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살아가는 청년들의 아르바이트 현장에 대해서 알아보기 위해 21세에서 27세사이 13명의 청년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지면상 담지 못한 말도 많다. 대부분 생활비, 학비, 용돈 마련을 위해 일한 청년들의 삶은 치열했다. < 편집자 주> |
최저시급은 있지만 수당은 없다
많은 청년이 최저시급에 따르는 임금을 받고 있었다. 그러나 주휴수당, 휴일수당 같은 수당을 받은 청년들은 거의 없었다.
황모양은 “대부분 최저시급 수준을 받았다. 주휴수당은 한곳에서만 받았다.”, 안모군은 “최저시급은 받았지만 다른 수당을 받아 본 적 없다.”, 박모군은 “주휴수당이요? 순천에 주는 데 없을걸요?”했고, 정모양은 “주휴수당 그게 먼가요?”라며 존재 자체를 모르는 경우도 있었다. 편의점의 경우 상황에 따라 가장 열악하기도 가장 좋은 편이기도 했다. 직영 편의점의 경우 수당을 다 챙겨 주기 때문이다. 최저시급을 못 받고 편의점에서 일했던 남모군은 “직영편의점에서 일하는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정모양과 유모군은 “사장이 챙겨주지 않는 한 거의 받을 수가 없는데, 아르바이트생이 챙겨달라고 말하기도 힘들다.”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최저임금은 어느 정도 지켜지고 있지만, 법에 규정된 각종 수당은 지켜지지 않는 것이다.
과도한 업무와 존중과 배려 부족
아르바이트에 나선 청년들은 업무 과중, 비인격적 대우, 성추행 등의 어려움에 봉착했다. 과중한 업무에 대해 조모양은 “원래 포스기만 봤는데 사람이 없어, 프라이에 버거도 만들고 감자를 나르다 어깨가 나가서 한의원에 다녔다.”고 했다. 정모양은 “자질구레한 일이 많다, 이거 하고 저거 하고, 그러다 손님까지 많이 오면 정신이 없다.”고 말했다. 김모양은 “작은 식당에 재료준비 혼자 하고, 조리하고, 계산하고, 서빙까지 하니 한 달 후엔 손이 잘 안 움직이고, 두 달째엔 쓰러질 뻔했다. 그러면서도 ‘나는 최저임금 주었으니 너의 영혼까지 뽑아 먹을 거야, 나는 고용주니까’하는 것 같다.” 최저임금은 최고임금이 아닌데 그것만 주면 무엇이든 시켜도 되고, 엄청난 시혜를 베푸는 것처럼 말하고 행동한다고 청년들은 입 모아 말했다.
고용주와 손님의 인격적이지 못한 대우에 대해 안모군은 “우리나라 사람들 이상하다. 어디서 당하고 오는지 갑질을 못 해서 안달이다. 나라가 안타깝다. 사장님이 갑자기 불러서 못갈 것 같다고 하면 ‘시간을 내야지 왜 안 오냐’한다. 알바 입장에 거절하기 힘들다.” 박모양은 “고용주와 손님이 말을 너무 막했다.” 황모양은 “처음 아르바이트할 때 실수라도 하면 욕을 퍼부었다. 배려가 필요하다.” 조모양은 “알바 할 때 버거를 선택해서 먹을 수 있었는데 사모님이 와서 ‘누가 알바생한테 좋은 것을 먹이냐’ 하며 화내서 먹을 수 없게 됐다.”고 자신들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심지어 성추행을 당한 경우도 있었다. 정모양은 “관리자나, 술 취한 손님들이 딸 같으니 한번 안아보자고 한다. 20살 어리숙한 애들한테 행해진다.”고 말했다.
개선을 위한 청년들의 생각
청년들은 해결책으로 크게 정부의 역할과 사람들의 인식개선, 취업과 연계를 꼽았다. 남모군은 “철저한 단속과 처벌이 이루어져야 한다.” 조모양은 “단속할 인원을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모군은 “근로계약서가 작성되고 준수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인식개선을 위해 박모양은 “사업주에 대한 소양교육과 전체 인식개선을 위한 공익광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모군은
“아르바이트도 직무 연관성에 맞는 일을 할 수 있도록 학교에서 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년들은 공통으로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여건에 대한 실질적 단속이 행해져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사람들의 인식이 개선되어 서로 존중하고 배려할 수 있게 되고, 취업과 연관되는 아르바이트 경험을 쌓기 원했다. 정부 시책이 변하지 않으면 고용주나 사람들이 변하지 않고, 오직 좋은 사장을 만나기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오늘을 살아가는 청년들의 현주소가 이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