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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정신까지 건강해야 한다
김경식  |  firekk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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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호] 승인 2018.07.19  21:2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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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식
행정학 박사 / 순천소방서 소방공무원

뉴스에서 ‘구급대원 폭행’이라는 제목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때마다 모두 동조하여 폭행한 사람에게 비난을 쏟아내고 있지만, 한 달도 되지 않아 똑같은 뉴스가 그 자리를 자리매김하고 있다. 남녀노소 따지지 않고 자신들의 의도에 맞지 않으면 바로 폭행으로 이어지고 있어 당하는 우리 소방공무원들은 정신적으로 매우 힘들다.

그나마 물리적인 폭행일 경우 뉴스에서 다뤄주고 있어 우리의 실상이 어느 정도 밝혀지지 않았나 한다. 그렇지만 ‘욕설’을 하는 경우가 수십배는 많을 것이다. 현장에서 대체적으로 듣는 욕설은 ‘00새0’, ‘0발0’, ‘개00’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다. 매번 듣는 것이니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리면 된다. 독자들도 심한 욕설을 타인에게 들어보라. 머리 속에서 며칠이나 맴도는지. 이것이 우리가 심하게 당하는 정신적 스트레스의 한 부분이다.

연말연시의 대형사고로 소방관서에서 예방순찰을 강화하고 있는데, 이는 경찰관서의 순찰과 같은 맥락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 소방차량이 줄을 지어서 야간에 경광등과 취명(싸이렌)을 하고 다니면 보는 시민들은 화재에 대하여 경각심을 가지게 되고, 이것이 곧 화재예방으로 이어져 화재 발생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필자의 경우 00지구에 예방순찰을 자주 나가는데 매번 좋은 소리만 듣는게 아니다. “아니 왜 이 좁은 골목에 큰 차를 가지고 들어왔냐”, “어디 불난줄 알고 깜짝 놀랐네”, “불도 안났는데 밤에 경광등 꺼야 하는 거 아니냐?”, “뭐하러 돌아댕기냐?”는 등 생각하기도 끔직한 소리를 듣는다. 통행이 많은 사거리에 정차를 하고 화재예방을 위한 홍보를 하면서 봉변을 당한 내용을 적어 본다.
50대로 보이는 남자가 필자가 화재예방 홍보를 하고 있는 소방차량으로 오더니 대뜸 ‘쌍욕’을 큰소리로 하는 것이다. 필자는 “무슨 일로 그러느냐?’, “00새0들이 불도 안났는데 소방차를 끌고 와서 놀래키고 있어. 차 빨리 빼. 00들이 전세냈어…’ 등 몇 분 정도나 욕설을 들었을까?
처음에는 다소곳이 “화재예방 순찰과 홍보입니다. 협조부탁드립니다.” 정도로 부드럽게 대화를 했음에도 끊임없는 욕설에 도저히 참지를 못하고, “공무집행방해를 하고 있으므로 경찰에 신고를 하겠다.”하니 그 남자도 “그러면 나도 00들 신고하겠다.”, “한번만 더 욕설과 화재예방 순찰활동을 방해하시면 경찰에 신고하겠다.”까지 약 삼십분의 시간이 소요되었을까? 갑자기 욕설을 하면서 그 남자는 자기가 가던 길을 가버려 큰 사건이 되지는 않았다.

독자들도 주변에 알고 있는 소방공무원들에게 경험담을 이야기 들어 보라. 울분을 토하지 않으면 다행이고, 속으로 삭혀오고 있던 내용들이 모두 나올 것이다. 겉에 드러나지 않는 정신적 스트레스가 어느 순간 우리들의 몸과 마음을 피폐하게 만들 것이다.

만약 구급대원을 포함한 소방공무원에 대하여 폭행을 한 사람에게 똑같은 형태로 폭행을 하였다면 어떻게 될까? 상상만해도 끔찍하다. 뉴스에 소방공무원이 요구조자를 폭행하여 입건되었고, 본분을 잊어버렸다고 모든 소방공무원들을 싸잡아 나쁜 사람으로 몰아가지 않겠는가? 그러나 우리 소방공무원들은 보호하지 않으면 죽을 수 있거나 더 큰 장애로 남을 요구조자이기에 ‘참고’, ‘피하고’, ‘달래는’ 것만 배웠고 실천하고 있다.

필자도 누군가의 아들이며, 누군가의 남편이며, 누군가의 아빠인데. 필자가 무슨 잘못을 했길래 그렇게 심한 욕을 듣고 참아야 하는지. 두어달이 지나도 그 장소와 욕설을 한 남자의 인상착의, 욕설 내용이 기억이 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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