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예비후보들의 단일화

지방선거 후보자 등록개시일을 10일 남겨 놓은 시점에 순천시장 선거지형이 격변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허석 예비후보를 제외한 모든 시장 예비후보가 ‘후보 단일화’에 합의한 것이다.

한국의 여당이면서 순천시 지방의회의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맞서는 소수정당과 무소속에 속한 후보들의 고육지책이다.

“순천시민의 후보선택권을 실질화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내세운 이유다. 그 실질화란 “당의 영향을 받지 않고 순천시민이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도 “당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승리전략임을 숨기지 않았다. 여당 후보에 맞서는 후보들의 숫자를 줄이고 표를 몰아줌으로써 승리가능성을 높이겠다는 계산이다. 자신들만의 경선 리그를 만든 셈이다.

그들의 리그는 5월 24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그때까지 여론조사를 통해 리그의 승자를 가린다는 계획이다. 승자가 가려지면 무조건 승복하고 패자들이 승자의 공동 선대위원장이 되어 선거를 지원하겠다고도 다짐했다.

이들은 단일화 과정의 출범을 알리는 공동 기자회견에서 “순천 정치는 파벌로 나뉘어 계파와 대리정치라는 구태로 얼룩지는 전형적인 패거리 정치에서 한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순천의 정치현실에 대한 견해를 피력했다. 그리고 “선거가 편가르기 판에 매몰되는 안타까운 현실에 있다.”며 자신들이 “각기 다른 이상과 정치의 길을 걸어왔지만 그 모든 것을 내려놓고 대의를 위해 전면 단일화에 합의해 순천 통합 정치의 새 역사를 열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서로의 정책공약을 뜨겁게 토론하고 때로는 날선 비판과 경쟁을 통해 정책과 비전을 보완하고 단일화를 완성해 낼 것”이라고 공언했다.

네 예비후보의 단일화 선언을 두고 내세운 명분에 공감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권력만을 쫓아 이상도 버리고 갈지자 행보를 걷는 것이라고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과연 네 사람의 단일화 결정이 순천시의 정치를 바꾸는 실험이 될지, 단지 권력을 잡기 위한 정치공학적 도박에 그칠지는 단일화 과정에 달려 있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기자회견문을 통해 공언한 대로 뜨거운 토론과 비판, 경쟁을 통해 새로운 정책과 비전을 벼려낸다면 최종 승리와 상관없이 그들은 승자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전투구의 모습으로 단일화에 실패한다면 그들의 리그는 순천 정치의 초라한 마이너리그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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