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으로 남기는 탄소발자국

쓰레기는 수거문제, 매립지문제 등 여러 가지 도시갈등을 야기하고 있다. 에너지 소비뿐 아니라 쓰레기 배출에 있어서도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물질이 지구의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탄소발자국으로 알 수 있다.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s)은 2006년 영국의회 과학기술처에서 처음 사용한 용어다. 사람이 걸으면서 땅에 발자국을 남기듯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무의식적으로 발생시키는 온실가스의 총량을 알기 쉽게 무게 또는 나무그루수로 표시한 것이다. 한국 기후·환경 네트워크(KCEN)의 자료에 의하면 가정에서 매달 20ℓ용 생활쓰레기 10봉지를 버렸을 때 3.74kg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 다양한 탄소발자국 표지제도

독일·일본 등 환경선진국들은 ‘자원순환형 사회(Zero-Waste Society)’란 기치 아래 재활용이나 재사용이 어려워 불가피하게 매립했던 폐기물까지도 최대한 에너지화 하고 있다. 추구하는 방향은 바람직하지만 자원을 재활용하는데 많은 설비비가 들기 때문에 채산성과 유효성을 잘 고려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공공건축물을 지을 때 순환골재와 같은 건설폐기물의 재활용이 법제화 되어있기는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유명무실한 수준이다.

▲ 노후 건축물의 철거시 발생하는 건설폐기물

우리나라의 아파트는 분양 시 내부 인테리어가 완료된 상태다. 하지만 상당수 입주자들은 기존의 내부 마감재를 뜯어내고 많은 비용을 들여 재인테리어를 하고 입주한다. 수납공간확충 등 성능개선을 위한 작업도 있지만 아트월, 벽과 바닥재의 변경, 포인트 등 개성 있는 인테리어를 추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불필요한 건축 폐기물이 발생하게 된다. 중국처럼 인테리어를 하지 않은 채 분양했더라면 발생하지 않았을 쓰레기다.
 

▲ 신축공사 현장에서 발생하는 자재폐기물

건축물을 신축하는 과정에서도 철거 못지않게 많은 쓰레기를 발생시킨다. 다음의 몇 가지 사항에 유의해서 시공하기를 제시해 본다. 

먼저, 건축 재료적 측면에서 나무와 한지 같은 자원순환이 용이한 자연재료를 최대한 사용하는 것이다. 이는 쓰레기가 발생하더라도 쉽게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다. 

두 번째, 수명이 긴 건축물이 되도록 해야 한다. 구조체의 수명 뿐 아니라 단열재 및 각종 설비에 있어서도 경시변화가 적은 긴 수명을 유지할 수 있는 자재를 사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세 번째, 에너지 성능이 높은 건축물을 짓는 것이다. 건물을 짓는데도 많은 탄소발자국을 남기지만 사용하는 동안 난방, 냉방, 유지관리 등으로 더 많은 탄소발자국을 남기고 있다. 남향, 단열, 기밀, 창호, 열교, 환기, 차양, 외피 등의 패시브하우스(Passivhaus) 기술을 잘 접목하면 건축물리학적으로 완벽한 성능을 구현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설계를 꼼꼼하게 해야 된다. 설계에 소요되는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고 자재선정에 있어서도 다양한 관점에서 고민하는 노력이 공사비 절감은 물론 건축 폐기물 줄이기에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적정비용에 맞게 적정한 규모로 짓고자 하는 바른 생각이 ‘건축으로 남기는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첫 단추일 것이다.

 

저작권자 © 순천광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