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사랑어린학교’ 7학년 아이들이 관옥 할아버지와 함께하는 마음공부 시간에 나눈 이야기를 채록하여 부분 정리한 것입니다.


  사람은 혼자서는 살 수 없어 함께 살아야 해

각자 노트에다가 할아버지가 쓰라고 하는 것을 써봐. ‘사람이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거기에 대한 답을 각자 써봐. 생각나는 대로 한 가지 써도 좋고 두 가지 써도 좋고 몇 가지 써도 좋으니까 사람이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써봐.

다 썼어? 그럼 발표. 강민이는 뭐야? (명상, 요리, 만들기, 글쓰기, 노래연습, 잠자기, 혼자 말하기, 악기 연습) 좋아. 몇 가지야? 8가지. 또? (보는 거, 말하는 거, 숨 쉬는 거, 듣기, 움직이기, 가만있기, 생각하기, 쉬 는시간 갖기, 바라보기, 잠자기, 서는 거, 그리는 것, 글쓰기, 명상, 내 생각을 실천에 옮기기, 싸기, 걷기, 뛰기, 사귀는 거, 사랑하기, 웃기, 울기, 머리카락 만지기, 멍때리기, 밥하기...)

하나만 예를 들어보자. 지금 밥하기라 했다. 진짜 네가 혼자 밥할 수 있어? 그럼 지금 한번 해봐라. 혼자 할 수 있다며? 혼자 할 수 없다면 지워야지. 뭘 혼자 할 수 있니? 요리 만들기? 너 혼자 할 수 있어? 안되면 취소. 그럼 또 너희들이 혼자서 할 수 있다는 게 뭐야? 뭐라고 그랬지?(움직이기, 혼자서 생각하기...)

전부다 공통으로 갖는 게 뭐냐면 숨 쉬는 거다. 너희들은 숨 쉬는 거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생각해보자. 너 혼자 숨 쉴 수 있니?(안돼요. 나무가 산소를 주는데 나무가 없으면 사람은 숨을 못 쉬잖아요)

그래 그러면 안 되지. 나무가 없는데 어떻게 숨을 쉬어.
(그러면 사람 혼자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을 것 같은데요. 그럼 없지 않나요?)

숨 쉬는데 공기가 없어.
(공기가 없으면 생각도 못 하잖아요. 생각도 움직이지도 못하고)

그렇지. 아무것도 못 해. 네가 만들지 않았잖아. 그렇지? 암만 숨 쉬고 싶어도 진공 상태 들어가면 숨 못 쉬지. 그렇지? 숨 쉬어도 산소가 없으면 숨 못 쉬지. 그래서 사람들이 질식해 죽는 게 공기가 없어서 죽는 게 아니라 산소가 없어서 죽는거야. 산소는 누가 만들어? (나무요) 나무 없으면 숨 쉴 수 있나? 혼자서 숨을 쉴 수 있다며? 나무하고 같이 있어야 숨을 쉴 수 있어. 나무가 산소를 만들어 주니까 내가 숨을 쉬는 거야. 혼자 쉬는 거 아니야.

그럼 다른 건 뭘 할 수 있나? 생각할 수 있나? 숨을 안 쉬면서? 못하지? 숨도 너 혼자 못 쉬어? 그렇지? 밥하는 것 혼자 할 수 있니? 생각하는 거 할 수 있니? 예온이 뭐 있었어? (생각하는거요) 생각하면서 너 숨 쉬지. 너 혼자 숨 못 쉬잖아. 생각도 못 하지. 그렇잖아. 너 혼자 할 수 있는 게 뭐야? 없지? 없어.

사람은 자기 혼자서는 숨도 못 쉬어. 숨 못 쉬면 제때 졸지도 못해. 그렇지? 누가 저 영주 코를 틀어막아봐라. 제가 숨 쉴 수 있겠는지, 졸 수 있겠는지. 예온이가 한번 가서 코를 틀어막아 봐. 꽉 잡아봐. 입도 막아봐. 그럼 어떻게 되겠냐? 죽겠지? 숨도 저 혼자는 못 쉬는 게 사람이야.

너는 뭘 그렇게 많이 할 수 있어? 공부 혼자 할 수 있어? 책이고 뭐고 다 덮고 한번 해봐. 어떻게 공부할래? 아무도 안 가르쳐 주는데 네가 뭘 배워? 공부 가르치는 선생님이 있어야 할 것 아냐. 책도 있어야 하고. 그렇지? 너 혼자 안 되지? 숨도 혼자 못 쉬는데.

숨 안 쉬고는 공부고 뭐고 아무것도 못 하잖아. 노는 것도 안 되잖아. 오늘 공부는 이거야. 너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누구의 힘을 빌리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 해. 누군가를 의지해야 내가 살 수 있는 거야. 그렇지?

솔비가 맞췄어. 그게 인간이다. 그래서 필요한 게 뭐냐 하면 서로 도와주고 서로 도움받으면서 살아야 하는 거다. 너희들 아침에 올 때 버스 타고 오지? 기사 아저씨가 운전해줘서 여기까지 오지 않니? 오늘 공부한 거 잘 명심해둬. ‘사람은 혼자서는 살 수 없는 것이다. 함께  살아야 하는 것이다.’ 부처님도 그렇게 말씀하셨지. 그렇게 말씀 안 하시면 부처가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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