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인 이슈로 떠오른 문화계 ‘미투운동’의 여파가 순천까지 미쳤다. 지난 23일 순천시가 긴급 보도자료를 내고 “사진작가 배병우 씨의 성추행 폭로사건과 관련해 문화의 거리에 있는 배병우 창작 스튜디오를 폐쇄했다.”고 밝힌 것.

순천시는 관련 조치로 배병우 작가에게 스튜디오 폐쇄를 통보하고, 창작 스튜디오 간판 철거 및 임시폐관 안내문을 걸었다. 스튜디오 안의 작품은 5일 철거 되었다.
 

▲ 배병우 스튜디오의 전시물이 옮겨지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배병우 작가와 순천시와의 관계는 끝났고, 향후 시민 및 지역작가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공간 활용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순천시와 배병우 씨와의 창작공간 사용계약은 2016년 12월부터 5년간이었으며, 순천시는 배병우 작가에게 창작 공간과 프로그램 운영비를 지원해 왔다. 시 관계자는 “배씨와는 이메일을 통해 연락중”이라고 밝혔다.

배씨는 최근 그가 서울예대 사진학과 교수 재직시절 작업실, 촬영여행지 등에서 성추행을 한 일이 있다는 일부 졸업생들의 폭로글로 지탄을 받고 있다. 배 씨는 이에 대해 지난 25일 사과문을 내고 “자숙하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며 사과했다.

배병우 추문 2차 피해자들

순천창작예술촌도 이번 파장으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다. 지난 2017년 순천창작예술촌은 서울에 있는 대행사인 ‘놀다’에 의해 운영되었지만, 올해 초 공모를 통해 순천 업체인 순천창작예술촌 운영대행사 ‘앨리스’(대표 허명수)가 그 운영권을 얻은 상태다.

그러나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순천창작예술촌 제1호로 입촌했던 배병우 작가의 성추문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앨리스는 배병우 창작 스튜디오에 대한 문의로 인하여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배병우 작가와 관련된 방문과 전화가 폭주하고 있는 탓이다. 허 대표는 순천창작예술촌과 배병우 작가가 같이 관련지어 언급되는 것에 대해 매우 힘들어 했다.

그는 “지역주민과 소통하는 창작예술촌으로 만들어 보고 싶었는데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쳤다.”며 허탈해 했다.

배병우 작가 스튜디오 폐쇄로 인한 또 다른 피해자는 큐레이터로 근무해온 장 모씨이다. 그는 배병우 작가와 관련된 서울 업체와 순천시로부터 일방적인 해직 통보를 받았다고 했다. 이번 파장으로 인해 실직자가 된 것이다. 장 씨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걸려오는 전화가 많지만, 받지 않고 있다.”며 “전화가 걸려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배 씨 사건은 순천에 생각지 않았던 2차 피해를 낳고 있다.

이에 대하여 순천창작예술촌 담당 주무관은 장 씨는 “배병우 작가 관련 서울 업체에서 채용을 했다.”며 “순천시에서는 계약기간이 1월 말로 되어 있다. 계약기간 만료와 재계약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사건이 발생했다. 그래서 배병우 스튜디오 폐쇄로 인하여 계약 해지를 전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5일 배병우 스튜디오와 관련된 ‘아트인’ 업체가 내부에 있는 짐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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