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이/사/람-지구사랑, 환경사랑, 학교사랑으로 하나 된 순천제일고등학교

순천제일고 1학년 교실 쓰레기통 뚜껑에 “재활용을 일반 쓰레기통에 버리면 삼대가 재수가 없다~잉~!”이라는 말이 쓰여 있다. 아무도 재활용품을 일반 쓰레기통에 버리지 못한다.

담임 정정희 교사는 “삼대가 재수 없다는 말이 뜨끔한가 봐요” 까르르 소녀 같은 웃음을 짓는다.

 
지금 버려지는 쓰레기들로 삼대만 재수가 없겠는가? 사람들이 마구 버린 쓰레기와 환경오염을 생각하면 대대손손 재수가 없는 수준을 넘는 어떤 공포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지 짐작하고도 모른 척 살고 있는 요즘, 순천 제일고에서 진행되는 환경 관련 활동은 여러 학교에 귀감이 되고 있다. 그 시작은 3년째 순천제일고에서 환경봉사부장을 맡고 있는 정정희 교사로부터다. 버려지는 쓰레기를 재활용으로 분리, 총 25회 판매하고 530만원의 수입을 얻었다.

 
한 사람의 새로운 시도가 학교를 달라지게 해
 
3년 전 전입 당시에는 학교에서 나오는 각종 쓰레기는 1주일에 암롤박스 한 차 분량를 채웠다. 급식실, 기숙사, 27개 학급에서 나오는 쓰레기 중에는 쓸 만한 종이류나 음료수 캔 등이 많았다. 쓰레기 처리비용으로 한 달에 4~5회 50~60만원 넘는 학교 예산이 낭비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며 그 안에 재활용품이 함께 버려지는 것이 안타까워 전입 2주후부터 새로운 시도를 시작했다.

“폐지를 팔아 학급비로 다시 돌려주겠다. 재
 
활용품들을 모아보자” 제안하고, 잡동사니 창고를 폐지창고로 활용했다. 한 번 말한다고 척척 협조하지 않았다. 두 번, 세 번, 반복하고 또 실천을 당부했다. 동료 교사들에게도 메시지를 보내 협조를 요청했다. 그 결과 한 달 만에 1차 판매 20여만원, 2차 30여만원, 3차 32만 7000원 판매수익금이 점점 증가했다. 교내방송과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꾸준히 홍보하고 차곡차곡 모은 재활용품 판매수익금이 2011년도에는 230만원이나 되었다. 모두들 깜짝 놀랐다. 동료교사들은 “한사람의 새로운 시도가 학교를 달라지게 했다”며 격려해줬다. 그 후 암롤박스 쓰레기 처리 비용은 점점 줄어들었고, 재활용품 판매 이익금은 점점 늘어났다. 잔소리에 귀찮아했던 학생들과 교사들은 “선생님이 노력해준 결과 우리학교가 달라졌어요”라며 좋아했다. 학생들은 복도에서 마주치면 “그린~ 충성~!!” 거수경례를 했다. 생활 속의 작은 실천으로 “버리면 쓰레기, 모으면 자원”이라는 사실을 실감했다.

 
판매 수익금은 의미 있게 사용
그뿐 아니다. 판매 수익금을 의미 있게 지출하고자 학기 초에 약속한대로 2학기까지 판매한 금액 전액 학급비로 돌려주었다. 종업식 이후 판매한 금액은 환경봉사부 학생들의 의견을 들어 교내 가정형편이 곤란한 학생들에게 장학금(40만원)을 전달했다. TV에 소개된 장애인 가정을 돕고, 유엔 산하 유니세프에 70만원을 기부했다. 2012년부터는 향림실버빌 요양원과 담당 동아리 부서인 그린봉사 나누미 학생들과 MOU를 체결하여 효캠프 활동, 사제동행 봉사활동도 꾸준히 진행했으며 금년도 추석 전에는 교내 9개 연합 동아리 학생들의 효사랑 위문 공연활동도 요양원에서 하며 의미 있는 활동을 했다 한다. 이런 다양한 활동들이 학생들의 스펙과도 연결되는 일이라 점점 더 많은 학생들이 그린봉사 나누미 동아리 활동에 참여하여 처음 40여명이던 환경봉사부 학생들이 금년에는 140여명이 되었다고 한다.

 
 
보람도 있지만 잊지 못할 다양한 추억들
 
환경봉사부장을 맡았던 지난 3년 동안 애피소드도 다양했다. 초여름에는 화단의 쓰레기를 줍다가 나무의 풀독이 올라 병원치료도 받아야 했고, 늦가을 학교 뒷건물 주변에 쓰레기 줍다가 뒷산에서 꿩들이 움직이며 바스락거리는 낙엽소리에 멧돼지가 내려온 줄 알고 잔뜩 겁먹고 전속력으로 도망친 적도 있다 한다. 매일 아침 출근하자마자 그린봉사부 학생들의 아침 교내 청소 봉사활동을 지도하고 분리배출을 잘못한 학생들을 지도하는 과정에 맘고생도 있었지만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아이들의 옆에서 가정선생
 
님답게 재봉틀로 터진 교복도 수선해주며 다양한 환경봉사활동을 실천하고 있는 그녀는 웃으면서 말했다. “우리 학교에 와서 가장 잘한 일은 누군가 해야 하는 환경봉사 업무를 한 것입니다.”

줄줄이 이어지는 상
지난 활동들을 되돌아보니 모두가 소중한 추억이고, 재미난 이야기꺼리라는 정정희 교사의 기쁨에 찬 얼굴을 통해 선한 일은 일차적으로 자신에게 먼저 은혜가 된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한 사람이 새롭게 시도한 활동들이 미친 영향은 한 사람만 기쁘게 한 것은 아니었다. 다양한 봉사활동에 참여한 그린봉사 나누미 학생들과

 
함께 받은 “제11회 청소년 환경상” 단체 대상으로 환경부 장관상 수상, 여수mbc 봉사상에 단체부 최우수상, 2013. 전남 고등학교 봉사활동 소감문쓰기 대회 최우수상으로 교육감상 수상 등과 상금은 한두 가지가 아니며 상금으로 받은 전액은 학교이름으로 지구촌 어려운 이웃에 기부하고 또 다른 선한 일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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