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 동천

누군가 던진 돌멩이 하나 품고
자신의 몸이 녹을까봐
노심초사하며 누워있는 강을 보네.
꽁꽁 언 결심이 풀어지고
가슴에 구멍이 나도록 말없이 견디는
 
당신이 언젠가 무심코 던진 사랑도
내 가슴에 오래 박혀있네.

내 가슴에 묵직하게 얹어놓은
그 단단한 미움 덩어리 하나
이제 생의 저 밑바닥에
그저 가만히 내려놓을 때가 되었네.

새로 자라난 물풀이 머리를 끄덕거리고
붕어들이 붉은 석양을 뛰어오르다가
멋쩍은 듯 슬며시 내려와
짧은 생각들을 뻐끔 뻐끔거리는 그곳.

 

▲ 이상인 시인

 

1992년『한국문학』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해변주점』,『연둣빛 치어들』,『UFO 소나무』,『툭, 건드려주었다』제5회 송순문학상 수상
순천작가회의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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