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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발전과 ‘삥뜯기’
김계수 조합원  |  dal-nam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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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호] 승인 2018.04.05  17:5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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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시는 여전히 농촌지역이 도시지역 보다 압도적으로 넓다. 도시문제와 함께 농촌문제를 고민해야 하는 이유이다. 외서면에서 17년 째 농사를 짓고 있는 김계수 조합원이 농촌의 일상을 전하는 칼럼을 싣는다. <편집자 주>
   
▲ 김계수 조합원


지금 우리 지역에서는 태양광발전사업의 광풍이 불고 있다. 우리 외서는 전라남도에서 가장 작은 면적을 가진 면임에도 최근 2년 사이에 대규모 태양광발전소 세 곳이 이미 들어섰다. 또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곳이 한 군데 있고, 사업이 신청되어 행정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곳이 두 건이다. 모두 지역민이 아닌 외부 사업자들이 하는 일이다. 지역민 중에서도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태양광발전사업은 초기에 일정한 투자를 해 두기만 하면 20여 년간은 큰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꽤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한다는 말이 널리 퍼지면서 은근히 사업을 저울질해보는 사람이 많다.

외부 업자에 의해 추진되는 사업은 언제나 마을 주민들과의 갈등을 야기한다. 2년 전 앞마을 인근 산 중턱에 들어선 발전소는 규모가 2천 평 남짓으로 그다지 크지 않을 뿐 아니라 처음 겪는 일이어서인지 마을과 아무런 마찰 없이 조용히 들어섰다. 그러나 다른 한 마을 인근에 들어선 발전소는 마을 주민들과의 길고 지루한 갈등 끝에 최근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2만 평이 넘는 이 부지는 이전에 양계 단지가 들어서려다 일부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된 적이 있어 관심의 표적이 된 곳이다. 마을 주민들은 처음에 발전소의 지분 10%를 요구하며 관계 기관에 계속 민원을 제기하다 결국 2억 원이 넘는 현금과 3상 전기 선로를 마을까지 연결해주는 것을 조건으로 사업을 용인했다.

지난해에 우리 마을 주변에도 사업이 신청되었다. 낙안으로 넘어가는 도로에 인접한 약 8천 평 정도의 외지인 땅이다. 이곳에는 수년 전 승마장이 추진되다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된 적이 있는데, 당시에도 이 시설에 대해 주민들 간에 찬반이 갈려 갈등하는 바람에 그 앙금이 지금껏 남아 있다. 마을 이장을 맡고 있는 아내가 중심이 되어 주민들의 반대 의견을 모아 시청에 민원을 제기했다. 업자가 찾아왔다. 예정된 부지 지척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민원을 해결해 줄 것, 토사 유출을 방지할 것, 시설 주변에 조경 공사를 할 것, 마을 상수도에 들어가는 전기를 부담하고 요즘 대유행인 마을 표지석을 설치해 줄 것 등 소박한(?) 조건으로 더 이상 민원을 제기하지 않기로 했다.

해당 부지에 터 고르는 공사가 진행되는 와중에 우리 동네와 같은 행정리(里)에 속한 앞 동네에서 반대를 하고 나섰다. 다른 마을에서 2억 원이 넘는 대박 소식이 나온 뒤였다. 부지 진입로에 농기계를 세워 차량의 진입을 막고 노인들이 드러눕기도 했다. 마을이장이 업무방해로 고소를 당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기천만원의 ‘마을발전기금’을 받기로 하고 길을 터주었다. 기반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또 다른 사업장은 마을에 5천만 원을 주기로 했다고 하는데 현장에서 보다 가까운 마을에서는 행정리가 다르다는 이유로 개입하지 못하고 아쉬운 입맛만 다시고 있다. 또 다른 마을에서는 1억 원에 합의해 줬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뜻밖의 횡재 같은 이야기들이 잇따르자 우리 마을은 옹색한 처지가 되었다. 굴러들어온 호박을 발로 차버리는 바보 같은 행동을 했다는 것이다. 마을 안에서는 소박한 합의의 주축이었던 이장네, 곧 우리 가족에 대해 원망하는 빛이 역력하다. 다른 마을 사람들은 우리 가족이 업자들로부터 당연히 뒷돈을 꽤 챙겼을 거라고 여기는 것 같다. 안 받았다는 증거를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

사실 신재생에너지 중에서 태양광발전은 풍력발전에 비해 반대할 명분이 별로 없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악착같이 반대하는 큰 이유는 돈이다. 뜻밖의 큰돈이 마을에 굴러들어오면 마을공동체는 몸살을 앓는다. 2억 원 대박 마을도 그 일부를 분배하는 과정에서 갈등을 겪고 있다. 자연마을 셋으로 이루어진 우리 마을에 그런 돈이 들어왔다면 더 큰 회오리바람이 불었을 것이다. 오늘날 그것 없이는 하루도 살기 힘든 그 전기를 쓸 수 있기까지 핵발전소나 화력발전소 인근 주민들과 고압 송전탑 주변에 사는 사람들이 겪는 고통을 사람들이 한 순간이나 생각해본 적이 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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