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요...

안녕하세요. 저는 고2 아들을 둔 엄마입니다.
아이가 1년 전부터 학교를 무단결석하고 오토바이를 사기 위해 불량한 아이들과 어울려 다닙니다. 폭주하기도 하고 아이들과 어울려 빈집털이를 하다가 경찰서에 연행된 적도 있었습니다. 다행히 그 집주인과 합의가 돼서 더 큰 일은 막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아이가 마음을 잡지 못하고 늦게 귀가하고 학교생활도 잘 적응을 못 합니다. 그래서 상담 센터에 문의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상담 센터에 가려고 하지도 않고 상담 센터에 가도 얘기를 잘 안 하고 담배도 피운다고 합니다. 한 달쯤 됐는데 태도가 똑같다는 겁니다. 아예 상담하려는 동기가 없는 것이지요. 그렇다고 해서 이대로 놔두었다가는 아이가 문제를 더 일으킬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러면 어떨까요

안녕하세요. 어머님. 자녀 때문에 걱정이 많으시겠습니다. 어머님께서 아이를 위해 상담 센터에서 정기적으로 상담을 받게 했던 모양인데 아이는 어머님 마음과는 다르게 상담의 필요성도 못 느끼고 자신이 왜 상담을 받아야 하는지도 모르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어머님께서도 힘을 내시고 아이와 함께 대화로써 문제를 하나하나 풀어나간다면 희망이 있을 것입니다.

아이가 또한 상담 센터에 나갔다는 것으로 보아 상담이 전혀 효과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상담에 대한 어떤 작은 기대도 있었을 것 같고, 상담을 통해 자신을 변화시켜 보려는 노력의 모습이라고 보입니다. 지금은 모든 것이 막막하고 아이가 희망이 없어 보여도 상담소에 몇 차례 나갔다는 것이 장점이라 생각되는 만큼 어머님께서 조금만 더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주셨으면 합니다.

우선 어머님께서 아이와 이야기 할 때 상담에 대한 생각이 어떠한지 알아보십시오. 엄마 때문에 시작한 것이기는 하나 이것이 너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 같은지, 상담이 싫다면 왜 싫은지, 만약 상담을 종결하고 싶다면 그 이후의 결과가 어떨 것 같은지 등을 물어보시면 어떨까요? 이것은 아이에게 생각을 정리할 기회를 줌과 동시에 처음에 어머니와 아이가 합의되지 않은 부분들에 대해서 일정 정도 합의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해 줄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보통 비행하는 아이들은 마음속에 불만이 많다고 합니다. 그러한 불만들은 역으로 생각한다면 자신을 발전시키려는 동기와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려는 열정으로 생기는 것 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어른들과 마찰을 일으키면서도 자기 뜻을 이루려고 하고 독립적으로 자신만의 어떤 생활공간을 만들고 싶어 하는 것이겠지요.

또한, 어머님께서 아이에게 지금의 심정을 얘기해 주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너 때문에 속상해 죽겠다. 어쩌려고 이 모양이냐?” 등의 비난 어조가 아닌 어머님의 안타까운 심정을 말씀해 보십시오. “네가 상담 센터에 안 나가려고 하니까 엄마는 너무 걱정되는구나” 라든가 “상담 센터에 나가서 전문가 선생님과 툭 터놓고 얘기한다면 네 마음도 후련해질 텐데, 단지 엄마가 강제로 시켰다는 것에 대해서 불만이 있는 모양이구나” 등등의 말씀을 해 주신다면 아이가 어머니를 이해하는 데 훨씬 도움이 될 겁니다.

비행하는 청소년이라고 해서 일반 청소년과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그 아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표현할 줄 아는 건강한 사람들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그러한 욕구들을 사회에서 용인되고 자신에게 해가 되지 않는 방향으로 표출할 줄 아는 대안 행동이 부족하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또한, 아이들은 자신을 사랑합니다. 자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나 삶에 불만이 있을 때, 행동으로 표현하는지도 모릅니다. 분명 아드님은 상담에 아예 무관심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어머님과 상담 선생님의 관심이 아이의 마음을 열게 한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조연용 순천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센터장
순천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 www.scyouth1388.or.kr / (061)745-1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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