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에 도전하는 청춘 / 문화의 거리에서 공방 운영하는 김지영 씨

순천 문화의 거리에 20대가 운영하는 오래된 공방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지영공방’을 찾아가 보았다. 입구에는 고양이 입간판이 맞아주고 비누, 도자기 등이 진열되어 있다. 이곳에서 긍정에너지 넘치는 사장님, 김지영(25세)씨를 만났다.

▲ 입구에 들어서면 고양이 입간판이 먼저 맞아준다.

김지영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사무직으로 취업을 했다. 회사생활을 하면서 가죽공예를 배웠다.
“어려서부터 쪼물딱거리며 손으로 만드는 것을 좋아했어요.”

오랫동안 공방을 하신 어머니의 영향으로 다양한 공예 취미를 갖고 있다. 가죽공예 시간은 더없이 즐거웠다. 배우며 만든 것을 같은 사무실 직원들에게 선물할 때 좋아하는 그들의 모습이 보기에 정말 좋았다. 보람됐다.

지영씨는 도자기 공방을 한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중학교 시절부터 도자기를 만들었다. 공부보다 더 재미있었다. 직접 만든 것을 주변에 보여주고 집에서 사용하면서 성취감을 느꼈다. 뿌듯했다. 대학에서는 축제 기간에 작품전시도 하고, 미술대전 등에서 수상도 했다. 

지영씨는 어머니를 인생 멘토라 했다. 어머니의 영향으로 도자기를 하게 되었고, 거기서 흥미와 적성을 찾았다.  그리고 공방을 처음 시작할 때와 다시 시작할 때도 힘이 되어주셨다.

1년이 채 안되어 회사를 그만 두었다. 책상에서 컴퓨터 자판만 두드리는 일이 너무 싫었다. 중앙동 지하상가의 씨내몰에 비누공방을 열었다. 지하상가에서 청년창업자들과  열정만으로 도전했다. 그러나 젊은이들이나 학생들이 지하상가로 내려오지 않았다. 그리고 비누만 만들다 보니 손님들의 다양한 체험요구를 만족시킬 수 없었다.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은데…. 잘 할 수 있는데….’
욕심이 났다. 좋아하는 것이어서 더 갈등이 생겼다. 이때 어머니의 조언으로 지상으로 올라와 문화의 거리에 다시 터를 잡았다.

▲ 문화의 거리에서 넘치는 긍정에너지로 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김지영 씨. 비누, 도자기, 석고방향제, 디퓨쳐, 향수, 우드페인트 등 체험거리가 다양한다.


문화의 거리에서는 욕심을 부려서 비누 외에 도자기, 석고방향제, 디퓨쳐, 향수, 우드페인팅 등 체험의 종류를 늘렸다. 주변 상인들과 학교 등의 외부 출강도 겸하게 되었다. 그리고 벌써 3년째. 지하상가에서 있던 기간까지 더해서 창업 4년째를 맞고 있다.
지금은 공방은 판매, 전시장으로 활용하고, 가까운 곳에 작업실을 운영하고 있다.

정 많은 ‘문화의 거리’에서
지영씨는 앞으로도 계속 여기에 있고 싶다. ‘문화의 거리’에는 행사가 많다. ‘골목대장’, ‘은행나무 아래로’ 등 크고 작은 행사가 있을 때면 여기 상인들이 모두 나와서 서로 도와주고 응원한다. 정 많고 단합이 잘 되는 문화의 거리에서 계속 함께 하고 싶다.

문화의 거리에는 이미 5~6년째 자리 잡은 공방들이 넓은 거리에 있다면 골목골목마다에는 젊은 청년작가의 공방들이 숨어있다. 근래에는 10여명의 청년작가들이 공방을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문화의 거리에 오시는 관광객들은 골목에 가지 않고 넓은 거리만 쓰윽 보고는 가버린다. 안타깝다.

지영씨는 어쩌다 손님이 찾아왔는데 문이 닫혀있으면 그냥 가지말기를 바란다. 꼭 통화를 하고 잠깐만 기다려 주기 바란다. 관광객이 한산한 평일엔 외부출강일 때가 많기 때문이다.

