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사랑어린학교’ 8,9학년 아이들이 관옥 할아버지와 함께하는 마음공부 시간에 나눈 이야기를 채록하여 부분 정리한 것입니다.


  말을 듣지 말고 말투를 들어라. 말에는 힘이 있어

우리말에 아해 다르고 어해 다르다는 말이 있어. 똑같은 말인데 말투에 따라서 전혀 다르게 들려. 말보다 더 중요한건 말투야. 어조語調. 말을 어떻게 하느냐, 그런게 그 말의 내용보다 더 중요해.

아메리카 인디언 격언 중에 이런 말이 있어. ‘말을 듣지 말고 말투를 들어라.’ 무슨 말인지 알겠니? 말보다 말투를 보라는거야. 내가 속에 화가 났어. 나도 모르게 목소리에 화가 실려 나가겠지. 그럼 목소리가 강해지고 달라진단 말이야. 그러면 그 말의 내용보다 말에 담겨있는 에너지와 기운이 상대방에게 먼저 전달되는거야.

너희들 누가 탁 때리려고 하면 어떻게 해? 몸이 저절로 방어하게 되지? 이건 누구나 마찬가지야. 이걸 자기를 방어하는 기제라고 해. 기제라는 것은 메카니즘이야. 생각해서, 판단해서가 아니라 그 상황에 내 몸이 그냥 응하는거야. 겁나는 게 오면, 때리려고 하면 나를 지켜야 되잖아. 내가 너한테 무슨 얘기하려는데 그 얘기가 너에게 잘 전달되려면 네가 나를 방어하면 안되지. 네가 나한테 너를 열어놔야 내 말이 너에게 들어가잖아. 그런데 내가 말을 했는데 네가 잠궈버렸어. 그럼 말이 들어가니?

우리가 매일 말하고 살지? 말을 어떻게 어떤 어조로 어떤 말투로 전달하느냐는 상당히 중요한거야. 그래서 말보다 말투를 들으면 덜 속아. 왜냐하면 말은 속이기가 쉬워. 생각은.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말은 그렇게 할 수 있어. 나는 싫은데 안 싫은 척 말할 수 있어. 그런데 아주 반가운 손님이 왔어. 가슴이 두근두근하지. 말은 아닌 척 하지만 가슴이 두근거리는 건 숨길 수 없는거야. 그래서 말보다 말투가 훨씬 정직하다.

아무리 좋은 뜻으로 얘기하더라도 내가 화난 투로 아까처럼 갑자기 얘기하면 너도 모르게 ‘탁’하고 막는거야. 그러면 내가 아무리 좋은 말을 해도 말이 안 들어가. 자기도 모르게 똑바로 앉긴 앉았어. 하지만 기쁜 마음으로 앉은 게 아니라 겁이 나기도 하고 멈칫하기도 하고 이게 버릇이 되어서 속에선 화가 나는거야. 그러면 인간관계가 별로 좋지 않겠지? 상대방에게 별로 신뢰가 가지 않을거야. 그렇지?

금강아, 거기 단소 좀 가져다줄래? 고맙다. 여러분, 여러분은 사람의 말이 가지는 힘이 어떤 건지 봤습니다. 말에는 힘이 있습니다. ‘말=파워’ 입니다. 사람의 말은 힘이 있어. 그래서 저기 있던 단소가 내가 말을 한마디 하니 나에게 왔어. 내가 금강이를 움직여 단소를 움직이게 했지? 말에 힘이 있지? 말이 단소를 움직였잖아. 그래서 말을 잘해야 돼. 함부로 해서는 안돼. 왜? 말에 힘이 있으니까.

내 말에 힘이 있다는 사실을 너희들이 봤어. 그런데 내 말이 이 단소를 이리 가져왔냐? 말소리가? 아니지? 누굴 통해서 이것이 옮겨졌지? 금강이지. 만약에 금강이가 귀가 먹었다고 상상해보자. 그래서 할아버지 말을 못들어. 그래도 이게 나한테 왔겠냐? 그러면 올 수 없어. 왜? 말은 혼자서는 존재할 수가 없으니까. 말하는 사람 혼자서 말을 할 수 없어. 말이 성립하려면 말하는 사람과 또 한 사람이 필요해. 누굴까? 그래. 듣는 사람이 필요해.

말은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함께 만드는 공동작품이야. 아무도 듣지 않는데서 중얼거리는 사람이 가끔 있어. 어떤 사람일까? 정신 이상인 사람이지. 아니면 자기 스스로에게 말을 하고 있든지.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없이는 말이 안돼. 그렇지? 말은 하고 듣는 거야. 그때 비로소 말은 힘을 갖게 되는 거야. 듣는 사람이 없으면 천둥처럼 크게 말해도 소용이 없어. 힘이 없어.

지금 이 순간 할아버지 말을 힘이 있게 만드는건 누굴까? (듣고 있는 사람이요) 그렇지? 아무리 성인군자 공자님 말씀이더라도 그 말을 듣고 내가 그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공자님 말씀도 예수님 말씀도 힘이 없는거야. 사람이 그래서 혼자 못살아. 혼자 사는게 아니야. 말을 잘하고 살자.

화가 났을 때는 화가 다 풀어질 때까지 말을 하지 마. 그땐 무슨 말을 해도 그 말은 상대방에게 가서 닿지를 않아. 화가 다 풀어졌을 때 그때 가서 얘기를 하는거야. 그래야 상대방도 그 말을 가슴을 열고 받아들이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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