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광장신문은 협동조합이 만든 신문이다. 조합원들이 우리 주변의 사람들을 소개하고, 생활 주변의 이야기를 담을 때 협동조합 언론으로서 그 가치와 의미를 살릴 수 있을 것이다. 그 과정이 곧 순천지역의 다양한 사람들 간의 소통을 가능하게 하고 공동체를 따뜻하게 할 것으로 보고‘IN 순천, 순천인’을 기획한다.


강수화 씨(35세)는 순천시 용당동이 고향이다. 3녀 중 장녀로 부모님은 맏이인 그를 지원하고 응원해주었다. 수화 씨는 어렸을 때부터 글쓰기와 그림그리기를 좋아했다.

기억에 남는 ‘피터팬’
수화 씨가 어렸을 때 엄마는 계몽사에 다녔다. 공무원으로 근무하던 아빠 역시 문학을 좋아해서 집에는 책이 가득했다.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주로 집에서 책을 읽으면서 지냈던 추억이 떠오른다고 했다. 동화책 중에서 지금도 기억에 남는 것으로 피터팬을 꼽았다. 그 책을 읽으면서 나도 저런 글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했다고 한다. 서재에 책이 가득했던 집에서 자란 어린이가 글쓰기를 좋아하고 아동문학에 관심을 갖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 강수화 씨가 카페에서 여유롭게 차를 마시고 있다.

수화 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초등학교에서 방과후 논술지도 선생님으로 6년 정도 일을 했다. 미래의 꿈나무인 어린이들에게 논술을 지도하는 시간은 행복했다. 논술 지도를 받은 어린이들이 백일장에 참여해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을 때는 “내가 상을 받은 것처럼 기분도 좋고 뿌듯했다”고 한다. 현재는 초등학교 교무행정사로 일하고 있다.

셀러던트의 길을 선택
수화 씨는 바쁜 일정 중에도 교육청 글쓰기 강사로 출강을 했다. 지난 4월 5일 목요일 순천교육지원청 주최로 삼산도서관에서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봄’에 관련된 시 창작 글쓰기를 지도했다.

수화 씨는 쉽지 않은 셀러던트의 길을 선택했다. 그것이 바로 한국방송대학교 유아교육학과에 지원하게 된 동기이다. 직장을 다니면서도 학과 공부를 할 수 있는 원격교육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원격교육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언제든지 자유롭게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어린이들에 대한 사랑과 문학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한 수화 씨는 올해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유아교육과 2학년 학생이다. 또한 방송통신대학교 9기 홍보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유아교육학을 공부하면서 깊이 있는 글쓰기로 아동문학을 하고 싶어 했다.  수화 씨는 “한 사람이 꿈을 꾼다면 꿈으로 그치지만 모두가 꿈을 꾼다면 현실로 이루어져요. 그래서 새로운 마음으로 대학에 입학했고 제 목표에 한걸음 다가서고 있어요.”라고 했다.

▲ 2017년 한국방송통신대학교 홍보단 모델로 활동했다. (왼쪽에서 첫 번째)

수화 씨는 나이가 들어서 하고 싶은 일을 시작한다는 것이 어렵지만 더 열심히 살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한다. 직장 생활과 학과 공부, 글쓰기를 병행하려면 누군가의 정신적인 후원이 필요했다. 가족들이 많이 응원해줬다. 특히 남편이 많이 도와줬다. 집안 살림 등 따뜻한 위로의 말로 힘을 준 남편과는 가장 친한 친구처럼 지낸다.

전국 백일장, 공모전 출품
고등학교 때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글을 집중적으로 써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그와 관련된 학과인 순천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선택했다. 문예창작학과를 다니면서 훌륭한 교수님들에게 글을 배웠다고 회고한다. 특히 곽재구 시인과 아동문학가 윤삼현 교수님에게 감사했다. 대학을 다니면서 처음으로 창원의 3.15 마산 백일장에 참가해봤다. 그때는 백일장이 이런 거구나 분위기만 익혔다. 

졸업 후 글과 접할 일이 없었지만 직장을 다니면서 정현수 교장선생님을 통하여 다시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수화 씨는 언제나 마음속의 은사님이라고 말했다.