외부출강은 주로 도자기 수업을 하는데 공방에서는 다양한 체험이 이루어진다.
젊은 여성들은 실제 사용하는 비누, 향수, 디퓨져 등을 만드는 경우가 많다.
커플체험을 하는 경우는 도자기체험이 주를 이룬다. 각자 만들어서 서로에게 선물하며 추억을 쌓고 즐거워한다.

학생들은 토요일에 개별 수업을 한다. 그런데 학생들은 단체로 먼저 체험하고 개별로 오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이렇게 토요일에 오는 한 여중생은 친구와 같이 와서 그 친구들까지 같이 하고 있다.

▲ 도자기 진열장

학생들 공방 체험
원도심에 사는 꼬마 손님을 빠뜨릴 수 없다. 하루는 어린 남매가 와서는 주머니에서 꼬깃꼬깃한 천원3장을 꺼내며 지영씨에게 눈빛을 발사한다.
‘꼭 하고 싶어요.’
그런데 지영공방에는 3천원 체험이 없다. 난감한 지영씨는 우드페인팅을 시켜주었다. 남매는 기쁘게 돌아갔다. 그런데 다음 주 아홉 살 오빠는 지난 주 체험한 것을 가방에 달고 와서 친구도 해주어야 한다며 그 간절한 눈빛을 또 보냈다. 지영씨는 자신의 어릴 때가 생각났다. 정말 하고 싶은데 적은 용돈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아서 곤란했던 적이 있었다.

한편 성인 도자기반을 운영하고 싶지만 어르신들은 지영씨가 상대적으로 어리다보니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학생들과 젊은이들 위주의 체험을 하고 있다.

그래도 판매의 주 고객층은 성인이다. 어머니의 지인들과 지영씨의 지인들이다. 혼수품준비를 할 때 공방에서 그릇과 인테리어소품 등을 구입해 가기도 한다.

SNS 홍보로 스스로를 뛰어넘기
그 외 손님들은 어떤 경로로 오는 것일까?
우선 문화의 거리에 있는지 오래되었다. 씨네몰 시절부터는 4년째이니 어느 정도 자리 잡았다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손님들을 유쾌하게 하는 밝은 에너지로 왕성한 활동을 한다.

또한 적극적으로 SNS홍보를 하는데 이것이 젊은 여행객들과 학생들에게 효과를 보고 있다. 한번은 타도시에서 온 해병대커플이 체험을 하고 갔는데 이들이 그들의 SNS에 커플체험한 글을 올렸다. 그런데 다음 주에 다른 군인커플이 와서 체험하고는 “홍보 보고 왔어요. 저도 홍보 잘해 줄 자신 있는데….” 라고 했다. 지영씨는 눈치 빠르게 작은 선물을 하며 응대했다.
“물론이죠. 손님의 SNS에 체험글 올려주신다는 거죠?”

보통은 주인이 직접 홍보하는데, 지영공방은 손님들이 체험을 한 뒤 자신의 SNS에 올린다. 이럴 때 지영씨는 작은 선물을 하는데 이 커플이 앞주에 다녀간 경우를 알고 왔던 것이다.  이렇게 지영씨의 활동을 뛰어넘는 홍보가 손님들의 입소문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 결과 지금은 각지에서 공방체험을 하러 오는 관광객이 적지 않다.
 

공방 골목 지도 있었으면

▲ 공방 마스코트인 치즈

그런데 지영씨는 몹시 안타깝다. 관광객들뿐만 아니라 순천시민조차도 정 넘치는 ‘문화의 거리’를 모르는 분들이 많은 것이다. 오히려 순천에 꽤 살았다는 사람도 ‘순천에 그런 곳이 있어?’라고 반문한다. 그래서 문화의 거리에 대해 많은 사람이 알게 되기를 바란다. 그런데 골목마다 숨어있는 공방을 찾기 어렵다. 그래서 공방을 알려주는 골목지도 같은 것이 있으면 좋겠다.

앞으로 지영씨는 공방체험을 할 수 있는 고양이카페를 하고 싶다. 지영씨는 고양이를 좋아한다. 공방의 마스코트도 고양이다. 이름은 치즈. 현재 길고양이 3마리에게 밥을 주고 있다. 털알레르기 심한 가족이 있어서 집에서 키우지는 못한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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