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경호
순천복성고 교사

올해 화사한 봄날 남북정상이 만나고, 초여름에 북미정상이 만나면서 우리 민족의 숙원인 통일을 꿈꿀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요즘은 구태의연한 북미간의 기싸움이 은근히 재연되는 듯해서 안타깝다. 그래도 한 번 물꼬를 튼 북미간의 대화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서 기대감은 여전하다.

우리 사회는 지금 촛불혁명으로 가장 정통성 있는 정부라고 자처할 수 있는 현 정부가 온갖 적폐와의 싸움 중에 있다. 하지만 모든 적폐 중에 가장 질 나쁜 적폐가 분단구조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분단을 이용한 독재와 이를 이용한 지역감정조장을 통한 반목과 대립의 정치로 국민 통합이 어려웠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 지역감정은 많이 희석되었다고 본다. 그러나 언제든 다시 살아날 불씨는 여전히 분단현실 속에 내재되어 있다. 이러한 불씨마저 제거하고 우리 사회를 구조적으로 바꾸는 것은 당연히 분단구조를 해체하는 것이다.

그런데 걱정스러운 것은 통일대업을 걸머지고 나가야 할 청소년들의 의식이 통일을 그다지 바라지 않고 있다는 현실이다. 문화일보 8월 13일자 보도에 따르면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지난 7월 전국의 22개 중고교에 재학 중인 139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청소년의 통일의식 및 북한에 대한 이미지 조사’에서, ‘통일은 반드시 해야 한다’고 응답한 청소년의 비율은 19.8%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신문은 “2008년 실시한 같은 설문조사에서 ‘통일은 반드시 해야 한다’라고 응답한 청소년이 31.2%로 조사된 것에 비해 11.4% 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또 ‘지금 이대로가 좋다’는 응답은 11.9%로 10년 전 조사 당시 16.3%보다 4.4% 포인트 감소했다. ‘나와 상관없다’는 응답은 17.9%로 과거 9.2%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이러한 설문조사 결과는 요즘 청소년들의 반북의식이 커져가고 있음을 반증한다고 볼 수 있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남북·북미 간 대화국면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더욱 놀랍다. 결국 통일과 평화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 최종적인 통일은 마음의 통일이므로 통일교육은 더욱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새롭게 뽑힌 지방자치단체장과 교육감의 혜안과 지원이 필요하다.

나아가서 지금 순천지역 시민단체에서도 통일시대를 대비한 여러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안다. 지방자치단체와 시민단체 등은 교사들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을 많이 개발했으면 한다. 최종적으로는 남북학생들이 서로 만나면 생각의 변화가 있을 터이니 남북 청소년 교류 사업을 꿈꾸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인 조건은 만만치 않으니 우선 그 준비과정으로 교사들이 먼저 교류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행해 나갔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저작권자 © 순천광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