대학에서 시를 전공한 수화 씨는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전국 백일장과 생활글쓰기 공모전에 작품을 출품했다. 시, 동시, 동화, 수필, 수기 등 다양한 부문에 출품해봤다. 다양한 수상경력이 생겼다.

2015년 ‘제24회 용아박용철 전국 백일장’ 장려상 수상을 시작으로 ‘제25회 전남 학생·시민 백일장’ 산문 부문에서 장원, ‘제1회 김동리와 다솔사’ 산문 부문 입상, ‘제14회 작가의 지갑’ 시와 에피소드 부문에서 수상했다.

▲ 강원일보 주최 '제23회 김유정기억하기 전국문예작품 공모 시상식'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강수화 씨(주황색 가디건)

2016년 ‘제23회 김유정 기억하기 전국문예대전’ 시 부문 우수상, ‘제25회 용아박용철 전국 백일장’ 차하, ‘환경과 사람 멘토링’ 동화부문 입상, ‘매일신문사 재난안전 수기’ 입상, ‘제54회 옥포대전’ 시 부문 차하, ‘월간 전국 한국인 창작콘테스트’ 시 부문 우수상, ‘제61기 문학광장 신인문학상’ 입상, ‘제25기 문학의 봄 신인문학상’ 입상, ‘계간 미래시학 신인상’ 입상, ‘전국 박경리 백일장’ 장려상, ‘전국 대한민국 과일쇼’ 수필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2017년 ‘전국 김영랑 백일장’ 입상, ‘전국 우리家 사랑해 공모전’ 시 부문 장려상, ‘제7회 대한민국 독도 문예대전’ 시 부문 특선, ‘제48회 한민족 통일 문예대전’ 민족통일협의 의장상을 수상했다.

▲ 제48회 한민족 통일 문예대전 민족통일협의의장상 수상 사진


신춘문예 최종심에 오르다
수화 씨뿐만 아니라 작가를 꿈꾸는 이들이 매년 출품하는 신춘문예에 두 번이나 최종심에 오르는 성과도 있었다. 2016년 ‘동양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최종심과 2017년 ‘광남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최종심이다. 2017년 신춘문예 공모전 시 부문 최종심에 오른 강수화 씨의 ‘메생이 국을 끓이다’에 대한 심사평이다. 심사를 맡은 이대흠(시인, 천관문학관 관장) 씨는 ‘마지막으로 남은 ‘첫차’와 ‘메생이 국을 끓이다’였다. 두 작품 모두, 시작을 낯설게 하기 기법을 사용하였다. … 문학적 수련을 더 정직하게 한 이는 ‘메생이 국을 끓이다’의 투고자고’라는 평에 수화 씨는 어떤 심정이었을까.

아래의 글은 신춘문예에 투고한 강수화 씨의 ‘메생이 국을 끓이다’ 부분이다.
어머니는 국자에서 바다를 건졌다/ 할머니의 어머니 그 어머니에게 이어진 깊은 자궁을 후후 불어가며 조심스럽게 옮겼다 뜨거운 김이 나야만 맡을 수 있는 냄새가 있다/ 국그릇에 담긴 파란 생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먹물을 풀어놓은 듯 그 속을 알 수 없다 풀리다 풀다만 인연의 끈을 휘휘 저어본다

▲ 신동엽 시인의 생가를 방문하였다.


시간을 견디는 힘
수화 씨는 김경주 시인을 좋아한다. 그 시인의 책이 13권이나 있다. 서울에서 김 시인의 강의를 듣던 중 ‘고전이라는 것은 시간을 견디는 힘이 있는 글이다.’라는 말을 들었다. “그런 글을 쓸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 될 것 같다. 내가 쓰는 글은 모든 사람이 읽었을 때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런 글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시가 가지고 있는 감수성, 생각, 좋은 글을 쓴다면 먼 훗날에도 남겨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글을 쓴다고 했다.

수화 씨는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으로 따뜻하고 좋은 글을 쓰려고 하는데 아직은 많이 부족한 것 같다. 하지만 한국 문학에 기억되는 사람이면 좋겠다.” 결초보은이라는 말처럼 은혜를 갚는 사람으로 나를 지지하고 도와준 모든 사람들에게 가슴 따뜻한 글로 보답하고 싶은 것이 수화 씨의 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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