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임·선순례·장숙희

7대 순천시의회에는 다섯 명의 여성의원들이 있다. 이중에서도 3명은 비례대표 의원이다. 이들은 시의원 생활을 하면서 무엇을 보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세 명의 여성 비례대표 시의원들로부터 3년 반의 의정생활에 대한 회고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 김재임 시의원

저, 비례대표 김재임 의원은 6·13 지방선거에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김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한 이유는 농민을 대표하는 시의원이 있어야 한다는 절박감 때문이다. 농민의원은 현재 김의원과 승주, 주암, 황전, 월등면이 지역구인 유영갑 의원 단 둘뿐이다. 그는 “농민의원이 최소한 3명은 되어야 한다”며 “시의원 한 명이라도 농민을 대변해 줄 의원이 당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구가 같아서 둘이 나오며 둘 다 떨어진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그래서 “젊고 유능한 유영갑 의원을 당선 시키자”고 마음먹었단다.

김 의원은 “순천시가 승주군을 통합해 1조 원의 예산이 편성됐다. 그런데 생산성 있는 곳 보다 축제 등 소비적인 부분에 많이 투입된다. 농업으로 생계유지가 된다면 왜 젊은이들이 농촌을 떠나고 비정규직 신분으로 도시에서 살겠는가. 앞으로 농촌이 망하면 국가도 망한다.”라며 농촌지역이 예산편성에서 소외되는 것을 안타까워 했다. 그는 시의원으로 임기가 끝나면 다시 농민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지역구에서 발생하는 민원업무에는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 선순례 시의원

비례대표 선순례 의원은 6·13 지방선거에 출마할 생각이다.그는 시의원이 되기 전 1 천 시간 이상 자원봉사자를 한 경력이 있다. 선의원은 시의원이 되기 전 “지인들에게 선순례 씨 같은 사람이 정치를 해야 된다”는 칭찬을 받았다고 자랑했다. 그런 점 때문인지 비례대표가 됐다. 그러나 비례대표를 해보니 답답함을 느꼈다. “비례대표로 활동하다보면 지역구 의원의 눈치를 보게된다. ‘중선거구제’로 한 선거구에서 2~3명의 시의원이 선출되지만, 모든 동네에서 시의원을 배출하는 것은 아니다.” 선 의원은 이런 점 때문에 지역구에 출마하기로 결심했다고 했다. 선의원은 ”동네 사람들이 ‘우리 동네출신 의원이 없으니 민원 업무를 볼 때 소외감을 느낀다’며 선거에 출마해 달라는 청원도 있었다.”며 지역구에 출마하게 된 동기를 설명했다. 민주당 당원인 선의원의 당면 과제는 당의 공천을 받는 일이다. 그는 “당의 공천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당원모집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며 바쁜 근황을 전했다.
 

 

비례대표 장숙희 의원도 6·13 지방선거에 출마할 생각이다.
양성평등 위원장으로 활동한 그는 “여성의원들이 많이 늘어나야 한다.”며 여성 의원을 한 명이라도 더 지켜내자는 생각으로 출마를 결심했다고 한다. 서면, 왕조1동에서의 출마를 검토 중이다. 그는 “가족들이 살고 있고, 20년 동안 봉사를 해온 곳.”이라며 이 지역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장의원은 시내에 살고 있지만, 왕조동에 친정 어머니가 살고 있다. 이 지역은 김인곤 의원, 유영철 의원, 정철균 의원의 지역구이다. 장의원은 “도전으로 보면 굉장한 도전이죠.”라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들은 어떻게 비례대표 시의원이 됐을까? 당선 과정을 들어봤다.
김재임 의원은 초대 여성농민회장 출신이다. 주암면 여성농민회장을 하다 순천시 여성농민회 준비위원회 활동을 2년 동안 했다. 그러다 순천시 초대 여성농민회장을 맡게 됐는데 통진당에서 연락이 왔다. “지금은 비례대표 1순위가 비정규직 노동자이지만, 그 당시 비례대표 서열 1순위는 여성농민회장이었다.”는 그는 “시골 사는 사람이 무슨 정치를 알겠냐”며 몇 번 거절했지만 당의 계속된 권유로 승낙을 하고 의정활동을 하게 됐다.

