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성호
순천대인문학술원장

순천광장신문은 새로운 길목에 서있다. 순천언론협동조합은 지난 5년여 동안 매주 또는 격주로 순천광장신문을 오프라인으로 발행하여 왔다. 프레시안 같은 언론협동조합도 온라인 신문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오프라인 신문 체제를 유지해왔다는 자체가 의미하는 바는 적지 않다. 그러나 지난 6월 20일 188호를 마지막으로 순천광장신문은 새로운 체제를 전면적으로 모색하기로 하였다.

순천광장신문의 운영과정에 몇 가지 큰 어려움이 있었다. 첫째, 지방자치단체와 특정 독지가들의 지원 없이 조합비와 구독료로 광장신문 기자 인건비와 제작비를 감당할 수 없었다. 둘째, 조합원중심의 운영으로 인해 신문의 외연확대가 제약이 있었다. 셋째, 신문제작과 유지에 조합의 무게 중심이 치우치면서 언론협동조합과 광장신문사이의 거리가 커졌다.

결국 신문과 협동조합 모두가 어려워지면서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순천광장신문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했던 기자들 대부분과 같이할 수 없게 된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순천광장신문과 언론협동조합 활동에 기여한 그 분들의 노고를 우리 조합원들이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번 위기를 계기로 우리 신문과 협동조합은 긴 호흡을 가지고 나갈 수 있는 새로운 토대를 다져나갈 필요가 있다.

첫째, 조합중심으로 신문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 광장신문을 유지하는 부담이 너무 크다 보니 모든 조합 활동이 신문중심으로 진행되었다. 그로 인해 협동조합 본연의 활동이 침체되고 조합원 사이의 관계가 소원해졌다. 앞으로 조합 활동의 토대 위에서 신문발간이 유지되기를 기대한다. 신문발간 재정을 위해 무리하게 진행하였던 이벤트를 조합원 활동 활성화를 위한 행사로 전환해서 지속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둘째, 오프라인 신문에 너무 연연해하지 않았으면 한다. 현재 만부 이하의 종이신문들의 생존이 쉽지 않고, 그나마 2020년을 전후로 종이신문들은 사라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그동안에 논의되었던 온라인 신문으로의 방향을 더 구체화 해나갈 필요가 있다. 우선은 월 1회 정도 오프라인 신문을 발행하면서, 신문기사를 SNS를 이용해 조합원, 구독자, 일반시민들에게 다양하게 전파하도록 노력해가야 할 것이다.

셋째, 신문기사 작성에 조합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 전문기자 편집체제가 당분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일반 조합원들이 칼럼, 시론, 기획시리즈 이외에도 보도기사 등까지 영역을 넓혀 참여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신문제작 과정에 참여했던 기자, 시민기자들을 넘어 외부의 필자들에게까지 문호를 확대 개방하면 좋겠다. 그리고 재정이 안정되면 보도기사들부터 원고료를 지급하여 기사투고 활성화를 유도해나갔으면 한다.

넷째, 순천광장신문의 영향력을 확대해나갔으면 한다. 그동안 순천광장신문은 1,000여명의 조합원과 구독자 풀에서 벗어나지 못해 영향력이 제한적이었다. 조합신문이 생산하는 언론뉴스는 공공재 성격을 띠기 때문에 더 많은 시민들이 그 혜택을 볼수록 좋은 것이다. 이를 위해 언론협동조합은 뉴스 전달과정을 통해 순천지역의 시민단체, 생활협동조합, 다양한 일반 시민 모임들과의 연대를 강화해나가야 할 것이다.

위기는 기회이다. 순천광장신문이 이번 일을 계기로 호흡을 다듬으면서 진정한 순천언론협동조합과 순천시민의 신문으로 더욱 발전해나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6.13 지방선거 이후에도 지역사회와 한국사회 전반에 조합원과 시민들의 지혜를 모아 해결해나가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있다. 순천광장신문이 하루 빨리 재정비되어 이 과제 해결에 동참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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