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쯤 찍은 사진이다. 곡성에 내려온 지 얼마 안 된 때다. 요즘은 디지털 카메라도 가끔 사용하지만, 필름으로 사진을 찍던 시절이다. 필름으로 찍은 눈 사진에는 결이 살아 있다. 이 사진도 확대해 보면 눈결을 볼 수 있다.

늘 갈대에 눈이 묻어 있는 사진을 얻고 싶었다. 하지만 갈대 위에 쌓이는 눈은 바람이 불면 쉽게 날아간다. 이날 운 좋게 그런 사진을 얻었다.

일출 시각에 해를 등지고 찍어서 일부나마 갈대에 눈이 묻어있는 사진을 얻었다. 갈대밭 너머에 눈 덮인 산이 배경을 이뤄 더 흡족했다. 산에 눈이 덮여있는 사진은 순천에서 구하기 어렵다. 이곳까지 가려면 차량을 세워놓고 15분가량 걸어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당시에는 차를 타고 이곳까지 들어갈 수 있었다.

얼음과 눈이 있는 순천만의 풍경도 함께 찍었다. 얼음 낀 물길이 흡사 비늘 나부끼는 용과 같다.
순천만에 갈 때는 가급적 용산을 피한다. 이미 많은 사진이 촬영된 곳이기 때문이다. 미리 기획한 장소에 혼자 차를 몰고 간다. 출사를 간 날은 밤을 새우기 일쑤다.


사진 김종권 조합원·본지 사진편집위원
글 신석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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