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요...

안녕하세요. 저는 고등학생입니다. 저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게 지옥 같아요. 제 기분은 꼭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초조하고 불안해요. 정말로 집에 들어가는 게 싫어요.

저희 부모님은 눈만 마주치면 싸움을 하세요. 자주 언성을 높이시고, 또 크게 싸우시는 경우도 많아요. 부모님은 저희에게도 늘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씀하세요. 엄마는 동생과 절 보시고 “너희들만 아니면 내가 왜 이 고생을 하며 사냐.”며 하소연하세요. 그럴 때마다 전 죄인이 된 기분이고 저 때문에 두 분 사이가 좋지 못한 것 같아 어쩔 줄 모르겠어요.

집에 있으면 불안하고 집에서 나오고 싶은데 정작 학교에 있거나 어디에 있어도 집이 걱정되고 마음도 여전히 불편해요. 그러다가도 집에 돌아갈 생각만 하면 암담한 기분이고요. 차라리 제가 이 세상에서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


이러면 어떨까요

많이 힘드시죠. 진정으로 얼마나 힘들지 느껴지고 또 같이 맘 아파한다는 말을 하고 싶네요.

부모님이 자주 언성을 높이시거나 약간씩 삐거덕거리시는 모습이 보일 때면 정말 온 집안의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을 것 같아요. 그런 분위기 때문에 숨도 제대로 크게 못 쉴 정도로 긴장하게 될 것도 같고요. 부모님 눈치도 살피게 되겠지요. 가족 전체가 늘 마음이 편하지 않고 긴장하게 되고 불안한 심정일 거예요.

집안 분위기가 그러니 당연히 집에 있으면 안정이 되지 않고 어디든 탈출하고 싶은 심정일 거예요. 그렇다고 정작 집 밖에 나가 있어도 마음이 그다지 편안해지지 않는 것은 아마도 그런 분위기에서 빠져나와 있다고 하더라도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그런 상황이 계속되어 질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다시 그런 상황에 부딪혀야만 하니 잠시 회피한다고 해서 아무것도 해결되는 건 없으니까요.

어머니가 하소연하시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마치 내가 잘못해서 부모님들이 그러시는 것 같아 죄인이 된 기분이 든다고요? 어머님들이 너무 속상하신 일이 있으면 맘이 잘 통하는 자식들에게 가끔 이렇게 하소연하시는 경우도 있죠. “내가 전생에 무슨 죄가 많아서 너 같은 걸 낳아서 이 고생을 시키냐”라는 소리를 들을 땐 정말 무지 속상하셨을 것 같아요.

하지만 생각해 보면 모두가 자식들을 사랑하고 믿는 맘에서 나오는 말씀이구나 생각되는 경우가 많지요. 너무 사랑하니까 힘들고 고달파도 살아가신다는 뜻이겠지요. 그리고, 어쩌면 자녀의 존재가 부모님들 사이를 그나마 이어주는 공통분모가 되는 것 같아요. 어머니의 말씀이 언뜻 듣기에는 섭섭하게 들리나 그렇게 한 번씩 하소연하면서 힘을 얻으시는 거 같아요. 그러니 부모님 곁에 있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을 잘 알 것 같아요. 하지만 언제까지나 그런 상태로 있을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의식적으로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려고 애써 보세요.

부모님이나 집안 분위기 때문에 불안정한 심리 상태가 계속된다면 더욱더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생각에 빠져들게 되고 그것은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힘들게 만들 수 있을 거예요.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을 가지세요.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밝고 편안한 마음을 가지려고 애쓴다면 지금 힘든 시간도 슬기롭게 잘 넘길 수 있을 거예요.

집안 분위기나 힘든 모든 주변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굳건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킨다면 부모님에게도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힘들다고 흔들리면 부모님들에게나 가족 전체에 또 하나의 문제가 늘어나고 그만큼 더 서로 고통스러워질 수 있을 거예요.

가족 구성원들이 얼마나 서로 이해하고 서로 맞춰 가느냐에 따라서 크게 번져갈지, 아니면 곧 해결되는지에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니 부모님을 조금 이해하는 마음을 가지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부모님들이 다소 짜증스럽게 대하시더라도 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부모님이 힘드셔서 그렇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부모님들도 당신들 나름대로 힘이 드시니 마음과는 달리 그렇게 되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너무 속상해하지 마시고 힘드시니까 그러시는구나 생각하세요.

지금 힘들다고 절대 비관하거나 우울해하지 마세요. 자신을 자책하는 일도 없어야겠지요. 좋지 못한 정서는 자꾸 더 깊이 그런 부정적인 정서에 빠져들게 만든답니다. 그렇게 되면 모든 것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거예요. 항상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밝은 기분, 편안한 마음을 유지하기 위해 애써 보세요.

그리고 자신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세요. 공부도 열심히 하고 학교생활에도 충실하고 그 외에 자신이 흥미를 느끼고 있는 건전한 곳에 몰두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마음이 불안하거나 기분이 저하되면 기분 전환을 위해서 친구들과 운동 등을 하면서 몸을 많이 움직인다거나 마음을 편안하고 차분하게 해주는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아요. 힘내세요.

조연용 순천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센터장
순천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 www.scyouth1388.or.kr / (061)745-1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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