선순례 의원은 비례대표지만 지역구의원이나 다름없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그는 “비례대표로 당선되기까지 컷 오프를 통해 최종 후보자로 4명이 경선을 치렀다.”고 그 당시를 회상하면서 “민주당 비례대표 의원은 선출직인 시의원과 똑같은 경선을 치르고 당선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3년 반은 짧지 않은 시간이다. 의정활동을 하면서 겪은 다양한 경험을 들어봤다.

김재임 의원은 “시정이 방만하게 운영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며 “공모사업의 사후관리가 너무 허술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사업계획서가 기준에만 맞으면 지원해주는 것으로 끝이다. 그 뒤에는 그 사업이 망하든지, 매각되든지 신경을 쓰지 않는다.”

김의원은 이런 점이 고쳐져야 한다면서 “공무원 가운데는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이 더 많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지역구 의원은 의원들 사이에서 흔히 선출직 의원으로도 불린다. 지역 유권자로부터 ‘선출’됐다는 것을 강조하는 표현이다. 이들 비례대표들은 ‘선출직’의원으로부터 받은 차별에 대해 강한 기억도 가지고 있었다.

장숙희 의원은 “비례대표를 지역구 의원들은 쉽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며 “비례대표 의원들 또한 선출직 의원들처럼 피터지게 싸워서 그 자리에 있다고 본다.”고 두 종류의 의원들 사이에 차이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는 “선출직 의원이 되기까지 힘든 과정을 인정한다. 하지만 내가 당선된 민주당 비례대표 경선과정도 쉽지는 않았다. 여론조사 기관의 사전조사와 투표를 통해서 당선됐다.”며 비례대표 시의원으로 당선되기가 쉽다고 생각하는 편견이 앞으로 우리사회에서 사라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선순례 의원은 비례대표 시의원에 대한 차별이 느껴질 때 강력히 ‘응징’했던 일화를 들려줬다. “시의원들이 가끔 비례대표가 어쩐다고 하기에 ‘그래 비례대표는 동뺏지이고 너희는 금뺏지다’라고 말한 적도 있었다.” 그러자 의원들이 아무 말도 못하기에 웃고 넘어갔다고 한다. 그는 “시의원들은 지역구 사람들에게 선택받았다. 그러나 비례대표 의원은 순천시 전지역구 사람들에게 선택을 받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들은 시의원으로서 어떤 보람을 느꼈을까. 의정활동을 하면서 이뤄낸 성과를 물어봤다.
김재임 의원은 “타 시에는 없는 농촌에 금속배관 설치 사업을 추진했다”며 추진 과정을 말했다. “도시가스 금속배관 보급 사업으로 도시는 60%를 지원해 줬다. 그런데 농촌은 다르게 적용했다. 경제관광부 과장에게 농촌에 금속배관이 설치가 되지 않은 농가가 얼마나 되는지 전수조사를 의뢰했다. 그 결과 총 14,000여 가구임을 알게 됐다. 14,000여 가구 모두 금속배관설치를 건의 했다. 하지만 담당자는 ‘500가구만 예산이 편성됐다’고 했다. 그러면 농촌에 금속배관이 다 설치되려면 30여 년이 걸린다. 우선 1000가구라도 지원해달라고 했다. 담당자는 ‘추경예산을 편성해 설치해 주기로 했다.’” 김의원은 이 때 의정활동을 하는 보람을 느꼈단다.

선순례 의원은 “프랑스 낭뜨시에 가면 순천시 정원이 있다. 순천시에서는 해마다 낭뜨시의 순천정원 관리를 위한 예산이 지급됐다. 그러나 낭뜨시는 순천만국가정원에 있는 낭뜨시 정원 관리를 위한 예산 지원이 전혀 없었다. 그래서 순천시에서도 낭뜨시에 예산을 지원하지 말아야 한다고 담당자에게 건의했다. 그 후 시정됐다.”고 했다.

장숙희 의원은 “조례를 통해서 누군가를 보호하고 지지해 줄 수 있는 일을 할 때 뿌듯함을 느낀다.”고 했다. 자신이 발의한 여성기업인 지원에 대한 조례와 범죄피해자에 대한 조례가 12월 본회의를 통과했을 때도 그랬다.

초선으로 시정에 참여해본 여성 비례대표 3인의 자체평가는 나쁘지 않았다. 어려움도 있었지만 맡은 역할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소신껏 업무를 처리했다고 자평한다. 순천시민이 선택한 모든 시의원들이 자신의 소신 있는 목소리로 시민들에게 감동을 주는 정치를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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