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3일 구례 자연드림파크 집회 참관기

6월 23일 구례 자연드림파크 앞에서 개최된 집회에 다녀왔다. 참으로 황당한 일이다. 그동안 ‘생협’이라고 하면 인간과 생명, 환경에 관심을 갖는 자본주의의 대안을 모색하는 활동가들이 모여서 만든 조직이라고 생각해 왔다. 실제로 내가 사는 순천에서도 많은 생협활동가들이 시민단체 등에서 지역문제나 사회문제 해결에 함께 하는 모습을 보아왔다. 그런 생협 조직에서 노동탄압이라니...

▲ 6월 23일 구례자연드림파크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소속 500여명의 조합원이 참석한 가운데 집회가 열렸다

구례 자연드림파크는 생협에 공급하는 각종 물품을 생산하는 시설이다. 참고로 생협도 이제 간단한 먹거리에서 벗어나, 라면·생수·호프·막걸리 등 다양한 상품을 생산하고 있다. 구례 자연드림파크에는 수백명의 노동자들이 일을 하고 있다. 그 노동자들이 작년에 노동조합을 결성했다고 한다. 노조를 결성하자 노조에 대한 탄압이 시작되었다.

사측은 노조원들을 일반 직원과 분리하기 위해 우리가 흔히 보아왔던 삼성, 현대, 유성 등에서 진행되었던 자본가들의 노조탄압과 너무도 비슷한 형태로 전개되었다. 회유와 협박, 고소와 고발, 무급 대기, 징계 등을 통하여 노조원들을 탄압했다. 그러나 사측의 이러한 조치들은 부당노동행위로, 조합원에 대한 검찰 고소·고발건들은 ‘협의없음’으로 판명났다.
 

▲ 구례자연드림파크 노조탄압 중단을 외치는 조합원들.


사측은 회사의 창립기념일을 앞둔 지난 4월 노조가 대규모 집회를 계획하자 협상을 제의했다. 노조에서는 협상을 받아들여고 사측에 대한 요구를 한달간 유예하였다. 그러나 사측은 이 한달이라는 기간을 이용해서 노조탄압을 위한 준비와 내부 여론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활동가 5명을 왕복 500km가 떨어진 괴산의 냉동창고로 발령을 낸 것이다. 심지어 어린 2명의 아이를 돌봐야 할 여성노동자도 포함되어 있다. ‘해고’는 하지 않았지만 해고보다 더 악랄하다. 출퇴근이 불가능한 곳이다. 어린 아이들과 헤어지던지, 회사를 그만두던지 하라는 말이 아닌가? 자연과 인간, 소비자와 생산자의 상생을 도모하여 자본주의 대안을 만들어 보겠다던 조직에서 할 수 있는 일인가?
 

▲ 구례자연드림파크 노동자들과 함께 하는 구례군민들
▲ 6.23.구례자연드림파크 집회가 끝난 후, 노동자들의 요구가 담긴 노란리본을 나무에 매달고 있는 조합원
▲ 구례자연드림파크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선전홍보를 진행하고 있다.

많은 교사들이 생협 조합원이다. 지역의 많은 활동가들이 생협 조합원이다. 노동조합 만든 것이 무슨 죄란 말인가? 생협 조합원들이 먼저 나서서 노조탄압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하지 않겠는가? 내가 아는 생협은 최소한 아무리 규모를 키웠어도 자본가들의 사기업과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를 무너뜨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거기에 생협 조합원들과 활동가들이 나서서 빠른 시일 내에 노조탄압과 부당전보발령을 취소하는 조치를 취하기를 기대해 본다.
 

▲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6.30)에 울려퍼진 구례자연드림파크노동자들의 목소리

신선식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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