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검/곳곳 훼손된 순천시민들의 추억의 공간 죽도봉

지난해 9월 광장신문에서 죽도봉에 설치된 시설물들의 문제점들을 카메라 고발로 지적한 적이 있었다. 3개월여가 지난 지금 이 문제들은 어떻게 처리됐을까? 다시 한 번 죽도봉 현장을 찾아갔다.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우체통은 개선되었지만, 팔마비 동상과 연자루 등이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었다. 순천시민들의 휴식처이자 추억의 공간인 죽도봉의 현재 모습을 고발한다. <편집자 주>


지난 12월 30일 토요일 오후 2시경 죽도봉 공원의 이곳 저곳의 시설물을 점검해봤다.

먼저, ‘느린우체통’은 개선 되었다. 지난 9월 중 죽도봉 공원을 점검했을 때는 우체통 안의 편지가 일부 훼손돼 있었다. 우체통 자체도 일부 훼손되어 있었다. 느린우체통 관리인도 지정되어 있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 방문했을 때는 산뜻한 새 우체통으로 교체되어 있었다. 느린우체통은 우체통에 넣어진 편지를 1년 후에 발송해준다는 취지로 설치된 것이다.
 

▲ 죽도봉 공원 내 느린우체통과 죽도봉 공원을 방문한 관광객들의 사연이 담긴 편지들

게다가 이 우체통을 관리하는 담당 공무원도 정해져 있지 않았다. 우체통을 설치하고 방치해놓은 것이다. 공원녹지사업소 관계공무원은 “200여개소의 공원과 녹지를 관리하느라 여유가 없다.”며 일손이 부족한 탓을 했다. 현재는 이를 안타깝게 생각한 팔각정 1층에 위치한 강남점 찻집 주인이 우체통을 돌보고 있었다.

우체통 인근의 팔각정을 오르내리는 미끄럼방지 방부목은 여러 곳이 훼손되어 있었고, 그 옆의 ‘팔마비’ 동상은 녹슬어서 곰팡이와 이끼가 끼고 녹물이 흘러 내려서 보기 흉한 상태였다.

▲ 팔각정이 위치한, 파손된 계단을 올라가는 관광객

‘연자루’는 지난 9월에 확인 했을 때 보다 더 심각한 상태였다. 마루가 꺼져 있어 출입을 금지하고 있는 연자루다. 여전히 수리가 되고 있지 않은 가운데, 출입금지를 알리기 위해 쳐 놓은 테이프 마저 바람에 휘날려 을씨년 스러울 지경이었다. 공원녹지사업소 담당자에게 연자루에 대해 문의해 봤다. 그는 “연자루는 기존에 공원녹지사업소에서 관리했지만 2017년 9월 문화예술과로 이관되었다.”며 “연자루의 안전관리를 위해 편성된 예산으로 문화예술과에서 연자루를 새롭게 정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흉물이 된 연자루. 지은 지 40년 된 연자루는 균열로 접근조차 할 수 없다.
▲ 죽도봉 공원 내 기피제 비치함에 다 사용된 내용물이 없는 기피제

지난 9월에 기피제 함을 점검했을 때 상자에는 빈 통 1개 만 있을 뿐이었다. 이번에 갔을때는 기피제 함에 2개의 기피제가 있었다. 흔들어서 사용해보았다. 2개다 빈 통이었다. ‘기피제가 없을 경우 보건소 예방담당 부서로 연락바랍니다.’라는 문구는 있지만 주말에 이용하는 방문자에게는 기피제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CCTV’ 2 개를 점검해 봤다. 주차장 인근에서 산책로가 있는 ‘CCTV’가 설치된 비상벨을 눌러 봤다. 소리는 나지만 CCTV 상황실과 통화 연결되지 않았다. 그래서 산책을 하던 중년 남성 둘이 담당부서 전화연결을 시도해봤다. 하지만 전화연결은 되지 않았다. 팔각정이 있는 ‘CCTV’ 도 점검해봤다. 마찬가지로 상황실과 연결되지 않았다. 순천시 통합관제센터는 24시간 근무를 하지만 지난 12월 30일 오후 2시경 점검을 시도했을 때는 연결이 되지 않았다. 설치된 ‘CCTV’ 하단에는 ‘긴급상황시 비상벨을 누르면 CCTV 상황실과 통화 됩니다.’라는 문구가 있다. 죽도봉공원에 설치된 ‘CCTV’에 대하여 신뢰할 수 없게 됐다.
 

▲ 범죄예방을 위해 설치된 무용지물인 비상벨

순천시에 있는 200여 개소 공원과 녹지를 공원녹지사업소가 관리하고 있다. 공원녹지사업소 담당자는 바쁜 일정이지만 “현장을 방문해서 개선할 사항을 체크하고 새롭게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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