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전국여성농민대회에 참가하며

1991년 결혼과 동시에 낙안에 들어와 농사를 짓기 시작해서 28년이란 세월을 농사를 짓고 살면서, 한 해도 빠지지 않고 매년 서울로 나들이를 간다.

서울 나들이 목적지는 늘 광화문이고 서울시청 앞 아스팔트다.

25살의 꽃다운 청춘의 나이에 여성농민도 사람답게 살 수 있는 행복한 농촌을 꿈꾸며 여성농민들과 함께 살맛나는 세상을 만들어 가겠다는 야무진 꿈과 신념을 가지고 농촌생활을 시작했지만, 내 앞에 놓인 현실은 순탄하지 않았다.

여성농민들의 요구를 귀담아 들어주는 사람도 소통하는 사람도 정책을 함께 만들어 보자고 하는 사람도  없었다.

그럼에도 우리 여성농민들은 각종 FTA 체결에도 굴하지 않고 농산물 수입개방과 싸우며 그 많은 세월을 참고 견디며, 농촌 현장에서 국민들의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기 위해 우리 농업을 묵묵히 가꾸고 지켜온 주인공이다.
 

 

여성농민으로 살아온 삶이 후회없고 가치있는 삶이길 오늘도 바라며, 눈만 뜨면 내 일터이고 내 삶인 논밭으로 발길을 옮기며 묵묵히 농사를 짓고 있는 여성농민들… 이 정부는 언제까지 이들의 희생을 강요하고 지금처럼 살라고 할 것인가?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하던데 ‘강산이 바뀌어도 세 번은 바뀌었을 시간에 우리 여성농민의 삶은 바뀌지 않고 왜 그 자리인가’ 라는 의문을 떨칠 수가 없다.

농업을 무시하고 잘 사는 선진국은 전 세계 단 한 나라도 없다고 하던데 언제까지 우리나라는 농민들을 무시하고 그들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고 모른 척 할 것인가? 문재인대통령은 농업을 직접 챙기겠다고 약속했는데도 지금까지 농정개혁을 위한 어떠한 정책도 마련되지 않았다.

“농민도 국민이다. 더 이상 농민의 숨통을 조이지 말라!” 라는 절규가 들리지 않는가?
여성농민 전담부서 설치를 위하여, 농정대개혁을 이루기 위하여, 여성농민들이 외치는 ‘여성농민 8대 요구안’이 이뤄지길 간절히 바란다.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행복한 삶을 누리고, 사람을 귀하게 여기고 존중하는 사회가 되길 여성농민의 한 사람으로 간절히 바라고 또 바라며 올해도 서울 나들이에 나선다.

남임 순천시 여성농민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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