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식
행정학 박사 / 순천소방서 소방공무원

중국 고전 열자(列子) 천서(天瑞)에 나오는 고사성어(故事成語)로 내용은 다음과 같다.

기나라에 어떤 사람이 있었는데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면 몸 둘 곳이 없다고 걱정하며 침식을 전폐했다. 이 사람이 걱정하는 것을 걱정해 주는 사람이 있어 가서 알려 주었다.

“하늘은 공기가 쌓여 이루어진 것인데 공기가 없는 곳은 없다네. 몸을 구부리고 펴고 호흡을 하는 것도 종일 공기 속에서 움직이고 그치고 하는 것인데 무엇 때문에 하늘이 무너질까 걱정을 하는가?”

이 사람이 말했다.

“하늘이 공기가 쌓인 것이라면 해와 달과 별들이 떨어지지 않겠나?”

“해와 달과 별들도 모두 쌓인 공기 속에서 반짝이는 것이어서 떨어진다 해도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는다네.”

“그렇다면 땅이 무너지면 어떻게 하나?”

“땅이란 흙이 쌓여 이루어진 것인데 사방이 흙으로 꽉 차 있어 흙이 없는 곳은 없다네. 우리가 뛰는 것도 종일 땅 위에서 움직이고 그치고 하는 것인데 무엇 때문에 땅이 무너질까 걱정을 하고 있나?”

이 사람은 의문이 다 풀렸다는 듯이 크게 기뻐했다. 알려 준 사람도 의문이 풀렸다는 듯이 기뻐했다.(출처:다음백과 고사성어대사전)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질까 걱정하는 것은 당시에는 허무한 걱정이었을 수 있어, 안해도 될 쓸데없는 걱정을 하는 것을 보통 ‘기우’라고 한다. 그렇지만 현대에 와서도 쓸데없는 걱정이라고 치부만 할 수 있을까? 급변하는 기후에서 폭우, 폭염, 지진, 씽크홀(땅꺼짐) 등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기우의 걱정거리도 한번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매서운 추위가 있는 겨울, 눈이 내렸을 때를 가정하여 어떠한 위험 요소가 우리 주변에 있을까? 독자들과 함께 찾아보자.

교통사고의 주범은 하얀 눈 속에 얼어 있는 것, 일명 ‘블랙아이스(Black Ice)’가 문제인데, 보이지 않으니 대처가 늦을 수밖에 없어 교통사고로 이어진다. 방어할 방법은 현재까지 없는 실정인데, 다만 예측은 가능하다. 평소 다니던 곳이면 해가 빨리 지고 늦게 뜨는 ’응달‘지역에 눈이 쌓여 있을 경우이거나,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경우 정도 예측 가능하다. 방어할 방법이 없다면 해결책은 딱 하나, ’서행운전‘이다. 이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

무엇이 그리 급한지 쌓인 눈을 운전석 쪽만 치우고 그대로 가는 운전자가 많다. 앞만 보고 가도 사고가 나지 않으면 좋겠으나, 운전할 경우 항상 좌우전후를 살펴야 하는 것이 기본인데 한쪽만 치우고 가다니! 이런 운전자가 ‘사고유발자’이다. 또 유리창은 다 치웠으나 지붕은 치우지 않고 달리는 운전자, 달릴 때 눈발이 흩날리면 영화배우라도 되는 듯한 착각인가? 뒤에 오는 차량은 무슨 봉변이라고, 차량 운전에도 예의가 있고, 그것이 곧 안전운전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자동차에 올라 시동을 걸고 출발하려고 하는데 핸들이 꺾이지 않거나 무겁게 느껴질 경우가 있을 것이다. 눈이 내려 습기가 있는 상태에서 추위에 조향장치 부분이 얼었을 것이다. 급하다고 공회전(악셀레이트)을 심하게 하거나 뜨거운 물을 붓는 실수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엔진의 열기로 시간이 흐르면 충분히 부드러워진다. 즉, 시간이 해결해준다.

이 밖에도 밤새 눈이 내렸을 경우 위험요소는 많다. 수 많은 경우의 수를 다 생각하고 대처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당장 다가오는 위험한 것은 경험으로 짐작할 수 있지 않을까? 너무 황당한 것을 걱정하는 것도 문제가 되겠지만, 위험요소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무관심하게 넘어가는 것도 문제가 된다는 점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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