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동부지역사회연구소 ‘순천탐방여행’ 2차 동행기

알아두면 쓸모있는 순천의 잡다한 지식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전남동부지역사회연구소(이하 동사연)가 주관하는 ‘우리 순천 탐방 여행’이 해답이다. 탐방객 35명은 지난 4월 22일 일요일 9시에 법원 주차장 앞을 출발하여, 곡천 친환경 된장 마을 이장님이 주신 두부를 싣고 송광사에 갔다.

송광사 부도밭 옆 반반한 바위에 여러 이름이 새겨져 있다. 고려나 조선 시대 자기 이름 하나 남기고픈 어쭙잖은 양반이겠거니 생각했다. 그러나 김인숙 문화해설사는 그렇지 않다고 알려주었다.

 

▲ 송광사 돌에 새겨진 이름, 그런 인물이라니...

대표적인 인물이 이하영이다. 그는 일본인 상점 점원을 하다, 선교사 알렌을 우연히 만나 요리사로 일하면서 영어를 배웠다. 대한제국에서는 친미파로, 일제 강점기에는 친일파로 일제 작위와 엄청난 재산을 취득했다. 총독부 중추원 고문 자리를 무려 20년간 중임한 인물이다. 반민족행위자의 이름이 송광사 부도밭 옆에 버젓이 쓰여있다니... 굳이 지워 없앨 필요는 없지만, 누구라는 건 알고 있는 게 좋겠다.

 

▲ 송광사 겹벚꽃


일제의 잔재는 바위 위에만 있지 않다. 지명에도 남아있다. 송광사가 있는 ‘송광면’도 그런 곳 중 하나다. 송광사는 소나무 송(松), 넓을 광(廣) 자를 쓴다. 그러나 송광면은 송(松)자는 같으나, 빛 광(光) 자를 사용한다. 알려지지 않은 지역 이야기가 좋다는 박순이 문화해설사는 “일제 때 넓을 광 자는 획수가 많아 쓰기가 힘들다는 핑계로 빛 광 자로 바꿨다.”고 알려줬다. 송광사가 있기 때문에 송광면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지만, 모양만 같지, 같은 ‘송광’이 아니다. “주암호를 끼고 있어 축산을 할 수 없는 송광이 살기 좋다. 풍광도 좋고 바람도 맑다.”는 장채열 동사연 소장의 이야기를 들으며 버스에 올랐다.
 

초연정 아래 바위에 앉아 탁주 한 잔

▲ 삼청리 초연정

송광면 삼청리에 위치한 명승 25호 초연정 원림은 정자와 그 주변의 경관을 함께 일컫는다. 삼청리는 물이 맑다고 수청(水淸), 바람이 맑다고 풍청(風淸), 달이 맑다고 월청(月淸)이라 하여 삼청(三淸)이라 한다. 초연정 아래 넓은 바위 위에 앉아 모후산 깊은 계곡에서 내려오는 물소리를 들으며 탁주 한 잔을 마신다. 홍건적을 피해 이곳까지 내려왔다는 공민왕은 몽골족의 원나라에 대항하여 자주 국가를 세우려고 했으며, 권문세족을 몰아내고 개혁정치를 펼치려 했다. 비록 공민왕의 개혁은 실패하였으나, 새로운 개혁세력인 신진사대부가 중앙정치에 자리 잡게 되는 계기를 만들었다. 문재인정부의 개혁은 어떻게 될 것이며, 이후 어떤 시대가 펼쳐질지 기대된다.

 

▲ 업동호수공원

모후실에서 맛난 차를 마시고, 주암호를 돌아 향림사를 거쳐 용당동 대주피오레 아파트 옆 업동저수지에 갔다. 노순 생태해설사는 “예전에는 농업용수로 사용하던 이곳을 수년 전 가시나무, 산딸나무 등을 심고 소공원을 조성하였다.”고 소개했다. 저수지 안에는 비단 잉어들이 많았으며, 위쪽으로 어린이 산림체험교실이 있고, 옆 임도를 따라 봉화산 정상으로 오를 수 있다. 한적하고 깨끗한 공원이어서, 봄날을 호젓하게 즐기기에 알맞아 보였다.

5월 27일은 주암면을 중심으로 탐방한다. (문의; 정명옥 동사연 사무국장 010-2124-5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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