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켜세우지만 일자리로는 불안해

순천에는 해설사가 많다.
문화관광해설사, 자연생태해설사, 국가정원해설사 등과 그와 연계되어 있는 약용해설사, 천문해설사, 문학관해설사도 있다. 그 외에도 숲해설사, 기후환경해설사, 마을해설사 등 많은 해설사가 있다. 그들은 각각 어떻게 만들어졌고, 운용되고 있는지 문화관광‧자연생태‧국가정원 해설사를 중심으로 알아본다.

문화관광해설사
문화체육관광부는 2001년 ‘한국방문의 해’와 2002년 ‘한일월드컵공동개최’ 등 국가적인 대형행사를 맞이하여 우리 문화유산을 내‧외국인에게 정확하게 전달한다는 취지로 「문화유산해설사 양성 및 활용사업계획」을 확정하고 지자체에 통보하였다. (문화관광해설사 운영지침 제1조)

순천에서도 2001년 외국어 가능한 사람을 우선으로 10명의 순천시 지정가이드가 선발되었다. 당시엔 안내소가 없었고 단체 관광객 예약이 오면 문화유산해설사가 나가서 동행하며 해설하는 형식이었다.

해설영역이나 활동지역이 생태, 농어촌 체험, 관광지 등으로 점차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는 현실을 감안하여 2005년 ‘문화유산해설사’에서 ‘문화관광해설사’로 명칭을 변경하였다. (지침 제1조)

“순천시 문화관광해설사도 문체부의 ‘문화관광해설사 운영지침’(이하 지침)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 현재 외국어 12명을 포함하여 36명의 해설사가 2018년 4월 평균 13.8일을 근무했다. 외국어해설사는 영어의 경우 영어전공자이거나, 영어선생님이 많고, 중국어와 일본어는 원어민이 대부분이다.”고 관광진흥과 심재성 주무관은 말했다.
 

▲ 시티투어는 문화관광해설사가 동승하여 해설한다.


문화관광해설사는 순천역, 공용버스터미널 등과 송광사, 낙안읍성, 드라마세트장 등의 관광안내소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시티투어, 팸투어 등과 콜센터에서도 근무를 한다.

자연생태해설사
1990년대부터 환경운동가와 시민 단체에 의해서 순천만 지킴이 활동이 있었다.
2003년엔 순천만이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순천시가 관리를 시작했다. 2006년, 순천만습지가 람사르협약에 등록되어 유명해지면서 2008년부터는 연간 200만 명이 순천만을 찾아왔다. 순천시는 해설사가 필요해 당시 순천대 평생교육원의 자연환경해설사 등의 과정을 수료한 이들을 선발했다.
 

▲ 순천만자연생태관에서 자연생태해설사가 해설을 하고 있다.

또한 갯벌생태안내인 양성과정을 통해서도 배출되었다. 2009년, ‘갯벌생태안내인 교육과정 인증 및 위촉에 관한 규정’(이하 규정)이 당시 국토해양부에 의해 고시되었다. 갯벌생태안내인은 「습지보전법」에 따르며 규정에 의해 교육생이 배출되었다.

“현재 38명의 자연생태해설사가 활동하고 있는데 6명은 외국어해설사다. 2017년 기준 월평균 12~13일 근무했는데, 작년에는 33명이었으나 올해는 인원이 늘어나 근무일수가 줄었다.”고 순천만 보전과 박유진 주무관은 말했다.

국가정원해설사
2009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개최가 결정되었다. 2012년 순천시가 주관하여 평생학습과에서 정원해설사양성과정이 개설되었다. 교육을 통과한 51명이 박람회에서 정원해설사로 활약하였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열렸던 곳은 이듬해 4월 ‘순천만 정원’으로 다시 개장했다. 이때 25명 정원으로 정원해설사를 모집했다. 그런데 박람회해설사 가운데 31명과 정원해설사 양성과정 2기 교육생 등 39명 접수자 전원이 선발되었다. 국가정원해설사는 그 역사가 비교적 짧다.

