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한 알

사과 한 알 속에는
한 그루 사과나무가 들어있다
햇살 따스하고 강물 푸르른 날
사과 한 알 붉어질 때
한 알의 사과 속에는
또 한 그루 어린 사과나무가 살고 있다
바람 불고 가을비 내리는 날
붉은 사과 익어가는 동안
사과 한 알 속에 스며있는
그대 푸른 문장文章이여
오랜 우물에 묻어둔
스물 무렵 능금향 사랑이여
한 그루 사과나무
사과 한 알 속에는
그대 뜨거운 가슴 깊은 곳
타오르는 불꽃이 들어있다.

 

 

 

나종영
1954년 광주출생. 1981년 창작과비평사 13인 신작시집「우리들의 그리움은」으로 등단. 시집으로『끝끝내 너는』,『나는 상처를 사랑했네』등이 있음. <5월시>, <시와 경제> 동인으로 활동 광주·전남작가회의 회장, 한국작가회의 부이사장 역임. 광주민예총 회장역임, 현 <문학들> 편집인.


 

저작권자 © 순천광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