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낭만 중 하나로 여겨지던 동아리의 모습은 예전과 같지 않다. 어려운 취업난과 개인을 중시하는 문화가 확산된 탓일 것이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특색을 가지고 명맥을 이어 나가는 동아리들이 있다. 대학별로 차이를 보이는 동아리의 모습과 특색을 갖춘 동아리들을 알아보았다. <편집자 주>

전문대 동아리 활동

전문대 학생들은 빡빡한 학사일정으로 인해 다양한 활동보다는 주로 소속 학과동아리와 종교동아리 활동을 했다. 여러 학과가 참여하는 동아리는 소수이다. 학과 동아리 경우 사실상 전공의 연장으로 볼 수 있으며 전공 관련 봉사 활동을 주로 한다. 

청암대 관계자는 “동아리 봉사 활동을 하면서 전공지식과 경험을 쌓고, 선후배 친목 도모와 취업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학과동아리는 지도교수가 직접 일정을 챙기는 등 거의 동아리 회장과 비슷하게 활동하고 있었다. 게다가 청암대의 경우 필수 봉사 활동 시간도 채워야 하기에 바쁜 학사일정 중에 동아리 활동으로 봉사 활동 시간을 채울 수 있다면 학생 측면에선 일거양득이었다. 

학과동아리인 청암대 ‘참간호’는 병원 및 사회단체 봉사 활동을, 제일대 ‘카오스로봇’은 각종 로봇대회 운영 요원으로 봉사 활동을 하고 있었다. 여러 학과가 참여하는 동아리로는 ‘안주’가 있는데 간호과가 주축이 되어 청암대에서 가장 큰 동아리이다. 각종 행사에 참여해 음주 상태 체험 도구를 통한 체험 활동과 알콜병동 견학 등을 통해 안전한 주류문화 확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22살 김희진 안주 회장은 “힘들지만, 음주문화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열심히 한다.”고 말했다.

활발한 종교동아리

종교동아리들은 전문대에서는 몇 안 되는 전체 동아리이고 전국적인 조직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순천대 ‘CCC'는 기독교 동아리로 순천대 동아리 중 유일하게 2개의 동아리방을 사용한다. 25살 최병광 순천대 동아리 연합회장은 “종교 동아리는 외부에도 조직이 있어 체계적으로 운영된다.”고 말했다. 종교라는 뚜렷한 주제도 한몫 하는 것 같았다. 24살 황유빈 순천대 CCC 회장은 “CCC는 기독교 단체에서 출발한 동아리로 캠퍼스 안에서 신앙생활에 도움을 주고 여러 활동을 통해 관계를 맺는다.”며 “성경만 읽는 딱딱한 동아리가 아니라 잘 챙겨주는 선후배가 많아 사람이 좋아 가입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순천대학교에서 열린 동아리 박람회. 산악회에서 준비한 하강 체험을 바라보는 학생들이 놀라워하고 있다.

오랜 역사와 전통

산악회가 준비한 하강체험을 하고 있다.

기나긴 역사를 가지고 선후배들이 서로 소통하며 운영되는 동아리 들이 있다. 순천대 ‘산악회’와 ‘향림다회’는 각각 37년과 31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25살 이언 산악회 회장은 “산을 등반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암벽등반 기술등반까지 하고 있다. 자주 오셔서 도와주시는 선배님들이 있고 선배님들이 많은 등반 업적을 쌓았다. 좀 더 친근한 문화를 조성해 동아리 활동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22살 양설화 향림다회 회장은 “차의 종류와 예절 등을 학습하고, 제다, 도예 체험을 한다. 1년에 한 번 선배님들이 오셔서 많이 후원해 주기도 한다. 차와 휴식이 있는 공간이다.”고 했다.
 

현 세태의 반영

어려운 취업 여건과 구속을 싫어하는 현시대를 반영하는 동아리들도 있다. 순천대 취업동아리 ‘석세스’와 보드게임 동아리 ‘모꼬지’가 그들이다. 취업동아리들은 학교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아 운영된다. 24살 이병주 석세스 회장은 “기계공학 직에 취업하기 위한 학생들이 모여 기업분석 정보공유 활동을 하고 있다. 기업분석 대회에서 수상도 했고 서로 협력해서 취업해 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22살 박민서 모꼬지 회장은 “보드게임 잘 정리하기, 도박금지 등의 간단한 규칙만 지키면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다. 토너먼트 대회를 열기도 한다.”며 “자유로운 분위기이다.”고 말했다.

▲ CCC 동아리에서 홍보 활동을 위해 파전과 팝콘을 준비했다.
▲ 보드게임 동아리 모꼬지에서 게임을 하며 동아리를 소개하고 있다.
▲ 음악동아리 메아리에서 공연을 열었다.
▲ 가톨릭 동아리에서 홍보 활동으로 동전 던지기 게임을 했다.


동아리의 고민

동아리들이 공통적인 고민에 시달리고 있었다. 여러 동아리 회장들은 이구동성으로 “동아리에 대한 참가가 줄어들고 있어 부원모집이 어렵다. 지원은 더 줄어들고 있어 힘들다. 학생들이 동아리의 장점을 알고 많은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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