국가정원운영과 정다운 주무관은 “현재 외국어해설사 6명을 포함하여, 모두 41명의 정원해설사가 근무하고 있으며, 2017년 기준 월평균 9일을 일했다. 국가정원해설사는 ‘순천시 관광해설사 운영 및 지원 조례안’에 따라 운용된다.”고 말했다.
 

▲ 관광객에게 해설사는 길잡이가 되기도 하고 길동무가 되기도 한다.
▲ 관광객에게 해설사는 길잡이가 되기도 하고 길동무가 되기도 한다.

조례는 2014년 순천시의회에서 통과되었다. 조례는 문화관광해설사, 자연환경해설사, 정원해설사, 그 밖의 해설사로 순천시 관광해설사의 종류를 정하고 운용의 기본 바탕을 제공한다.
2015년 수목원·정원법에 따라 순천만국가정원이 되고 해설사들도 국가정원해설사가 되었다.

해설사로서 자부심
해설사들과 이야기해보면 그들의 자부심과 자긍심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낀다. 대부분이 해설사를 만든 취지에 공감했다.

“지역의 여러 가지를 관광객에게 알릴 수 있다.” 
“나를 표현하는 장이 늘 열려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새로운 것을 공부하는 마음이다.”
“모니터링 활동을 통해 시민활동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
“미흡한 준비였으나 해설사의 입으로 순천만정원박람회의 성공을 이끌었다.” 등등

“해설사들의 숨은 노고가 있어서 지난해 960만 관광객이 순천에 다녀갔다.”(심재성주무관) “오랜 시간 갈대 등 생태의 세세한 변화를 관광객에게 해설하고 관광객이 이에 대한 감사 글을 남긴 것을 볼 때 기쁘다.”(박유진 주무관)

적은 근무일수, 일자리 창출과 봉사서약서
해설사는 나라와 지역의 행사 등을 유치하면서 경력단절여성과 퇴직자의 일자리창출을 목표의 하나로 해서 만들어졌다. 지금도 그런 해설사가 여기저기 만들어지고 있다. 그런데 평균근무일수가 너무 적다고 입을 모은다. 한 달 평균근무일이 10일 안팎이거나 10일이 안 되는 경우도 있었다. 일자리창출 실적을 과시하기 위해 필요보다 많은 인원을 선발하여 일자리의 질이 떨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다른 일과 병행하는 일명 투잡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해설사의 전문화를 막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해설사임이 자랑스럽지만 용돈벌이도 안 되는 수입으로 직업이라 하기 어렵다.” “일자리창출이란 목표로 만들어지지만 실제로는 봉사서약서를 쓰고 해설을 한다. 그래서 필요에 의해 해설이 근무가 될 때도 있고, 봉사가 될 때도 있다.”고 말한다.

2015년 경남 창원 문화관광해설사가 해설 활동 중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건으로 그 유족이 지자체를 상대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청구하였으나 해설사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라 자원봉사자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기각된 사례도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노력하는 해설사에게 숟가락만 얹는 경우도 있다. “열심히 해봐야 누가 알아주더냐 대충해라”. “한 때는 사회에서 존경받는 분과 함께 일한다는 것이 기뻤다. 그런데 해설하는 것을 경로당 가는 것에 비유하더라. 실망했다.”고 말하는 해설사도 있었다.

해설의 전문화
“이제 관광객 수는 정점을 찍었다. 그래서 관광객유치에 있어서, 한 번 다녀간 사람이 다음에 다시 오는 도시가 되기 위한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 노력의 하나를 해설사들이 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문해설사가 되어야 한다.”

“한 달에 15일 이상 일한다면 다른 일 안하고 해설만 할 텐데.” 
“한 가지만 하고 싶어.”
“이것저것 여러 가지 하는 거 별로야. 근데 한 달에 3~4십만 원 벌어서 돈 번다고 하기 부끄러워서….”

“외국어해설사로 선발되었지만 실은 한국어해설사와 차이를 모르겠다. 외국인이 상대적으로 적으니 어쩔 수 없지만 외국인을 위한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다.”

해설사들은 해설사로서 그 자부심과 긍지를 다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러나 일자리로서는 불안함을 감추지 않았다. 실적을 내세우기보다는 질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여 전문해설사를 키우는 것이 지역의 관광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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