를 벌인 후 “시험 관리를 부실하게 한 책임을 물어 교장과 교감, 교무부장에 대한 중징계를 재단에 요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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