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떨어진’고3 졸업생 이야기

입시가 끝나고 졸업식을 앞두고 있다. 19살 김 모 양은 부모님들로부터 조금은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마음은 편하지 않다. 대학입시에 떨어진 것이 가장 큰 장벽이다. 하지만 긴장이 풀려서 요즘 친구들을 만나면 이슬톡톡, 부라더소다 등을 마신다.

그동안 입시 준비하느라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과 영화도 보러 간다. 친구들 3~4명이 모이면 중앙시장에서 쇼핑을 즐긴다. 눈에 띄는 보세의류, 액세서리, 화장품 가게에서 옷을 입어보고 거울도 보면서 시간가는 줄도 모르게 수다도 떨다가 분식집도 간다. 그리고 쌓인 스트레스 풀기, 시간때우기인  마지막 코스는 노래방이다. 코인 동전 노래방을 이용하거나 저렴한 1시간에 5,000원인 노래방을 이용한다.

5,000원 노래방을 이용하면 그날 노래방을 찾는 손님이 별로 없으면 1시간 동안 노래를 부르고 30분에서 50분가량 서비스 시간도 넣어준다.

이 모양은 입시가 끝난 학생들은 놀고 싶을 때 놀지 못하는 이유로 돈이 없을 때 그리고 집 밖에 나가기 싫을 때라고 한다. 그동안 학교와 학원에서 짓눌린 시간을 보낸 학생들은 때로는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고 싶다고 한다. 혼자서 잠을 자거나 휴대폰으로 채팅을 하거나 TV, 컴퓨터와 휴대폰 게임도 즐기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김 모 양은 친구들과 입시를 준비하면서 술을 마신 일이 있다고 했다. “술을 마시는 장소로 자취방과 주민등록증을 검사하지 않은 규모가 작은 주점”이라고 했다.

김모양은 “기분 좋으면 좋아서 마셨고 기분이 나쁘면 기분이 나빠서 마셨다.”고 했다. 박모양도 그렇다고 했다. 다른 학생들도 “술을 마셔서 입시를 준비하는 등 학교생활에는 특별한 문제는 없었다.”고 했다. 여러명이 같이 수다를 떨면서 친구의 고민에 대해 공감하면서 마시기도 한다. 그러나 주로 혼자 방 안에서 마시는 친구들도 많다고 했다.

합격한 친구들은 “즐거운 쇼핑도 하고 미자(미성년자) 딱지를 떼었다면서 클럽에서 헌팅”을 한다. 떨어진 우리는 재수를 준비하고 있다. 재수 준비로 첫 번째, 집 주변의 독서실을 월권을 끊어서 다닌다. 두 번째, 재수기숙학원과 재수종합학원을 등록한다. 세 번째, 아르바이트와 재수를 함께 고민하는 친구도 있다.

그리고 부모님과 친척들의 설득과 강요에 의해서 가고 싶은 학과와 대학을 포기하고 전문대학에 입학하기로 결정한 친구도 있다.

김 모 군은 대학에 떨어진 몇몇 학생들은 “졸업식에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나보다 더 열심히 공부했다고 볼 수 없는 친구가 좋은 대학에 합격해서 위로하는 것 같은 눈빛으로 나를 처다보는 상상만 해도 화가 난다. 그리고 그냥 친구들 보고 싶지 않다. 무엇보다도 담임선생님의 얼굴이 가장 보고 싶지 않다. 다시는 학교에 가고 싶지 않다.”고 힘들어했다.

학생과 성인의 중간지점에 있는 대학에 떨어진 예비 졸업생들에게 사회의 관심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의 아들, 딸들이 대학입시라는 거대한 산을 그냥 바라보고만 있다.  지금 이순간  학생이라고 볼 수도 없고 온전한 성인이라고도 볼 수 없는 지점에서 그들은 그냥 묵묵히 서성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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