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Soul Surfer’을 보고 나서

금요일 아침 자습시간은 나에게 기다려지는 시간이다. 영어듣기능력을 향상 시켜줄 뿐 만 아니라 인생의 교훈까지도 주는 좋은 영화가 방송되기 때문이다. 이번 영화의 제목은 ‘소울 서퍼’이다. 제목 그대로 나의 영혼을 깨워준 영화였다.

자연의 거대함으로 겸손함을 갖게 하였고 주인공의 도전으로 나를 한없이 작게 만들었던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나를 압도하였다. 모든 사람들이 안락하고 행복한 삶을 꿈꾸지만 세상은 그렇게 녹록치 않았다. 세상은 사람들에게 과제를 던지고 이를 해결하는 이에게만 즐거움을 주었다. 하지만 그 과제가 꿈을 포기해야 할 정도로 큰 어둠일 수도 있다. 영화의 주인공 베서니에게 던져진 과제가 그러했다.

영화 중간쯤 베서니는 울부짖는다. “내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다고 이렇게 큰 시련을 주십니까?”하고 말이다. 그녀는 잘나가는 서퍼였고 하늘은 그녀에게서 팔을 앗아갔다. 누구든 그녀의 입장이라면 억울해하고 분노하고 발길질을 해댈 것이다. 베서니 또한 처음에 그랬다. 그러나 그녀는 담담해지려고 노력했고 극복하고자 입술을 깨물었다. 그 순간부터 꿈을 빼앗은 어둠은 인생최고의 선물로 탈바꿈 된다. 그녀는 내제된 더 큰 자신을 발견했고 더 성숙해졌으며 더 예뻐졌다. 한 팔이 없어도 더 많은 걸 끌어안을 수 있었고 한 팔이 없어도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그런 그녀가 멋졌고 눈부셨다.

지금까지 영화를 보면서 소름이 돋은 적이 있었다. 그런데 ‘Soul Surfer'는 소름을 넘어선 전율을 주었다. 무지무지 큰 돌멩이와 함께 말이다. 베서니가 파도 속으로 들어가 조그마한 구멍에서 빠져 나올 때 가슴이 뛰었고 더 있어서 박수가 나왔다. 너무나도 눈부신 그 장면에 잠시 동안 헤어져 나올 수 없었다. 그러면서 반성했다. 웃음이 나왔다. 커다랗고 광활한 파도를 빠져나오는 베서니가 갖는 황홀함에 견줄게 하나 없는 내가 초라해 보였고 조그마한 고통조차도 엄살 부리는 내가 비웃음  거리처럼 느껴졌다.

부모님의 무한 신뢰와 그것을 바탕으로 하고자 하는 것을 향해 끝없이 몸을 던지는 베서니는 그냥 베서니가 아니었다. 그 안에 분명코 베서니를 움직이게 하는 뭔가가 있었다. 그것은 단지 시련이 아닌, 선물이었다. 무엇인지 두려움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것은 내가 갖고 싶은 것이었다. 무기력, 어쩌면 자만일지도 모르는 어두운 숲에 허우적거리는 나에게 딱 필요한 선물이었다. 그녀에게 뜨거운 가슴이 있고 꿈이 있어 부러웠다. 나도 베서니가 되어 커다란 파도에 나를 던져 보아야겠다. 깊은 절망, 극복하기 어려운 좌절이 찾아와도 우직하게…. 그렇다면 언젠가 나도 그 터널을 빠져나올 날이 있을 것이다. 시간이 얼마나 많이 걸리든지 상관없다. 그렇게 되면 이제 나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의 혼, 소울을 울릴 줄 아는 나를 말이다. 그렇다면 나도 입술을 깨물고 인생 최고의 시련 아니, 선물 그 포장지를 뜯어보리라!

순천고 임하규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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