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집을
비워둔 사이
집 안 공기(空氣)가 달라졌다
그릇장 여섯 치(寸) 반
콩꼬투리는
외로 돌아눕고
작두콩 일곱 알은
사방으로 뛰쳐나갔다

봄이
두어 차례
다녀가는 것을 잊고
흙으로 보내지 않았더니
물 흐르는 소리 제 귀로 알아듣고
봄 속으로 뛰쳐나간 것이다

벼리어 깨친 이의 몸짓이 이러하다

 

 





김종숙 시인
한국작가회의 및 순천작가회의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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