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가 지나가고 들녘마다 형형색색 피어나는 꽃들, 그 향기에 취해 한없이 돌아다니고 싶은 마음.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자전거에 싣고 들판을 돌아다녀 본다. 그동안 굳었던 다리와 허리 근육에 힘이 들어가고 뒷목에 땀이 배이기 시작한다. ‘건강이 곧 삶이다’라는 필자의 짧은 소견으로 꾸준히 운동하여 건강하게 맡은 바 책임을 다하리라 다짐하면서 글을 써본다.

싸움에서 용감하게 활약하여 군사상의 공적을 세운 이야기가 곧 무용담(武勇談)이다. 무엇인가 잘한 것이 있을 때 지인들과 이야기를 할 때 자랑하는 것 또한 무용담일 것이다. 너무 자주 하면 겨우 그거로 뽐내냐고 비아냥을 들을 수도 있는 것이 무용담이기도 하다. 필자의 지인들과 모임을 했을 때 가끔 듣는 무용담을 소개해본다.

몇 년 전 00시 00동 왕복 4차선 도로에서 대형화물차와 승용차가 추돌한 교통사고였고, 현장 바로 옆에 있던 지인은 곧바로 ‘119’에 신고를 했고, 주변에 있던 사람들과 힘을 합쳐 차량에 끼어 있던 시민을 구조하였고, 작은 응급처치라고는 하지만 CPR(심폐소생술)과 지혈을 했다고 한다.

“대로변에서 교통사고가 났는데 내가 신고를 했다”

“어떤 사고인데?“

“대낮 화물차하고 승용차하고 부딪쳤는데 쾅! 하는 소리가 크게 나서 옆에 있다가 달려갔지.”

“많이 다쳤던가?“

“화물차 밑에 깔려 있었고, 옆에 사람들이 아무것도 안 하고 있어서 내가 큰소리로 같이 구하자고 했지. 얼마인가 걸려서 차에서 꺼냈어.”

“힘은 안 들었고?”

“말도 마. 손하고 옷이 피범벅이 되었지. 핸드폰도 엉망이고. ㅎㅎㅎ”

“고생했네”

“근데 신고했다고 뭔 전화가 그렇게 많이 오냐? 나중에는 안 받았어. 바쁜데 빨리는 안오고”

“그건 정확한 위치를 확인해야 가까운 119구급대를 빨리 보내지. 또 환자가 몇 명이나 되는지, 얼마나 다쳤는지를 미리 알면 119구급대를 추가로 보낼 것인가를 파악하기 위한 것도 있고, 119구조대도 보내야 하고, 경찰에도 알려서 교통통제도 해야 하니까 그런 거야. 현장에 연락 취할 사람이 신고한 사람밖에 더 있어?”

“피도 많이 흘리고 숨도 안 쉬는 것 같아서 언젠가 배웠던 CPR을 하려고 가슴을 눌렀고, 옆 사람과 함께 흘리는 피를 닦고 지혈을 하고 있었지.”

“그러다가 119구급대가 와서 인계했겠네. 고생 많이 했어. 이것이 곧 시민이 할 일이야. 한 잔 따라 줄게.”

“그런데 얼마 전에 모르는 전화번호로 연락이 왔어. 여자였는데”

“설마!”

“그러니까 내가 이렇게 이야기하지. 몇 년 전인데 그때 다쳐서 경황이 없다가 빠른 응급처치로 이만큼이라도 빨리 완치가 된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물어물어 연락한 거란다.”

“완치는 되었고?”

“완전히는 아니고 후유증이 남아 있다고 하네.”

필자는 지인의 이야기를 몇 번 들었어도 계속 들어주었고, 그때마다 잘했다고 거들어주고, 누구에게라도 자랑하라고, 그렇게 해도 될 만한 일이라고 이야기한다. 지인에게서 당시에 다쳤던 분에게서 연락이 왔었다는 것은 얼마 전에 들었던 것으로 기회가 닿는다면 언제라도 기억에 남을 수 있는 공간에 남겨야겠다는 뜻으로 이곳에 소개하였다.

이러한 무용담이라면 계속 들어주고 더 잘할 수 있도록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주는 것이 맞을 것이다. 배워서 아는 것이 있으면 그 자체로도 좋을 수 있다. 더 좋은 것은 아는 것을 실천하는 것일 거다. 그보다 더 좋은 것은 내가 실천했던 일이 내 이웃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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